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국 일본이 없었던 아쉬움
- 남원의 3.1혁명 100주년 만인만북 행사에 감사하며 -
남원정신문화연구員 한 병 옥
불철주야를 가리지 않고 그렇게 열심히 노력해서 예측하기 어려운 성공적인 행사를 마치고도 참여해 주시어 고맙다는 인사만 받았지 공식적으로 수고가 많았다,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지금까지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정식으로 올립니다.
3월1일, 남원만이 아닌 강산을 진동시킨 북소리를 현장에서 울린 시민들은 그 만인만북 소리가 얼마나 크고 자랑스러운 일이었던가를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행사 전에 그리 떠들고들 있었으니 그 행사를 공식적으로 치러낸 고장은 전국에서 서울을 포함해 8개 도시밖에 없었습니다. 그 중의 소도시가 남원이었는데 이 남원고을에서 3천여명, 연인원 5천여명이 참여한 행사를 치러낸 것은 남원의 저력이었으며 그 저력을 끌어올린 주최 측의 방법이었고 힘이었으며 시민들의 공감과 단합된 의지였습니다. 참 고맙고 자랑스러운 행사였습니다.
그런데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하고 지켜보고만 이었던 우개에게는 한쪽이 뚫린 허전함을 어찌할 수가 없었습니다. 남원만이 아니라 전국을 통틀어서의 그 아쉬움을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나간 100년을 청산하고 밝고 찬란한 100년을 시작하는 계기로 만들자는 말씀은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나간 100년에 대한 얘기는 차고 넘치도록 많았습니다. 그런데 오는 100년은 말로만 있었지 구체적 목표나 실천 내용은 거의 없거나 부실했습니다. 말로만 있었지 실상이 없었습니다. 우개가 보기에는 가해국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였습니다. 우개는 3월1일 이전에 국회에도 가 보았고 독립기념관에도 가 보았습니다만 그 어디에서도 가해국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일본이라는 국명 없이 3.1운동, 3.1혁명만 떠다녔습니다. 일본 없는 3.1절, 3.1운동, 3.1혁명이 있을 수 있습니까? 침략국, 점령국, 적국인 일본에 대한 저항운동이 3.1혁명이었는데 어찌 일본이라는 국명도 가해당사국도 사라져버렸을까요? 상대국이 사라져버렸으니 당했던 역사만 있지 미래의 청사진이 만들어질 수가 없지요. 국제적인 예의였을까요? 예의를 갖추어야 할 나라가 따로 있지요. 자신들이 저지른 그 잔혹하고 악랄한 침략국으로서의 자성과 참회는커녕 의도적 계획적으로 만들어낸 망령된 망발을 100여년 후인 지금도 쏟아내고 있는 나라에 국제적 예의를 갖추어야 하는 것인가요? 정부 당국 간에는 그놈의 이해득실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 합시다. 국민들이 그를 따라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우개는 우리 남원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집행부에 걸리적거리고자 하지 않았고 그 무거운 짐에 또 다른 짐을 지우고자 하지 않았습니다. 우선 과거 100년 청산이라도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도와주는 일이다 했습니다.
그러나 만인이 되었건 만북이 되었건 그 어휘에 드러나고 있는 만인의총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며 만인정신을 남원 정신으로 하고 있는 이 남원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남원은 전국 어느 고을에서도 겪어보지 못한 일본과의 악연으로 점철되어 있는 고장입니다. 한반도에서 가장 큰 악연으로 엮어진 고장이라면 당연히 세계에서 가장 큰 악연으로 연결된 고장이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난징 대학살이나 진주성 전투를 들어 더 큰 악연이라 할지 모르나 그것은 단일 사건입니다. 진주성 전투는 단일(임진왜란)사건에 일어난 2차례의 전투입니다. 그러나 남원은 고려말 왜구, 조선조 정유재란, 동학농민혁명, 국권 박탈 후 3.1혁명, 남원역 설치에 이르기까지 단 한번의 악연도 피해가지 않고 끝까지 점철 돼온 악연의 현장이 남원입니다. 그 속에서 태어난 것이 만인정신이고 그 만인정신이 남원정신의 주축을 이루고 있어서 다른 지역의 3.1혁명 100주년과는 또 다른 뜻과 깊이가 겹쳐있는 고장입니다. 그 숱한 악연이 완벽하게 응집된 곳이 또한 남원역입니다. 그래서 구 남원역은 성스럽게 모셔야 할 성지입니다. 선열들의 핏자리이면서 침략자 왜적의 치부가 그대로 드러난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표본입니다. 일본의 속살, 그 진심을 제대로 보려면 찾아야 할 자리가 바로 남원성의 북문자리이면서 일제가 만든 남원역이고 그 자리입니다. 그런 남원에서도 역시 일본이라는 국명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무겁고 버겁고 큰 비중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우개는 통일 지상주의자입니다. 한반도가 한나라이고 한민족이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 나라도 겨레도 나뉘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적의 개념이 아니라 주적이라 한 관계였습니다. 왜 입니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만 그 근원은 일본에 있습니다. 38으로 국토가 분단됐는데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략 하에 있는 그네들의 식민지가 아니었다면 38선 자체가 생길 이유가 없었습니다. 동서 냉전 상태는 그 다음의 일이었습니다. 침략은 어떤 경우의 어떤 변명으로도 용납 될 수 없는 인류 최악의 만행이고 죄악입니다.
한국전쟁의 원흉은 일본이라는 것입니다. 그 원인 제공을 해놓고 일본은 한국전쟁을 이용해 국익을 누렸고 강국이 되었으며 지금도 분단 한국의 상태를 즐기며 이권을 챙기고 있습니다. 파렴치하기가 비교할 대상이 없는 나라입니다. 우개는 단언합니다. 우리는 일본을 극복하지 않는 한 영원한 평화란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보십시오. 우리가 약하고 그들이 강하면 반드시 침략해 왔습니다. 우리가 강할 때에만 평화가 있었습니다. 일본을 극복하지 않는 한 우리에게 평화가 있을 수 없다는 이유이며 3.1혁명 백주년에 일본이 사져버린 이유입니다. 일본을 극복하기가 그만큼 버겁고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본을 극복하는 첫 번째 조건이 통일입니다. 통일된 한이 아니고는 일본 극복이 거의 불가능 합니다. 당연히 한나라 한겨레가 하나의 국가와 민족이 되어야 하는 당연하겠으나. 3.1혁명에서도 일본을 놓쳐서는 안되고 통일을 갈무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이 극일의 터를 남원에서 닦아나가자. 일본의 전쟁 본성을 남원에서 읽어내고 그 전쟁의 잔학성과 폐해를 남원에서 찾아내며 일본을 극복해내지 않고는 평화를 말할 수 없음을 남원에서 깨우치고 각성하며 각오하는 터전으로 만들자 그것이 응집돼 있는 자리가 우리 선열들의 핏자리이며 일본제국의 극악무도한 잔학상이 날것으로 드러나 있는 남원 북문자리, 구 남원역입니다.
우개는 이 남원과 일본과의 악연을 제대로 모르고 일본을 극복해야 하는 진정한 의미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남원의 지성이라 할 수 없다 하고자 합니다. 만인정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며 남원정신의 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사람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3월1일. 3.1혁명 행사에 진력하셨던 훌륭하신 남원시민들께 감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겨레의 표적은 일본입니다. 그 일본을 잊은 3.1혁명은 과거만 있고 미래가 없는, 구호에 그치고 행사 자체에만 의미를 부여하는 행사로 그쳐버릴 가능성이 많습니다. 만인만북의 광한루 일원에서 보여주신 그 위대한 힘으로 이제 일본을 겨냥하도록 해야 할 것 아닌가를 묻고자 합니다. 그러기 위해 남원성 북문터 구남원역 부지에 관심을 집중해 주십사, 그것이 극일을 위한 첫걸음이 된다고 감히 말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 0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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