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의 탁월한 지휘통솔력과 덕망 1|작성자 한미우호협회==
전설적 빨치산 -남부군 사령관 이현상,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총경, 여자빨치산 문화유격대장 최순희, 남원에 주둔했던 백선엽 야전 전투사령관의 토벌작전과 남원에 얽힌 추억담, 그리고 최후의 빨치산 정순덕, 민중의 산 지리산 (흘린 피 스며들었는가 유난히도 붉게 핀 지리산철쭉)에 대하여 15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10) 남원의 백선엽 야전 전투사령부
- 대한민국내에 또다른나라 소비에트해방구-
논설고문. 서 호 련
다음은 백선엽장군이 쓴 지리산 빨치산 토벌작전 회고록을 발췌한 것이다. 이 회고록엔 그가 남원에서 경험했던 추억담이 들어 있다.
1951년에 릿지웨이 미 8군 사령관이 일본 동경의 맥아더 극동사령관의 후임으로떠난 후 그의 후임 사령관으로 부임한 이가 제임스 밴플리트 장군이다. 밴플리트장군은 2차대전 후 그리스의 군사 지원단장으로 그리스군을 도와 공산 게릴라를 소탕한 대 게릴라전의 대가였다. 밴플리트가 우리나라와 유사점이 많은 그리스를 거쳐 8군사령관으로 부임한 것은 우리로서는 다행이었다. 나는 밴플리트 장군에 의하여 백 야전 전투사령관으로 임명받고 남원으로 내려왔다. 예하 부대로는 수도사단과 제 8사단 그리고 서남지구전투사령부등의 3개 사단과 태백산지구 전투경찰 사령부, 지리산지구 전투경찰사령부등의 4개 전투경찰 및 7개 전투경찰 대대 등 전체적으로 4개 사단 규모 병력의 편성이었다. 전쟁 중인 1951년 11월 25일부터 1952년 3월 15일 까지 지리산 일대의 빨치산을 토벌하기 위한 특별사령부가 남원 동 초등학교(월락초등학교)에 주둔 되었다. 미 8군의 작전 명령서에 따라 토벌대의 명칭은白 야전 전투사령부( Task Force Paik)로, 작전 명칭은 ‘쥐잡이’( Operration Rat Killer)로 명명되었다. 사령관의 성을 부대 이름으로 넣은 것은 전례 없는 일이었다.
1951년 10월의 대한민국은 이상한 모습이었다. 지리산을 중심으로 전라도와 경상도 일원에는 또 다른 ’나라‘가 생겨나 있었기 때문이다.
지리산 빨치산은 지리산으로 숨어든 북한장병, 북한군 점령지역에서 각종 조직에 가담했다가 보복이 두려워 산으로 도망쳐 온 부역자, 빨치산에게 강제로 끌려 다니면서 잡일을 도우는 일반 주민들이 혼합되어 있었다. 과거 빨치산 즉, 구 빨치산의 노련한 게릴라 전술에다 신규로 입산한 대규모 북한 정규군의 병력이 합쳐진 것이다. 특히 지리산지구는 이현상을 사령관으로 하는 제 2 병단의 근거지였다. 이현상의 2 병단이 가장 세가 두터웠고 활동 역시 눈에 띄었다. 이들은 예하에 4개 연대를 두고 지역을 나누어 활동하고 있었다. 당시 지리산지역에서는 빨치산들이 총기를 수리하고 사제 수류탄까지 제조하는 무기 공장도 만들어 운영했다. 그들의 웅거지는 지리산 남사면(南斜面)이었다. 모진 추위 때문에 북사면을 피한 것이다. 발각될 우려가 많음에도 많은 빨치산들이 남쪽 비탈에 갈대와 낙엽 등으로 위장한 아지트를 만들어 그 속에 몸을 숨겼다. 숨어 있는 적을 치는 것은 기본적으로 평야나 개활지에서 대규모 기동전으로 밀어붙이는 작전과는 다르다. 굴곡이 많은 지역, 빽빽한 수풀사이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전선이 늘 흩어져 있다. 적들은 깊은 산에 숨었다가 느닷없는 기습을 펼치면서 출몰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해방구’ 라고 부르는 점령지역에는 인공기가 나부끼고 등사판을 이용해 신문과 유인물을 제작해 주변마을에 뿌리고 있었다. 지리산의 ‘소비에트지구’는 공산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제도와 이념을 구현하는 곳이다. 이곳에는 낮 수 시간 동안만 출입이 가능했다. 어두운 밤에는 언제 어디서 총탄이 날아들지 몰랐기 때문이다. 지리산 인근의 경찰서 ,파출소는 자주 불에 탔다. 기습적으로 치고 내려오는 빨치산의 습격을 받아 아예 경찰서가 없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D데이 H 아워는 12월 2일 아침 6시였다. 지리산을 포위한 3만여 병력이 촘촘한 그물망을 펼치면서 샅샅이 산을 훑고 가는 토벌대의 위력은 대단했다. 빨치산은 우리를 개로 불렀다.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경찰은 검은개, 군인을 노란개로 호칭했다. 그리고 우리는 빨치산을 멧돼지로 불렀다. 공비들은 박격포까지 쏘며 대항했고 사방천지는 총성으로 가득했다. 나는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주간에는 거의 신형 세스나 정찰기를 타고 있었다. 작전부대와 빨치산의 움직임을 직접 내 눈으로 보면서 사단장, 연대장들에게 작전을 지시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포위망이 지리산 정상 근처로 좁혀지자 공군의 활약이 눈 부셨다. 타격부대는 전폭기 조종사들이 빨치산과 식별 할 수 있도록 대공포판(對空布版- 공중에서 식별 할 수 있도록 천으로 만든 판)을 휴대하고 움직였다. 사단에 배속된 공지(空地)연락장교가 항공지원을 요청하면 인근 사천비행장에서 무스탕 편대들이 단시간 내에 출격 해 쫓기는 빨치산들에게 기총소사와 폭격을 가했다. 이 때 활약한 파일럿은 김두만, 김성룡, 김신, 주영복, 옥만호, 장성환, 장지량등으로 당시 영, 위관급 이던 이들이 후에 공군참모총장등 최고급 간부들이 되었다. 지금은 지리산을 종주하는 등산 코스이지만 노고단에서 반야봉과 세석평전(잔돌평전)을 거쳐 천왕봉에 이르는 능선에는 타격부대의 추격과 무스탕기의 기총소사로 더 도망갈 곳을 잃은 공비들의 시체가 쌓였다. .( 계속 13-백선엽장군의 남원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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