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귀농인이 시골 학교에 도서 기증
하동 적량초교, 귀농 4년 차 학교 마을도서관에 서적 800여권(500만원 상당)
경기도 분당에서 ‘대한민국 귀농 1번지’ 하동으로 귀농한 50대 여성이 귀농지역 초등학교에 도서 800여권을 기증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하동 적량초등학교는 4년 전 경기도 분당에서 적량면 삼화실 도장골로 귀농한 김은숙 씨(52)가 자신이 갖고 있던 각종 도서 800여권(500만원 상당)을 기증해 학교 마을도서관에 비치했다고 5일 밝혔다.
김 씨는 보고 싶은 책을 구하기 어려웠던 어린 날의 경험을 되살려 마을도서관 만들기를 꿈꾸어 왔으나 여건이 여의치 않았는데 때마침 적량초교 도서관이 마을도서관으로 운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그동안 깨끗하게 보관하던 책을 선뜻 내놨다.
김 씨는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지만 책 구하기가 어려워 중학교에 가서야 처음으로 많은 책을 보게 됐다”며 “적량면 아이들이 좋은 책을 좀 더 빨리 접하고 책 읽기를 즐겨 정서적으로나 지적으로나 풍요로운 사람들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도회지에서 살면서 항상 자연 속에서 순리에 따르는 생활을 꿈꾸던 중 지난 2008년 적량면에 땅을 마련해 먼저 내려오게 됐고, 직장생활을 하던 남편 노현석 씨(54)가 올해 합류해 부부가 함께 알찬 귀농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경상대학교에 다니는 큰 딸(4학년)과 군에 입대한 아들 등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김 씨 부부는 현재 도장골에서 산야초 효소와 매실 엑기스 등 농산물 가공업을 하며 성공적인 귀농 생활을 하고 있다.
김 씨는 현재 집에 보관돼 있는 나머지 책들도 선별작업을 거쳐 앞으로 200∼300권을 추가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용근 교장은 “이번 도서 기증을 통해 적량초교 도서관이 마을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마을도서관으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적량초교는 김 씨 부부의 말에서도 나타나듯 학교와 마을 주민들이 마음과 뜻을 모아 하나하나 일을 만들어 갈 때 적량 어린이들과 마을주민들이 함께 행복하게 책 읽기를 즐기는 마을도서관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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