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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의 명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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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02-12 07:54: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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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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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절이 다가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은 어디일까요? 가장 활기차게 사람들이 오가는 것은 바로 시장이 아닐까하는 생각에 설 대목을 앞 둔 남원 장날, 공설시장으로 나가보았습니다. 점심이 가까워 오는 시간, 시장은 발 디딜 틈도 없도록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저와 함께 오늘은 정겨운 시장구경도 하고 우리 아버지, 어머니 살아가는 이야기 한번 들어 보실래요?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남원공설시장 남원에는 3개의 오일장이 있습니다. 3일과 8일에 열리는 인월장과 1일과 6일에 열리는 운봉장, 그리고 4일과 9일에 열리는 남원장이 바로 그것입니다. 남원오일장은 조선시대부터 1970년대까지는 광한루원 주변에 ‘성밖 시장’으로 형성되어 남원뿐만 아니라 인근 시군의 물산까지 모두 취급하고 우시장도 유명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70년대 불이 나게 되면서 광한루원 경역확장과 맞물려 지금 위치인 금동으로 이전해왔습니다. ‘공설시장’ 이란 새 이름을 얻었지만 5일장도 함께 열리고 있는 곳입니다. 지리산이 있고 여수도 멀지 않아 각종 생선, 채소, 과일, 곡류, 건나물, 약초, 곶감, 목기, 잡화 등 없는 거 없이 다 있습니다. |
서민들의 허기를 달래주다 시장골목을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국물에 밥 훌훌 말아 드시고 있는 우리 어머니들입니다. 어머니, 맛있어 보이는데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 “그려~내 얼굴 잘 나오게 찍어주고 꼭 사진 뽑아서 보여줘잉~” 하고 함박웃음을 웃으시고, 옆의 어머니는 연신 “쩌거 좀 사가~ 싸, 내가 마이 주께” 하시면서 가지고 나오신 물건 자랑을 하십니다. 이 어르신들이 드시는 백반은 가격도 착한 3,000원, 인근 ‘사랑방 식당’에서 배달해서 드신다고 합니다. 식당 주인아저씨는 할머니들이 모자란 것은 없으신지 문을 열고 나와서 살펴드립니다. 저 따뜻한 밥 한 그릇이면 아침장 먼 길나선 허기도 달래고 하루 종일 든든히 버틸 수 있겠지요. 어머니가 팔다 남은 배추가 웃음꽃이 되어 활짝 피었습니다. |
 남원장에는 많은 맛집들이 있지만 순대국밥이 특히 유명합니다. 장날이 아닌 날 가도 빈자리 없이 사람들이 빼곡합니다. 순대국밥에 막걸리 한사발이면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또 하나, 남원의 서민음식인 보리밥과 국수집, 제가 자주 찾는 단골집이기도 한대요. 장사는 재료가 떨어질 때까지 하고 3,500원하는 국수가 장날에는 200~300그릇이 팔린다니 역시 서민들에겐 값싸고 맛있는 음식이 최고입니다. 너무 싼 가격에 혹시 해서 여쭤봤더니 재료들은 남원장에서 나는 것들만 구입해서 쓰신다고 합니다. 새해에도 서민들의 허기를 채우도록 노력하고 장사도 잘되면 좋겠다고 하시네요. 이제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장을 한번 돌아볼까요? 좀 깎아주쇼잉~ 그리는 안되제~ 명절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특히 싱싱한 생선들이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좀 깎아주쇼잉~ 아님 한 마리 더 주제?”, “그렇게는 안되제~ 그 가격에 못죠잉~” 한참 흥정이 벌어집니다. |
 자식 먹이려고 아픈 다리 이끌고 나온 우리 어머니의 뒷모습에서 자식들 좋은 것 먹이고 싶은 정이 흠씬 묻어납니다. 객지 생활하다가 고향에 내려온 자식들은 그렇게 어머니의 정성을 받아먹고 힘을 내어 또 타향살이를 이겨내겠지요? |
사람들에 떠밀려 이리 저리 장을 휩쓸려 다녀봅니다. 저도 밥에 넣을 먹을 강낭콩과 우리 친정엄마 가져다줄 조끼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장마다 남원에 오니까 안 맞으면 담에 바꿔줄거잉께 걱정마쇼잉~” 싸고 이쁜 조끼가 맘에 꼬옥 듭니다. 예전엔 설마다 엄마가 설빔을 장만해주셨는데 이번 설엔 제가 엄마 설빔을 마련합니다. |
 명절장이다보니 한과와 유과, 강정을 파는 분들이 유난히 많았는데요. 어릴 적 겨울이면 부모님은 쌀 튀밥을 몇 되씩 해서 집에서 엿고아서 직접 방망이로 밀어서 강정을 만들곤 했습니다. 과자가 많지 않던 시절, 겨울간식이 되곤 했는데요. 이제 시장에 나오면 이렇게 맛난 것들을 바로 바로 사먹을 수 있습니다. 어머니 한 분은 구례에서 만든 콩유과를 남원장에 팔러 오셨습니다. 친정어머니가 한과를 만들고 계셔서 명절이면 남원장으로 팔러 온답니다. 한입 베어물어보니 콩이 들어가서인지 고소합니다. 저를 어디선가에서 본 듯하다며 웃어주십니다. 많이 파세요! |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습니다. 장에서 만나는 주전부리들, 남원장에서 유명한 어묵가게는 튀겨내기가 바쁘게 어묵들이 사라집니다. 저도 하나 입에 베어 물고 진격 앞으로~ 호떡집에도 불이 납니다. 금방 금방 구워내는 호떡, 한껏 부풀어 오른 호떡을 베어 무니 제 볼도 덩달아 부풀어 오릅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까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사구 놀구, 쉼터에서 쉬어가세요! 남원시에 의하면 공설시장은 전통시장 활성화와 시설현대화 등에도 나서고 있답니다. 쉬어갈 수 있는 쉼터도 만들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찾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남원에서는 온누리상품권도 5% 할인해서 팔고 있습니다. 지난 해 남원 공설시장은 특성화시장으로 선정되어 도깨비장터 이벤트, 문화 예술 프로그램 등을 운영, 전통시장에 문화를 접목한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해 전통시장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데요. 사구 놀구 떨이장터 등 재래시장의 매력을 찾을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도 이 사업을 통해 광한루 등 지역 관광지와 연계한 마케팅 등도 추진하여 공설시장을 지역의 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
이번 설을 앞두고는 남원시가 공설시장 상인회( 063-625-4010)와 함께 할인행사와 복주머니 받기, 국악 실내악 공연 등도 진행하였습니다. 시장에는 사람이 많았지만 평일 낮 시간이라 그런지 젊은 사람들이 적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직장여성들을 위해 야간장터가 많이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명절이 지나도 재래시장은 열리고 전통시장은 우리 곁에 가깝게 있습니다. 이제는 젊은 주부들이 전통시장에 나가야 될 때입니다. 우리 아버지의 든든한 정이 느껴지는 곳, 봄날 꽃 같이 예쁜 우리 엄마가 기다리는 그 곳, 바로 전통시장입니다, 여러분, 남원 공설시장과 전라북도의 전통재래시장 많이많이 찾아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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