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밀암 은적당 하루 속히 복원되어야 한다.
남원학연구소 노 상 준
조선말기 남원부 교룡산성 내 선국사 덕밀암(德密庵) 은적당(隱蹟堂)은 우리 민족고유의 경천사상을 바탕으로 유(儒)ㆍ불(佛)ㆍ선(仙)과 도참사상, 후천개벽사상 등 민중사상을 용합하여 동학을 창시한 수운 최제우(崔濟愚, 1824-1864) 대선사와 대각교(大覺敎)를 창시한 승려이자 불교계를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백용성(白龍城, 1864-1940)조사가 출가했던 역사 깊은 유적지이며 동학농민혁명때 접주 심노환(沈魯煥)의 도소(都所 : 동학 도접주들의 총집회기관)이기도 하였기 때문에 후일 관병과 일제에 의하여 분소 훼철된 이후 오늘까지 복원하지 못하고 잡초만 무성한 채로 남아 있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한다. 또한 덕밀암 후록에는 동학농민혁명군과 항일의병들의 무훈을 빌었던 산신단이 남아 있다.
최제우 대선사는 우리민족 종교인 동학의 창시자로서 한말 기울어져가는 국운과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은적당(1861-1862)에 생활하면서 동학의 기본 경전인 동경대전(東經大全)을 체계적으로 이론화하였다.
○ 논학문(論學文) - 동학의 기본 원리 동학론을 지었다. 동학이 우리 민족종교라면 서학과 대비된다.
○ 교훈가(敎訓歌) - 내 마음 속에 한울님을 모셨다는 시천주(侍天主) 신관념을 밝혔다.
○ 도수사(道修詞) - 중견 지도자들에게 경계하는 글이다. ‘각처의 모든 벗은 어질고 어진 벗은 현숙한 모든 벗’이라고 하였다.
○ 권학가(勸學歌) - 조선왕조 체제가 무너져가고 서양 침략 세력마저 위협을 가하는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절망에 빠진 민중들에게 희망을 주려고 지었다.
○ 몽중노소문답기(夢中老少問答記) - 꿈속의 도사와 수운과의 대화형식을 빌려 기술한 글로 개벽에 개한 결단을 보여 주는 글을 지었다.
또 척양척왜(斥洋斥倭), 보국안민(輔國安民), 제폭구민(除暴救民), 광제창생(廣濟蒼生)을 널리 설파했던 곳으로 동학 제2성지로 알려져 있다.
또한 1919년 3.1독립선언의 민족대표로 불교계를 대표하여 참여 하였던 백용성(남원의 고호 용성을 법명으로 함)조사의 첫 출가지였던 덕밀암 은적당은 장수 번암에 있는 죽림정사(백용성스님 출생지)와 함께 불교, 천도교 등 많은 애국 후손들의 성지순례 코스가 되고 있다.
이런 역사 깊은 유적지를 남원은 아직까지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 덕밀암 은적당 복원은 오래전부터 그 필요성과 타당성을 역설해 왔지만 공연불에 그치고 말았다.
장수는 죽림정사 복원에 이미 착수하여 대규모 성역화 사업이 심혈을 기울여 이를 마무리 하였다. 하지만 남원은 동학의 제2성지라 하면서도 관리 실태는 문화관광의 도시를 무색케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덕밀암 은적당 유적지는 과거 남원교육청에서 관리하였기에 복원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남원시 소유로 이관되어 남원시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복원사업이 가능할 것이며 더구나 천도교나 불교계에서 은적당 복원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어 남원시의 의지에 따라 덕밀암 은적당 복원사업은 실현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앞으로 덕밀암 은적당이 복원되면 동학의 성지, 불교의 성지, 국민정신교육의 성지로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이며, 수학여행의 순례코스가 되어 관광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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