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석면지붕‘재능기부’새 단장
하동지역 석면해체전문기업 800만원 들여
북천 다문화가정 슬레이트 지붕 교체
하동지역 기업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복지 사각지대의 주민에게 ‘재능기부’를 실천해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 하동군에 따르면 하동읍내에 본사를 둔 (주)아베토(대표 백운현·37)는 지난 연말 북천면 화정리 소재 필리핀 다문화가정인 김명열씨(55)의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고 새롭게 단장했다.
아베토는 자체 사업비 800만원과 회사직원 및 지붕 전문시공자를 투입해 발암물질인 석면 함유 문제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슬레이트 지붕을 모두 걷어내고 기와형 판넬(함석) 지붕으로 교체했다.
이번에 슬레이트 지붕 교체 작업이 진행된 김명열씨는 1999년 필리핀 여성과 결혼한 뒤 아들 2명(11·6세)을 두고 모친·동생 등 여섯 식구가 함께 어렵게 생활해 왔으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의 다문화 가정이다.
아베토는 하동군청 주민복지실을 통해 김씨가 농사를 지으며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재능기부’ 형식으로 전액 무료 지붕개선 작업을 추진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김명열씨는 “결혼한 이후 아내가 마을 공부방 등에서 8년째 초등학생들에게 영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데다 얼마 되지 않는 농사 외에 별다른 수입 없이 어렵게 생활했는데 아베토가 낡고 오래된 석면 지붕을 교체해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아베토가 이 일을 하게 된 것은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면서 지역주민에게 환원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 생각하다 환경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열악하게 사는 주민들에게 도움도 주고 회사의 재능도 살릴 수 있는 석면 지붕 교체 작업을 추진하게 됐다.
2010년 3월 설립된 아베토는 석면 지장물 조사·설계는 물론 슬레이트 해체 처리, 공장·주택·상가 등의 구조물 철거 등을 하는 석면해체 전문기업으로, 현재 하동본사와 진주·사천에 사무소를 두고 서부경남 일원의 석면·구조물 해체·철거 등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김 씨의 슬레이트 지붕교체 작업을 진행한 아베토는 회사 매출액의 1%를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방침 아래 앞으로도 매년 어려운 가정의 슬레이트 지붕 교체작업을 추진하되 여력이 되면 ‘재능기부’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백운현 대표는 “실제 생활은 어렵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정부지원도 받지 못하고 환경적으로 매우 열악하게 사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이 재능기부를 하게 됐다”며 “20년, 30년 후에도 기부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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