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선덕여왕과 아막성 전투
남원학연구소 노 상 준
삼국시대 남원은 백제와 신라 변경에 위치하여 양국간 잦은 영토분쟁으로 축조된 산성이 많은 곳이다. 운봉고원에는 장교리 합민성, 고남산성, 준향리 양지․음지산성, 가산산성, 노치산성, 수정산성, 정령치 순라로 등이 있고 아영고원에는 아막성과 봉수대 등이 남아 있다.
이미 방영되었고 지금 재방영 되고 있는 MBC 특별기획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아막성(백제 아막성, 신라 모산성)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백제와 신라의 영토분쟁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던 곳이 아막성이다. 원래 이곳은 가야의 영토였으나 신라의 영토가 되자 신라 서쪽주변의 침공에 주력하던 백제는 무왕 3년(602)에 아막성을 공격하여 신라 장수 무은(武殷 : 신라 무열왕 김춘추의 동생)을 사살하고 성을 빼앗았다. 그러자 그의 아들인 화랑(花郞) 귀산이 취향과 함께 돌진하며 승리하였고 성을 다시 되찾았다. 그 후 백제는 무왕 17년 10월 또 다시 공격하여 아막성을 함락하였고 동왕 25년에 드디어 이 지역을 차지하며 함양(速含)등 6성을 점령하여 경상도방면으로 진출하였다. 이러한 형세에서 아막성(전북기념물 38호)은 부근 성터 중에서 규모가 크고 견고하여 백제 측의 군사 근거지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성터는 동북쪽을 접한 정방형을 이루고 있는데 북면 수구에 북문터, 동남쪽 모퉁이 가까운 동변에 동문터가 남아 있다. 북쪽은 성벽이 완전히 남아 있으며 길이 15m의 적대 3개소가 돌출되어 있고, 동쪽으로 직선길이 147m 서쪽으로 126m 북쪽으로 208m이며 주위는 총 632m에 이른다. 성의 높이는 4m로 신라시대 고성을 연구하는데 귀한 자료가 되고 있다. TV드라마 선덕여왕에서 아막성 전투장면이 나오는데 현존하는 아막성과 대비된다. 아막성(모산성)을 로케하여 방영하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똑같은 세트장에서 촬영되는 TV사극들을 보고 있노라면 대다수의 영상물이 역사적 내용을 왜곡하여 시청자의 역사의식을 흐리게 하고 있다하여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우리는 지난 과거를 되돌아보고 잃어버린 역사를 되새길 줄 알아야 한다.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정확히 탐구하고 서술하여 역사를 가식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좀 더 깊이 생각하여 보건대 지난 과거의 역사는 현재와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다. 과거의 역사는 현재 속에 살아 숨 쉬고 있고 현재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이완된 국론과 현실을 살펴보면서 과거 신라가 삼국통일의 기상을 보였던 것은 삼국 전체에서 행하여 오던 우리 고대사회의 독특한 기풍, 혹은 종교가 특히 신라에 와서 화랑도(세속5계:①충성으로 임금을 모시고 ②효도로써 부모를 섬기고 ③신의로써 친구를 사귀고 ④싸움에 물러나지 않으며 ⑤함부로 죽이지 않는다)로 정립되었기 때문이다. 신라의 경우는 씨족사회가 오래 지속되었음으로 상호 부조의 협동정신이 강했고, 씨족원 사이에 일족의 명예를 중히 여겨 일신의 희생을 아끼지 않은 기풍이 있었으며, 고대 그리스와 같이 아름다운 육체와 아름다운 정신을 숭상하는 국민적 풍조가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고구려, 백제에 비하여 후진 국가였던 신라에서는 일찍부터 국가 민족의 수호를 이념으로 하여 궐기한 청소년들이 화랑도(花郞徒), 또는 적당한 명칭의 단체를 자발적으로 조직해 애국운동을 전개했는데 그 결과 뛰어난 인재들이 출현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봉사함으로 국가에서도 이에 대한 정책으로 국가 직속체제하에 단합시켜 화랑양성에 몰두하였던 결과라 하겠다. 그러므로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남원은 화려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참담하다. 훌륭한 문화유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자치단체와 지방의회는 과거의 찬란했던 역사를 연구하여 지역발전과 관광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고 발로 뛰는 공무원이 되어한다. 또한 시민도 남원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갖고 향토발전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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