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기슭 작은 분교장 가을 운동회
하동군, 지리산 화개면 화개초교 왕성분교
학생·교직원·주민 150명 가을 잔치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아이들의 응원 소리가 적막한 지리산 계곡의 고요함을 깨웠다. 유치원생을 포함해 전교생이 59명에 불과한 지리산 기슭의 작은 분교장에서 가을운동회가 열렸다.
지리산의 크고 작은 봉우리로 둘러싸인 이 학교는 하동군 화개면 화개초등학교 왕성분교장(교장 강춘길).
27일 가을운동회가 열린 이 학교 교정에는 여느 학교와 다름없이 만국기가 펄럭이고, 운동장에는 청군·백군으로 나뉘어 뛰고 달리며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운동회에는 학부모들도 동참했다.
교직원까지 합쳐 모두 150명이 참가한 이날 운동회는 100m 달리기와 400m 계주, 훌라후프 돌리기 같은 여러 가지 경기를 하며 그동안 갈고 닦았던 기량을 부모들에게 선보였다.
어른들은 비록 몸은 무겁지만 흥겨운 춤 솜씨를 뽐내며 아이들의 열정에 화답했다. 부모와 아이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뛰는 달음박질은 폭소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운동회의 절정은 박 터트리기. 맛있는 점심시간을 알리는 신호탄이기 때문이다. 박 터트리기를 끝낸 부모와 아이들은 나무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김밥과 음료수 등을 나눠 먹으며 모처럼 잔치분위기를 만끽했다.
경기마다 푸짐한 상품을 받은 아이들의 얼굴에서 청명한 가을 하늘보다 더 해맑은 미소가 번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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