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천의 청정수 관광자원화를...
남원문화원장 이 병 채
천년고도 남원에는 춘향과 이도령, 광한루 그리고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요천이 있어 남원시민 뿐만 아니라 남원을 찾은 관광객들이라면 한번쯤 요천 둔치를 걸으면서 그 아름다움에 감탄했을 것이며 야경 또한 멋스럽게 기억할 것이다.
요천 둔치를 거닐다보면 남원문화원에서 건립한 요천 쌈지공원 비문에 새겨진 강희맹의 시「한 줄기 긴 시내가 오래된 나루에 닿아 있고/ 바람은 푸른빛의 오리를 건드려 세단한 물결을 일구네/ 외로운 배는 여뀌꽃 언덕에 숨은 듯 보이는 듯/ 분명 그림 속에 사람이 있는 것 같도다」를 조아려 보며 옛 정취에 빠져들 것이다.
그리고 요천의 깨끗한 물줄기를 내려다보노라면 아름다운 꿈이 실현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세느강보다 더 아름다운 시를 낳게 해줄 어떤 시인을 기다려 본다.
예술과 낭만의 나라 프랑스의 파리는 유럽여행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의 상징적인 도시이기도하다. 많은 명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빼 놓을 수 없는 곳은 루브르박물관과 오세르미술관 사이를 흐르고 있는 세느강이다.
이 강은 미라보 퐁네프다리와 함께 주변 경관이 잘 어울려 프랑스 여행자들에게 잊지 못할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세느강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강물은 오염되어 회색빛을 띠고 있으며 강폭이 좁아 볼품이 없다. 그러나 주변의 조형물, 건축물 등과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내며 세계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거기에 비해 요천수는 흐르는 물의 깨끗함 그 자체가 아름다워 요천 주변을 조금만 더 조화롭게 잘 가꾼다면 세느강과 견줄만 할 것이다. 언젠가 배낭여행을 떠난 우리나라 대학생이 스위스 루체른호에서 익사한 사고가 있었다. 루체른호는 알프스에서 눈이 녹아 만들어진 호수로 수온이 바깥온도보다 현저히 낮다는 사전 지식이 없이 호수로 뛰어들어 생긴 사고였지만 여행을 좋아하는 나라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다. 아무튼 루체른호는 인구가 6만 5천인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에 있으며 호수를 가로지르는 14세기 건축물 카멜교와 조화를 이루어 은빛으로 부서지는 햇살과 함께 투명한 물속은 바닥이 다 보이도록 깨끗하고 아름다워 우리나라의 강을 보고 자라온 젊은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것이다.
요천수를 스위스의 루체른호와 프랑스의 세느강 경관을 합친 작품으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 오염된 폐수, 매연으로 가득찬 공장, 굴뚝하나 더 세우는데 급급해 하지 말고 생태계의 보고 지리산의 대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고 한국의 전통미를 살려 자연과 인공으로 잘 조화된 한 폭의 그림 같은 요천수로 가꾸어보자.
주변의 경관이 예술적 가치로 꾸며진다면 세계적인 낭만과 사랑의 도시가 될 것이며 스쳐가는 남원이 아니고 세계적인 관광 중심도시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예부터 문인 호사가(好事家)들은 ‘남원 8경’이라 하여 남원의 아름다운 경치를 전하고 있다. 그 모두가 요천과 그 주변에 있는 것들과 관련된 것이다.
교룡낙조(蛟龍落照) 축천모설(丑川暮雪) 금암어화(錦岩漁火) 비정낙안(飛亭落雁)
선원모종(禪院暮鍾) 광한추월(廣寒秋月) 원천폭포(源川瀑布) 순강귀범(鶉江歸帆)
외에도 지리산을 세계유산으로 지정 받고자 세부계획이 추진되고 있으므로 곧 세계인들이 지리산을 알게 될 것이므로 남원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탈바꿈될 날도 머지않았다.
요천의 맑은 물과 자연경관을 살려 판소리를 비롯 지리산의 관광자원과 남원의 역사․문화을 접목 관광상품화 한다면 세계적인 관광지, 명품도시 남원의 꿈이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하는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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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18 20:4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