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놀이문화와 건전한 민속놀이
남원학연구소
노상준
근래 들어 청소년들의 놀이문화가 PC방에서 많이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활동적인 운동에 비해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비활동적인 놀이문화는 청소년들의 건강에 많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수년 전만 하여도 청소년들의 놀이마당은 운동장이요, 마을 단위나 가정에서 놀이공간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민속놀이가 대부분이었는데 민속놀이는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놀이를 말한다.
우리 조상들은 계절마다, 명절마다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기면서 피로를 풀고 이웃 간에 정을 더욱 두텁게 쌓았다. 신분이나 성별, 나이에 따라 즐기는 민속놀이가 달랐다. 그네뛰기, 연날리기, 제기차기, 줄다리기, 씨름, 널뛰기 등등.
어린이들의 놀이로는 말 타기, 자치기, 딱지치기,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실뜨기 등이 있었다. 옛날 전통 민속놀이의 특징은 주로 몸을 움직이고 무엇인가 만들어 내며 다른 사람과 선의의 경쟁을 하는 놀이라는 점이다.
운동 삼아 놀이를 할 수도 있고, 놀이를 통해 창의성을 기르며 친구와의 우정을 함께 다질 수도 있는 건전한 놀이들이 많았다. 오늘날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놀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요즘의 어린이들은 PC방을 즐겨 찾는다. 우리 생활 주변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PC방을 이용하는 손님의 대부분은 초․중․고등학생이 가장 많은 것 같다. 컴퓨터를 하나씩 차지한 학생들은 서로에게 공격을 지시하고 환호성을 지르는 등 게임에 몰입한다. 어떤 학생은 PC방에서 식사도 하고 잠도 자며 생일잔치를 하기도 한다. 친구들에게 먹을 것을 돌리고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이 놀이마당이요, 생일잔치인 것이다. 이처럼 중고생이나 성인 뿐 아니라 초등학생들의 생활에도 PC방이란 공간이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새로운 놀이문화가 형성되어 간다. 시간만 나면 집이나 PC방에서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고 심지어 학교에서까지 스마트폰에 정신을 팔고 있는 학생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로 인하여 정신질환과 목 디스크를 유발하기도 하며 컴퓨터를 하다가 갑자기 죽는 PC방 증후군이란 병명까지 생기기도 하였다.
세계 최초의 컴퓨터게임은 1962년 미국 MIT 공과대학의 학생들이 “스페이스워”라는 컴퓨터 게임을 개발 학교에 들어 온 컴퓨터 성능을 시험해 보고 싶어서 스페이스워를 개발했다고 한다. 스페이스워는 우주공간에서의 전투를 다루고 있는데 개발자들은 이 게임을 통해 컴퓨터 사용자들이 우주선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자유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최근 통계자료를 보면 하루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20대는 4시간, 30대는 3시간이라 한다. 이와 같이 어린 학생일수록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게임에 심취하여 활동적인 놀이에 등한시함을 볼 수 있다.
어린이들의 놀이가 놀이터를 벗어난 가상의 공간으로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 학교에서부터 건전한 놀이문화를 가르쳐야 한다.
남자 아이들은 말 타기, 자치기, 제기차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여자 아이들은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실뜨기가 있다.
어른들은 어떠한 놀이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을까?
어른들도 잠시 일을 뒤로하고 놀이를 즐겨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 선조의 놀이문화를 들여다보면 주로 세시풍속과 관련된 놀이가 많았는데 남자들은 주로 몸을 이용한 격렬한 놀이를 즐겼다. 용마놀이, 차전놀이, 동채싸움 등 대장 한 사람의 지휘 아래 수 많은 사람이 힘을 합쳐 상대편의 동채를 빼앗거나 장수를 끌어 내린 놀이이다. 여자들은 길쌈놀이, 널뛰기, 그네뛰기, 투호놀이가 많았고 신분사회에서 지체 높은 양반들은 마음을 닦고 교양을 쌓은 여가생활을 즐겼다. 성균관에 다니던 친구들과 사군자를 그리며 학문을 하는 선비로써 마음가짐을 바로 잡았다. 서민들은 여럿이 함께 즐기는 꽹과리와 장구, 북과 징을 들고 풍물놀이 한판 벌이면 신명도 나고 피로도 싹 풀렸다. 호남의 농악이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니었다.
이외에도 남녀가 함께 즐기는 투호놀이 비석치기 등이 있었다. 이웃 일본의 놀이로는 고마(팽이치기와 비슷)와 겐다마 다루마오토시가 있었고 중국은 폭죽놀이, 탈놀이(용, 물고기), 마작 등이 있었으며 프랑스에서는 죽마놀이, 미국에서는 고구마야구가 있었다.
지역마다 노인회관이 건립되고 놀이교육을 실시하고 있음은 복지국가로 가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게이트볼, 춤추는 노래교실, 걷기운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어린 학생을 위한 놀이문화는 등한시 되고 있는 것 같다. 어린이가 건강하게 학업을 유지하기 위해 활동적인 놀이를 하도록 노인들은 어린이를 계도하여야 한다.
빛나는 조상의 얼이 담긴 놀이문화를 전승하기 위해서는 각 학교의 체육 과목에 도입되어 정규 교육과정으로 채택하는 길이라고 본다.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 이를 위한 건강한 놀이 문화를 학교에서부터 가르치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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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1-07 13:4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