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6월4일자 중앙일보에 [8천억 장학재단 '기부왕의' 짜장면 퇴임식]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기사가 소개되었다
어떤 내용이지? 라는 궁금증을 보듬고 기사를 읽어 보았다 내용을 간추려 보면 이렇다
전날인 6월3일 오전 11시쯤 서울 소공동에 있는
삼영화학빌딩에서 삼영화학 그룹을 창업한 이종환 회장이 2선으로 물러가고
그의 장님인 이석준 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는 행사를 가졌다
1958년 삼영화학그룹을 창업한 이종환(90) 명예회장은
자산이 8천억원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학재단인 관정(冠政)이종환교육재단을
설립해 일반인에게 `기부왕`으로 유명한 인물인데,
이 명예회장이 55년간 맨손으로 일궈 낸 중견그룹 총수에서 퇴임하는 자리였지만
이날 행사는 소박하고 단출했다
이.취임식 행사장은 이 건물 6층에 있는 화장실이었는데,
이 명예회장이 87년부터 집무실 겸 응접실로 사용하던 곳이다
40여 제곱미터 약13평에 불과한 작은공간이다
이 명예회장은 그룹 임원 30여명과 일어선 채로 행사를 진행했으며
흔한 사가제창,연혁 낭독,비디오상영같은 형식적인 절차는 전혀 없었고 하다못해 마이크도 없었다
사회자가 행사 시작을 알린 다음 이 명예회장이 3분여 도안 퇴임사를 한 게 고작이었다
행사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행사가 끝난 뒤 이원 30여명은 같은 건물 16층에 있는 중식당으로 향했다
이날도 역시 이 명예회장은 '짜장면'을 주문했다
그는 평소에도 짜장면처럼 1만원 이내의 소박한 식사를 고집해왔다
그는 기자에게 "(퇴임이)특별한 날이 아니다,
이렇게 아껴서 재단 재산을 1조원으로 키우는게 특별한 일"이라고 조용히 말했다
이 명예회장은 앞으로 자신의 사재를 출연해 2000년 설립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운영에 주력한다
관정은 그의 호다
지금까지 재단에 쌓인 운영자산은 8천억가량
장학금 수혜자만 5천명이 넘는다
한국이 잘사는 길은 '인재육성'이라는 소신으로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한것이다
경영이런에서 물러났지만 그의 꿈과 도전은 아직끝나지 않았다
재단의 자산 규모를 2015년까지 1조원으로 늘리는것이 그의 다음목표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이종환 명예회장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의 자료를 좀 더 찾아보니 그에게는 큰 상처가 여러차례 있었다
1980년대 초,당시 중학생이었던 둘째 아들을 인재로 육성하기위해 미국으로 보냈는데,
그곳에서 돌봐준다고 했던 지인은 돈만 받고 그 아들을 시골에 방치해 둔것이다
몇년 뒤,이 명예회장이 미국에 건너갔을때 그 아들의 자폐증세가 이미 상당히 진전된 상태였다
그래서 그 아들을 위해 국내에 최고시설을 갖춘 요양시설을 지으려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결국엔 인재양성을 위한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되었다는것이다
이 땅의 다른 아들들을 인재로 키우면서 자신의 아들이 어찌 눈에 밟히지 않았으랴
또 35년전 쯤에는 갑자기 국가기관에서 간첩과 연루된 사실을 들먹이며 연행해갔고
그때 '열심히일하는 기업인을 이렇게 대해도 되는거냐?'며 항거하다가
뺨을 맞은 것이 그만, 귀에 이상이 와서 그 때부터 보청기 신세를 졌다는 것이다
정치자금을 내라는 압박이었던 것 같다고 그 때 일을 회상하고 있다
아들에 대한 아픔과 지인의 배신 그리고 자신에게 장애를 입힌 국가에 대해
얼마든지 원망을 하고도 남을 사연이 그에게 있었다
하지만 그는 원망으로 자신의 인생을 채워가지 않았다
'인재육성'이라는 그의 삶의 목표를 통해 오히려 국가의 미래를 준비해왔고
지금도 꾸준히 그 일을 하고 있다
원망의 마음을 덮을 만큼 더 큰 목표가 그에게 있었던것이다
이종환 명예회장 또한 인간인지라 어찌 잘한 점만 있으랴만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기보다 자산의 95%를 기부하며 섬기기를
당연시하고 있으니 그는 이점에 있어서만큼은 그 어떤 재벌보다 더 큰 부자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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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13 11:4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