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하동군정 결산
갈사만 프로젝트 본격 시동·군민의 힘 결집
미래산업, 재난극복, 문화관광, 경관을 통한 브랜드가치 제고 등 성과
어느 해도 그러지 않았던 해가 없었지만 2012년 임진년도 다사다난했던 해로 기억될 것 같다. 국내적으로는 3월 15일 한미 FTA협약 발효, 북한의 두 번의 장거리 로켓 발사, 4·11 총선과 12·19 대선 등 하루도 잠잠할 날이 없었다.
국제적으로는 중국의 시진핑시대 개막과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통한 2기 출범, 일본 극우파의 재집권과 이를 둘러싼 동북아 갈등의 파고가 거세지고 있다.
또한 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적인 재정위기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으며, 세계의 화약고와 같은 중동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역사는 이렇듯 복잡다단한 함수와도 같은 것들의 조합을 통해 발전과 퇴보를 거듭하다 결국은 발전으로 나아가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이 와중에 제18대 대선이 종료되고 앞으로 5년간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이 탄생했다. 기대와 우려가 함께 점철된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 국민은 경선과 후보 간의 경쟁을 통해 네거티브 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승자는 패자를 보듬고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를 보내는 아름답고 성숙된 정치문화를 기대했었으나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모습을 볼 때 우려가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정치문화가 아직 걸음마 단계를 걸을 때 우리나라의 문화, 경제적 수준은 보다 진일보한 큰 보폭을 걸은 해로 기억될 것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한류의 수준을 넘어 글로벌 문화를 정복하다시피 했으며,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3개월간 개최된 여수엑스포와 런던올림픽에서 미국·중국·영국·러시아에 이은 5위 달성 등은 대형 이벤트를 통한 대한민국의 국격을 일거에 끌어올린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국가와 국제적인 환경만 격랑을 만난 것은 아니었다. 지방행정과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올해는 국내·외의 환경변화에 따라 도전과 응전의 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글로벌 재정위기는 국가의 재정위기를 불러오고 국가의 재정위기는 지방과 가정의 재정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내년의 경우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이 7% 이하의 성장을 예고하고 있고, 일본은 마이너스 성장을, 유럽도 그리스 등 재정위기로 붕괴적전에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또한 올해 경제성장이 2% 정도 예고된 가운데 내년에는 시계 제로 상태에 있을 뿐 아니라 경남도의 경우에도 부동산 거래 부진 등으로 지방세가 올해 대비 1054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인건비 등 필수경비까지 삭감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이러한 국내·외의 변화 속에서 하동군정은 올 한 해도 생존과 번영의 몸부림을 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군은 이미 지난 9월 초 2013년 업무계획 수립과 보고를 완료하는 등 민선5기 군정성과 달성에 잰걸음으로 달려왔다. 이는 예년에 비해 한 달 이상 조기에 마무리한 것으로, 국내·외의 변화에 적극적이고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군은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중순 2013년 군정 방향과 핵심전략을 수립, 세부 살림살이 준비를 마친 상태다.
내년은 외부적으로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새 도지사 부임에 따른 도정의 변화, 글로벌 경제 불황 지속에 따른 국내 경기기 하강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갈사만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가동을 통한 군민의 기대가 증폭되는 가운데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사회에 선거분위기가 왕성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 가운데서도 민선 3~5기를 실질적으로 마무리해 내야 하는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동군이 2012년 한 해 동안 어떤 성과를 거뒀으며, 어떤 과제를 안고 2013년을 맞게 될 것인지 알아본다.
◇10년의 염원을 푼 갈사만 프로젝트, 드디어 힘찬 발진!
지난 13일 갈사만에서는 정말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하동해양플랜트 종합시험연구원 착공에 따른 안전기원제가 개최된 것이다.
해양플랜트 종합시험연구원은 해양플랜트 폭발·화재와 심해의 초고압 설계 엔지니어링 설비·시험 인증 체계 구축을 통한 해양플랜트 핵심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핵심 전진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원은 2014년 6월 완공을 목표로 갈사만 조선산업단지 내 16만 5290㎡ 터에 본부동과 각종 시험동 4개 동(연면적 1만 187㎡), 야외 시험장 등이 들어서며 국비 448억원 등 총 725억원이 투입되는 대역사다.
이는 지난해 5월 지식경제부로부터 부산대학교·경남도·하동군이 최종사업자로 선정된 것으로, 지난 5월 연구원 건축설계를 완료하고 11월 건축공사 계약 체결에 이어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연구원은 2014년 6월 완공 후 시험운영을 거쳐 2015년부터 운영과 시험인증에 들어가 갈사만에 들어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입주기업들과 연계를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해양플랜트 연구기관으로 활동하게 된다.
또 하나의 쾌거가 있었다. 지난 5월 17일 군청 소회의실에서는 조유행 군수를 비롯한 간부공무원, 갈사만 조선산단 개발관련 업체 임직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갈사만 조선산단 추진상황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는 2월 29일 한신공영과의 도급계약 체결, 5월 9일 대우조선해양의 토지분양계약금 110억원(토지매입비의 10%) 및 5월 17일 한신공영의 공사이행보증금 485억원(도급액 3234억원의 15%) 납부에 따른 것으로, 갈사만이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간다는 신호탄을 올린 것이다.
또한 지난 10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는 해면부 매립을 위한 오탁방지막(15㎞) 설치를 완료했으며, 공사용 가도(2.5㎞)도 설치해 내년 3월께는 준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조유행 군수는 지난 3일 군의회 시정연설에서 “숱한 난관을 일거에 돌파하는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군민의 변함없는 성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계획이 일정대로 추진된다면 2014년 말에는 대우조선해양 측에 66만㎡(20만평)의 부지를 제공하게 되고, 2015년까지는 1단계 사업 부지조성을 마무리하게 됨으로써 지도가 바뀌는 대역사를 우리 시대에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자린고비 살림살이로 ‘부채 제로 군정’ 달성
여름과 겨울에 군 청사를 방문해 본 사람은 의외로 군청의 근무여건이 열악함에 놀라곤 한다. 한 여름의 경우 28℃를 넘지 않으면 에어컨은 꿈도 꾸지 못한다. 겨울에는 실내온도가 18℃ 아래로 떨어져야 겨우 히터를 잠시 켤 수 있다.
군은 자린고비 살림살이에 허리띠를 졸라맸다. 올해 당초예산의 경우 인건비는 전년대비 6.8%, 여비 16%, 사무관리비 14%를 각각 절감했다.
내년에도 같은 기조를 정하고 직원들의 사무관리비와 행사운영비를 2.3%, 1.4% 각각 절감했으며 사회단체 보조금도 각 단체별 전년지원액의 5%를 감액 편성했다.
또한 공용차량 축소, 민간의 자립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는 보조금 삭감 등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이러한 배후에는 각종 체육 및 농업인 단체 관련 행사의 격년제나 통폐합, 군민과 각급 기관단체의 적극적인 동참에 힘입은 바 크다.
지난해 말 현재 하동군의 부채는 모두 94억원이었으나 1월에 60억원을 상환하고 현재 남은 부채는 공공자금 관리기금 32억원·청암면 청사 신축 차입금 2억원 등 모두 34억원이다. 군은 이를 연내에 모두 상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하동군의 부채는 제로가 된다. 공직자는 물론 군민이 한 마음이 돼 자린고비 군정을 실천한 결과다. 이에 대한 전국적인 반향이 컸다. 전국 자치단체의 부러움은 물론 전국 일간지에 주요 이슈로 다뤄지기도 했다.
조유행 군수는 2013년 시정연설에서 “균형수지와 지방채무 제로 유지, 재정 부담이 크고 우선순위가 낮은 국·도비 보조사업의 과감한 축소 또는 폐지, 성과를 예산에 연계하고 유사·중복사업은 예산편성에서 제외했다”면서 공직자와 군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군민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한 국회의원 선거구 지키기
올 상반기는 온 군민이 절규한 해로 기억될 만큼 군민이 하나로 뭉쳤다. 그동안 주로 관의 필요에 의해 군민이 나서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군민의 자발적인 동참이 주효했다.
군수와 도의원 및 군의원은 물론 각급 기관단체, 농·어업인, 가사를 돌보는 평범한 주부, 청년회원 등 참여하지 않은 계층이 없었다.
하동 역사상 이처럼 전 군민이 분연히 떨쳐 일어선 것은 그리 흔한 일이 아니었다. 일곱 차례에 걸쳐 연인원 1300여명의 군민이 상경투쟁을 벌였다. 비록 국회의원 선거구는 지켜내지 못했지만 그에 못지않은 성과를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동인은 하나다’, ‘하면 한다’는 특별한 사례를 남긴 것이다. 그 결과 하동군 출신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킨 것도 사실로 봐야 할 것이다.
취재차 서울에서 만났던 향우들이나 인근 지자체 주민들도 “하동군민이 이처럼 생업을 제쳐두고 내일처럼 행동에 나서는 모습에 감동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리적 성과보다 더 큰 성과는 하동군민의 단결된 힘이 아닐까 한다. 앞으로 군이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나감에 있어 닥칠지 모를 난관도 이러한 군민의 단결된 힘이라면 그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사례가 됐다.
◇군격 높인 ‘도시대상, 경관대상, 아름다운 마을, 베스트 그곳’ 수상
서울대 미대 김병종 교수와 미래상상연구소 홍사종 대표는 대표적인 하동애호가로 손꼽힌다. 이들은 1년에 몇 차례 지인들과 하동을 방문하고 있으며, 방문할 때마다 하동의 새로운 감흥과 그동안의 자연경관 보전에 힘써온 군민에 대한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이 하동과 비유하는 곳은 영국의 코츠월드다. 하동이 그곳과 버금가는 수준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노력에 힘입어 하동군이 2009년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됐고, WHO 건강도시도 이뤄냈으며, 작년에는 ‘2011 리버컴 어워즈’ 수상, 한국관광공사 주관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성과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2012년 도시대상은 전국 70개 지자체가 각축을 벌였다. 국토해양부가 주관하고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중앙일보사가 주최한 2012 도시대상에서 첫 참가에도 정주문화 부문에서 국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연이어 실시된 제2회 대한민국 경관대상은 전국 40개 지자체가 각축을 벌여 자연경관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북천의 코스모스·메밀꽃 마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됐는가 하면 네티즌과 전문가가 동시에 평가한 한국관광공사 주관 ‘지역 베스트 그곳’에서 하동군이 당당 3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하동의 군격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들로, 앞으로 경관에 관한한 하동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의 태풍 ‘덴빈’, ‘볼라벤’, ‘산바’를 몸으로 막아낸 유비무환 정신
해마다 자연재해는 늘어만 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근 100년만의 한파와 구제역으로 온 국토가 몸살을 앓았다. 올해라고 그냥 지나갈 수 없었다. 여름 한 달 동안 세 번의 태풍이 연속으로 국토를 강탈했다.
하동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군은 지난해의 경험을 살려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재난상황실 운영은 기본이고 현장에서 군민과 협력해 대비태세를 갖췄다. 14호 ‘덴빈’은 피해 없이 지나갔고, 15호 ‘볼라벤’과 16호 ‘산바’는 온 국토를 파헤쳐놓았다.
‘볼라벤’의 경우 공공시설과 사유시설을 포함해 1435건 21억원, 산바의 경우 603건에 120억원의 피해를 입혔지만 인근 통영, 밀양, 거제, 남해, 산청, 함양, 거창, 합천이 대규모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것과 크게 비교됐다.
태풍피해 현장조사 차 하동군을 방문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태풍이 비슷한 강도로 거의 동시에 지나갔는데도 피해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난 것은 행정과 군민의 유비무환 정신으로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며 군의 사전대응에 놀라운 반응을 보였다.
이는 국회의원 선거구 지키기에 이어 군민정신이 이룬 또 하나의 쾌거로, 태풍과 같은 어쩔 수 없는 자연재난도 마음만 모으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좋은 교훈을 얻은 셈이다.
◇대한민국 귀농밸리 각인, 세 번 연속 귀농 100세대 달성
이제 귀농하면 단연 하동군이 그 대표주자로 손꼽힌다. 2009년 하동지역 귀농은 87세대 208명, 2010년 108세대 310명, 2011년 186세대 550명이었다.
2012년은 3분기 현재 163세대 415명이다. 3년 연속 100세대를 넘었다. 증가폭도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이는 도내 최고 수준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이처럼 하동군이 귀농지역으로 각광 받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다양한 농·특산물, 따뜻하고 사람살기 좋은 자연환경, 사람의 마음을 끄는 역사와 문화적 배경, 느리고 따뜻한 삶의 방식과 인정(人情), 상담에서 정착까지 맞춤형 귀농정책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하동군의 다양한 농정정책으로 안심하고 영농에 종사할 수 있는 것에도 그 이유가 있다. 최근 베이비부머의 귀농이 폭발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다. 농촌인구의 감소는 농촌의 문제 뿐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대안이 귀농과 귀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군 관계자도 귀농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귀농의 수보다는 안전한 정착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귀농정책에 대한 비전을 밝혔다.
이 외에도 하동 SNG와 하동광물섬유 투자유치, 기초지자체 최초 ‘하동행복지수’ 개발, 군민정신의 상징이 될 호국충혼탑 이전 확정, 군민의 지팡이 역할을 하게 될 가칭 ‘군민 행복버스’ 본격 운행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여러 가지 성과를 이루어 낸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이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국정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모하게 될 것이다. 그 이전에 새로운 도지사의 도정철학 또한 군정에 어떻게 파급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경제상황은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이는 곧 지방재정으로 연결돼 재정악화를 초래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혁의 시대에 군정의 리더십과 책임군정은 중요하기 이를 데 없다. 하동의 발전은 곧 하동군정에 그 기초를 두기 때문이다.
군은 이러한 내외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움츠려 들지 않고 오히려 역동군정을 수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첫째 군은 갈사만 투자유치에 ‘올인’하고, 민선5기 핵심군정인 ‘6대 아젠다’의 차질 없는 실천, 소통과 공감을 통한 주민차지역량 강화, 실용과 쇄신의 일하는 조직을 통한 초심행정을 군정의 방향으로 정하고 새해군정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임진년 계사년은 군의 지도가 본격 바뀌는 해로 기록될 것이다. 국회의원 선거구 지키기와 연속 세 번의 태풍에서 보여준 군민의 단결된 힘이 내년도 하동군정의 방향인 ‘도약하동’이 이루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