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수의 오리정과 서남대학 그리고 다코베야
남원발전연구포럼 노상준
오리정(五里亭)가는 길에 서남대학이 있고 오리정에는 눈물방죽이 있다. 지금 방죽에는 남원시민의 눈물이 가득 차 있다고 한다. 서남대학이 폐쇄되고 지역경제가 더욱 어려워지니 애수의 소야곡을 부른 시민의 눈물로 넘쳐흐른다고 한다. 오리정은 춘향전의 주인공인 성춘향과 이몽룡이 이별의 정을 나눈 곳이다. 이곳까지 따라 온 성춘향은 서로 백년가약을 맺고 행복하게 지냈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눈물로써 이몽룡을 보냈다고 한다. 그토록 애절한 사랑의 사연을 담은 곳이 오리정이요 이별의 슬픔이 눈물방죽을 만들었다고 한다.
서남 대학은 남원시민의 희망이요 기대 속에 자라왔던 지리산 권 서남 유일의 대학이었으나 지금은 폐교되어 남원시민에게 통한의 슬픔을 안겨주고 있다. 남원유사이래 이보다 더 큰 손실이 있겠는가? 왜 폐교가 되었는가? 누구의 잘못인가? 그동안 많은 인사들이 폐교반대 노력을 하여 왔으나 결국 모든 것은 정치권에 있는 분들의 노력부족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서남대학 폐쇄에 대하여 모든 선출직 지방의원이나 시장, 도의원 국회의원 할 것 없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시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당신들은 서남대 폐쇄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두 사퇴하라는 시민의 소리도 들어보지 못 하였는가?
이제 시민들은 애수의 소야곡이나 목 놓아 불러야 할 것인가. 서남대 옛 부지와 건물은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무엇을 유치할 것인가? 깊이깊이 생각하고 모든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 지금 남원시는 최악의 사태 「다코베야」라는 악조건에 처해 있다. 발이 많은 문어는 단지에 갇히면 제발을 뜯어 먹어가며 반년 남짓 살아낸다고 한다. 그래서 제 살과 제 피를 먹어가면서 살아내지 않을 수 없는 혹독한 악조건을 「다코베야」라고 한다. 일명 문어방(房)이라는 일본 말이다.
떠나보내기 싫은 사람을 보내는 이탈애수(離脫哀愁)를 든다면 고대 가요에서는 가시리를 들고 대표적인 민요 아리랑에도 이탈애수가 있고 춘향전에도 있다.
‘진주라 천리길’이나 ‘비내리는 고모령’이니 하는 대부분의 대중가요에서 이탈애수를 제거하면 어머니 없는 고향이요, 술집 없는 항구 격이다.
무한이 떠나기 싫어하고 떠나도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이탈애수는 한국인의 가장 한국인다운 정서인수(情緖因數)요, 정서변수다.
유목민족인 서양이나 중동사람들은 떠나가 사는 것이 정상적인 상태다. 그러기에 이탈애수 따위의 정서는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고향에 말뚝처럼 박혀 조상 대대로 농사를 지어 먹지 않으면 살 수 없었던 우리 한국 사람에게는 떠난다는 것은 인간의 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따라서 떠나가고 돌아오고 할 때 배웅하고 마중하는 송영(送迎)문화는 우리나라처럼 발달하는 나라는 드물 것이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송구영신의 감회가 남원 시민에게는 크다.
서남대학교를 떠나보내는 한 서린 애수를 달래는 처지가 되었다. 금년 6월 지방 선거에는 서남대학 폐교에 따른 후속대책, 예촌활성화, 남원역사부지 활용, 남원성 복원, 지리산권 복합유산 세계문화유산등재, 지리산 산악철도, 만인의총 기념관 및 고무기 박물관 건립 등 많은 현안문제에 깊은 관심과 노력을 다할 역마(力馬)가 출마하여야 하고, 2013년부터 추진하였던 기초단체장과 기초 지방의회 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인사들이 선출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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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25 19:3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