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나는 선조의 지혜
남원학 연구소 노상준
옛날에는 집집마다 온돌방과 굴뚝이 있고 뒤뜰 한 켠에 땔감으로 쓸 나무베늘이 있었다. 굴뚝이 높고 나락베늘, 나무베늘이 높을수록 부자 집이었다. 긴긴 겨울을 나기 위해 따뜻한 방이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보일러가 없던 시절 시골에서는 아침저녁으로 식사준비를 하며 온돌방을 데우기 위해 구들에 불을 집혔다. 장작, 삭정이, 가리나무, 솔가지, 잡목 모두가 화목이 되었다. 그래서 눈 덮인 시골마을은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연기로 장관을 이뤘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과도 같은 평화로운 농촌의 풍경이었다.
지금은 어느 가정이나 보일러로 난방을 한다. 보일러는 방바닥에 깔린 파이프를 타고 따뜻한 물이 이동하면서 온기를 전해주는 난방장치이다. 이런 난방방법은 어디에서 왔을까? 바로 우리나라의 전통난방방법인 “온돌”에서 왔다. 온돌은 순 우리말로 “구들”이라 부른다. “구운 돌”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구들은 아궁이 불을 때면 그 불길과 연기가 방바닥 밑의 고래를 통하여 퍼져 나가면서 얇고 넓은 돌로 만든 구들장을 데워 구들장에 저장된 온기가 방을 따뜻하게 하는 난방법이다. 온돌은 천천히 데워지고 느리게 식어서 오랫동안 온기를 간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온돌이 깔린 방바닥은 여름에는 시원하다.
조상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솜옷을 준비하고 “조바위(여자들의 외출용 방한모로 머리 위쪽은 트여 있고 귀와 볼을 덮을 수 있다)와 “풍차”(양반계층의 남녀가 사용한 방한모로 귀와 볼을 덮을 수 있으며 안쪽에 모피를 덧대어 만듦)와 “동구미”(서민들이 사용한 겨울용 신발로 짚을 엮어 만듦)와 눈이 많이 와 미끄럽고 걷기가 힘들 때 “설피”(눈이 많은 산간지방에서 겨울철에 신발바닥에 덧대어 신는 덧신. 이것을 신으면 눈이 많이 쌓여 있어도 빠지지 않고 비탈에서도 미끄러지지 않는다)와 “설매”(발에 신는 설매는 산간지방 사람들이 눈 위를 다니며 산 짐승을 잡을 때 사용. 얇은 판자로 만들고 가운데에 끈으로 발을 묶게 되어 있음) 등을 만들어 겨울을 지냈다.
근래에 이르러 산림녹화가 되면서 넘쳐나는 잡목을 나무보일러에 사용하고 건강에 유익하다는 황토방 온돌을 만드는 가정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건강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는 듯하다. 뜨뜻한 아랫목이 생각나는 계절 추위에 떨고 있는 불우한 이웃은 없는 지 돌아보는 온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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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08 17:00: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