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은 동학 120주년입니다.
남원의 시인이지요.
복효근 作
그랬습니다 세상에.
어제 오늘도 아니고 백년도 훨씬 전에 그랬답니다.
"사람이 하늘이다"고요
민주주의를 꽃피었다고 하면서 약소국가의 등은 다 처먹은
저 영국이나 미국도 아니고
무지렁이 우리 백성들이 그랬답니다.
사람을 하늘로 떠받들기 위해서
목숨을 헌 짚신짝 버리듯 떨쳐버리고
횃불을 밝혀들었답니다.
이 땅의 모든 어둠을 밝히겠다고 일어섰답니다.
척양척왜,보국안민 외치며
제폭구민 외치며
피고름 넘치는 이 땅의 상처 깊숙이
죽창을 쑤셔 넣었더랍니다.
그리고 피 흘리며 죽어갔더랍니다.
깃발이 찢겨지고 그 날의 함성이 잦아든 뒤로
백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아직 어둠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디 양이와 왜놈들뿐이겠습니까
우리 혼과 넋은 사라진지 오래
자본의, 세계화의 그늘 속에서
외치는 신음 소리 거리에 가득합니다.
오늘이 그러할수록
다시 "사람이 하늘입니다"
사람을 하늘로 여기지 않는 사랑이라면
성춘향도 개똥이라고 해야 옳습니다.
변강쇠도 발정 난 똥개입니다.
흥부도 빌어먹을 부지깽이라고 해야 옳습니다.
천년 만년이 지나도 사람은 하늘이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 찢어진 깃발을 수습합니다.
사람이 하늘일 때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하늘일 때까지
이제 다시 꺼진 횃불을 밝혀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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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6-07 09:38: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