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으로 물든 칠불사 그림자 못
하동군, 아자방의 칠불사 影池…김수로왕과 일곱 왕자의 ‘슬픈 사연’ 간직
지리산이 오색 단풍으로 물든 요즘 아자방(亞字房)으로 유명한 하동 칠불사(七佛寺) 주변도 황금빛으로 변했다.
하동군 화개면 범왕리 해발 830m의 지리산 토끼봉에 자리한 칠불사는 101년 가락국의 일곱 왕자가 암자를 짓고 수행하다 103년 8월 보름날에 성불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칠불사는 한번 불을 지피면 49일 동안 온기가 가시지 않는다는 벽안당의 아자방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그곳 칠불사에 또 하나의 명물 영지(影池·그림자 못)가 있다. 칠불사 어귀에 있는 이 연못은 부자지간의 슬픈 사연이 깃들어 있어 사람들을 더욱 숙연하게 한다.
출가한 일곱 왕자들이 보고 싶어 절을 찾은 김수로왕 부부가 수도 정진하는 왕자들을 만나지 못하고 보름달 밤 연못에 비친 그들의 그림자만 보고 발길을 돌렸다는 것이다.
그런 사연을 아는 듯 모르는 듯 보름달처럼 둥그런 영지에는 단풍나무 그림자와 하염없이 떨어진 낙엽 사이로 비단잉어 떼가 유유자적 노닐고 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한 오색의 단풍이 그림자 못으로 살포시 내려 앉아 2000년 전의 슬픈 전설을 지켜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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