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경찰 두 달간 탐문 끝에 상봉잃어버린 아들을 찾았다는 말을 듣자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3살 때 잃어버린 아들은 양부모 밑에서 어느새 어엿한 고3이 돼 있다고 했다. 어머니 홍모씨(46)는 경찰에게 연신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순간의 부주의로 생이별을 했던 모자(母子)가 16년 만에 만나게 됐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4일 생모의 뒤늦은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2개월여간 수사를 벌여 16년 전 실종됐던 박모군(19)을 찾았다고 밝혔다.
박군은 3살이 되던 1996년 8월 친구를 만나러 가는 아버지 박씨를 따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식당에 들어갔다. 한창 활발히 걷기 시작했던 박군은 박씨의 술자리가 길어지자 혼자 식당 밖으로 나갔다. 박씨가 아들이 사라진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박군은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박씨는 사실상 이혼상태에 있던 홍씨에게 전화를 걸어 “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홍씨는 그때부터 하던 일을 접고 아들을 찾아 나섰다. 아이가 집을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사도 가지 못했다. 그러나 실종 3~4년이 지나도록 박군의 행방을 찾을 수가 없었다.홍씨는 강원도로 이사를 갔다. 그래도 혹시라도 올지 모를 경찰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렇게 16년이 흘렀다. 홍씨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지난 3월12일 강원 원주경찰서를 찾았다. 20년이 다 되도록 아이를 찾지 못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경찰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실종신고 된 것이 없다”는 말이었다. 전 남편 박씨가 아들의 실종신고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이었다. 홍씨는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실종신고를 했다.
사건을 이첩받은 용산서는 홍씨로부터 받은 박군의 사진을 들고 서울 소재 아동시설 51개곳을 돌아다니며 탐문조사를 했다. 그러던 중 동작구의 한 아동복지센터에서 박군 소식을전해받았다. 경찰은 서울아동보호센터로부터 입양기록 및 피입양자 인적사항을 입수, 박군이 김씨 성으로 전남 목포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을 만난 양부모 김씨 부부의 첫마디는 “정말 고맙다”였다. 박군은 초등학교 때 자신의 입양사실을 알았다. 그는 항상 “생모를 꼭 한 번 보고싶다”고 말해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홍씨가 신장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이기 때문에 퇴원하는 대로 둘의 만남을 주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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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25 13: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