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원 된 조유행 군수 부부
하동군, 환경미화 일일체험
‘생활쓰레기 적정배출 동참’ 호소…읍내 전역 청소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쓰레기는 저쪽으로 제치고, 규격 봉투에 담은 것만 빨리 빨리 던져 올리세요.”
25일 오전 4시께 하동군 읍내시장통 인근 도로변.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어스름한 새벽녘에 한 무리의 청소인부들이 5t 청소차에 묵직한 쓰레기봉투를 연신 던져 올린다.
허름한 작업복 위에 야광조끼를 두르고, 장갑과 마스크를 쓴 청소인부 속에는 도로변에 쌓인 쓰레기봉투를 청소차에 올리느라 이마에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조유행 하동군수와 부인 노쌍옥 여사의 모습도 눈에 띤다.
조유행 군수 부부가 같은 작업복 차림을 한 김영범 행정과장, 박영태 녹색환경과장, 정성화 하동읍장 등 군청 간부 공무원 3명과 함께 생활쓰레기 수거 일일현장 체험에 참여하고 있는 것.
조 군수 부부를 비롯한 간부공무원은 이날 환경미화원 2명의 도움을 받으며, 경찰서 앞에서 수협, 유료주차장, 시장통 일원, 축협, 시외버스터미널, 농협 하나로마트, 화산삼거리, 산복도로, 중앙의원, 두곡삼거리에 이르기까지 4㎞ 구간의 쓰레기를 깔끔히 치웠다.
노동일에 익숙하지 않은 공무원들은 비록 힘에 부치는 일이었지만 이날 하루 가정집과 쓰레기 집하장 50여 곳에서 모두 6∼7t 정도의 쓰레기를 손수 수거했다. 이는 군내 전체에서 수거하는 하루 평균 26.2t의 25%에 해당하는 양.
조유행 군수 부부가 이처럼 쓰레기 수거 일일체험에 나선 것은 보이지 않은 곳에서, 그러나 누군가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이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것.
여기다 1995년 쓰레기 종량제 시행 이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쓰레기 분리수거가 정착되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해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 규격봉투 사용 등의 생활화를 알리는 대군민 메시지도 담고 있다.
조 군수 부부는 약 1시간 40분 동안 쓰레기 수거를 마무리하고 동행한 환경미화원 2명을 포함해 읍내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하는 환경미화원 9명과 함께 읍내 식당에서 해장국을 들며 이들의 고충과 애로를 듣기도 했다.
또한 같은 날 같은 시각 문동수 농업기술센터 소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 4명도 읍내 다른 코스에서 가로청소 등 환경정화 일일체험을 했다.
이어 26일 새벽에는 이호주 부군수를 비롯한 간부공무원 8명이 진교면 시가지에서, 27일에는 문찬인 기획감사실장 등 8명이 화개면 일원에서 쓰레기 수거활동을 하는 등 군청 간부공무원 전원이 환경정화 일일체험을 한다.
군 관계자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하동 만들기에 간부공무원이 생활쓰레기 수거에 솔선함으로써 군민들에게 생활쓰레기 적정배출과 환경정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환경미화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려는 취지에서 이런 시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