태풍 침수 하동공설시장 복구작업 비지땀
하동군, 시간당 81㎜ 물폭탄 순식간에 잠겨…씻고 늘고 치우고 밤샘 복구
지난 8일 오전 10시경 하동공설시장 내 한 의류가게. 시장통 도로변에 접한 이 가게에는 가게 주인과 공무원 10여명이 물에 젖은 옷가지를 정리하느라 뙤약볕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이들 중 일부는 가게 안에 진열된 젖은 옷과 젖지 않은 옷을 분류하는 손놀림이 분주했고, 일부는 가게 밖에서 하동소방서 119 소방차가 공급하는 물을 받아 젖은 옷을 빨고 말리는데 여념이 없었다.
또 건너편 신발가게에서는 한 무리의 공무원이 가게 안에 흙탕물에 젖어 널브러져 있는 신발류를 씻어 정리하고, 무릎까지 물이 찬 또 다른 가게에서는 여러 명의 공무원이 기계를 손질하는 주인을 도왔다.
도로변 안쪽 시장통 골목에서는 군부대 장병과 공무원들이 수마에 휩쓸려 곳곳에 쌓인 쓰레기 더미를 치우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하동공설시장에 물이 차기 시작한 것은 제9호 태풍 ‘무이파’가 서해안을 지나가던 지난 7일 밤 10시경. 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밤 10시에서 11시 사이 하동읍내에는 시간당 81㎜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물동이로 들이붓는 듯한 물 폭탄으로 공설시장 내 저지대가 물에 잠기면서 전체 가게 274개 가운데 160개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집중호우가 쏟아지자 하동군은 이날 밤 11시 30분경 조유행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 120명과 군부대 장병 40명, 하동소방서, 자원봉사자 등을 동원해 시장통 침수 가게에서 복구작업을 벌였다. 복구 작업은 다음날 오후까지 이어져 대부분 정상을 되찾았다.
시장에서 의료점을 운영하는 한 가게 주인은 “공무원과 소방관·군장병 등이 신속하게 복구를 도와준 덕에 정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비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배수구에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피해를 입은 만큼 배수구를 빨리 정비해 다시는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군은 7일 오후 6시 30분을 기해 호우주의보가 발령되자 이날 오후 1시 50분 공무원 3분의 1 비상근무를 발령한데 이어 오후 8시 10분 전 직원의 2분의 1, 오후 11시께 전 직원에 대한 비상근무를 발령했다.
비상근무에 나선 공무원들은 이날 밤 하동공설시장을 비롯해 시간당 111㎜의 폭우가 쏟아진 악양면 악양면사무소 아래 악양천 제방유실 지역과 화개면 지방도 1023호 법면 유실지역 등에 집중 투입, 밤샘 응급복구작업을 벌였다.
한편, 하동에서는 7·8일 이틀 동안 악양면 325㎜를 비롯해 화개면 267㎜, 적량면 212㎜, 하동읍 190㎜ 등 평균 165㎜의 강수량을 보이며 주택 14세대가 물에 잠겨 29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산사태와 도로 등의 피해를 입었다.
군은 7·8일에 이어 9일에도 공무원을 대거 동원해 피해지역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응급 복구 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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