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문제를 소설로 쓴 어느 작가의 이야기"
가을걷이를 끝낸 농민 이동식 씀.
남원속담에 7월에 들어온 머슴이 주인네 속곳 배 걱정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는 7월에는 속곳 만드는 재료 목화나 삼나무가 다 성장해서 파종시기를 놓쳤다는 이야기다.
남원인의 가슴 속에는 어느 누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춘향전에 나오는 춘향과 국악인들의 판소리에 나오는 춘향은 16살의 댕기머리에 옥색저고리에 홍색치마다. 단순하게 미녀와 추녀, 예쁨과 미움 이러한 이분법에 얽매인 춘향영정이 아닌 그 시대에 살았던 남원인의 염원과 소망을 담아 예술문화의 그 방면의 최고 지성들이 고민하고 선택하여 완성시켰던 것이다.
그 시초가 암울했던 일제치하에 사건이었던 것을 현재에 이르러 작가가 단순하게 친일을 했다는 이유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치욕의 역사도 역사다. 과거, 현재, 미래는 과거 없는 현재 없고 현재 없는 미래 없다. 과거를 현지의 자로 재서도 안 되고 미래를 현재의 자로 재서도 안 된다. 일제 치하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을 탓하면 끝이 없고 해결되는 것은 한 가지도 없다. 보통 사람들은 모든 것을 그러려니 하고 산다. 사람들의 사관도 시대적으로 바뀐다.
문화예술은 작가가 어떻게 표현하든 그것이 논픽션이건 픽션이든 창작의 자유에 의해 완성된다. 그것을 읽는 독자나 보는 독자나 작가에 대한 악평도 할 수 있고 작품에 대한 논평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史實)은 가급적이면 정사를(正史)를 택해야 한다. 춘향전은 오랜 세월 속에 내려온 적층문학이며 판소리는 인간다움에 관한 이야기로 전개되었다고 보면 된다.
그 중 춘향가는 정절을 지켜가며 한 남자와의 사랑을 열(烈)로 뭉쳐진 행위의 이야기며 그 중 춘향사당이나 영정은 사랑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공간이며 소설과 판소리에 나온 춘향 모습을 만인의 상상으로 재현해 놓았다고 보면 된다.
얼마 전 김○○이라는 동화작가가 “백 년 동안 핀 꽃”이라고 하는 픽션 소설을 발행했는데 그 주인공이 춘향사당과 춘향영정에 깊이 관여했던 권번 최봉선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권번 최봉선이 사당과 춘향영정을 완성하고 봉안하고 독립운동을 한 걸로 알고 있지만 그 시대에는 반상이 존재하는 신분 사회임을 모르고 하는 픽션 소설일 뿐이다.
그 배경에는 남원에 사는 판소리와 국악을 향유하는 양반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권번 최봉선에 대한 비하인드스토리(behind story)가 작가가 아는 것은 빙산의 일각인 것이다.
작가는 시민사회의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사건에 대해 작품을 통하여 주관적 생각을 표현 할 수 있는 소설의 내용을 합리화 시키는 작업을 현실적으로 앞장서 주도해서는 안 된다.
시민을 대립과 갈등으로 관철시키려 하지 말고 상생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것이 글을 쓰는 사람들의 덕목이다.
이것이 남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며 자손만대까지 이 땅에 사는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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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25 20:31: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