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 나쁜 일이 쌓여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다보니...
또 다시 선거의 계절이 왔습니다.
남원시민이라면 누구나가 느끼는 것이겠지만 지난 10여년의 남원은 안타까운 퇴보를 거듭해 왔습니다.
답답한 심정을 넘어 이제는 참담하기까지 한 남원의 현실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정치, 행정, 정부 등 사회 지도층에게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사회에 산재되어 있는 문제들은 과거부터 존재했던 것들이고 이 문제들은 새로운 정책이나 기존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것들로 당장 눈앞에 보이던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 정책의 완성도를 평가한 결과물, 우리들의 이기심과 편파성향이 만들어낸 행정적 잔재입니다.
쉽게 흥분하고 쉽게 가라앉는 대한민국 국민의 성향이 정치에 그대로 반영되고 정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정치인들은 원론적 정치해석보다는 쇼맨십 정치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거나 기존의 정책을 수정하는 매우 신중한 과정 속에서도 단기간 내에 시민들이 박수칠 수 있는, 소위 '보여줄 수 있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는 빗겨치기 정책 만들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각종 흑색선전과 모사가 판을 치는 선거에서는 '느껴지는 정치'보다 '보여지는 정치'가 훨씬 효과적이니 정치인들도 딱히 리스크를 품으면서까지 반성하거나 발전하고자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시민의 안녕과 행복을 모티브로 시작된 지역의 정치는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막장 드라마 대본과 같은 소설이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책임론의 주인공으로 국민들을 지목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우린 잘못 없어!!!'라고 말하기에는 우리가 가진 힘이 제법 크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을 뿐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볼까요?
현 대통령이 당선되었을 때, 사람들은 야당을 욕하며 분통해 했습니다.
전 이해할 수 없습니다.
현 대통령에게 투표한 것은 우리 국민이고 시민이지 않습니까?
아주아주 소수겠지만 혹자는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야당이 똑바로 못해서 '확 엿이나 먹어라'라는 심정으로 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
그 분은.. 야당에게 엿을 먹인게 아니구요...
나와 내 가족, 친지, 지인 등등 모두에게 5년간 엿을 먹인겁니다.
자식이 삐뚤어지면 잡들이를 하던 설교를 하던 같이 죽자고 으름장을 놓던 집집마다 훈계의 방법은 다르지만 그 자식을 집으로 어떻게든 불러들여 혼을 낸다는 것은 공통된 한가지가 아닐까 합니다.
어떤 부모가 자식 하는 짓이 마음에 안든다고 보란듯이 남의 집 자식을 키우겠습니까.
어쨌든 그 분들도 국민의 한 사람이니 선택에 대한 옳고 그름을 논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뭐, 여당이나 야당을 들먹일 정도로 지역 선거가 그리 거창하진 않습니다만 우리가 행하는 것과 말하는 것이 너무 어긋나 있어 올리는 말씀입니다.
생각난 김에 한가지 더 말해볼까요.
우리들은 소신있는 정치, 깨끗한 정치를 항상 외치고 있지요?
그런데 왜 선거만 시작되면 당당하게 후보들에게 금전이나 금품을 요구할까요?
세상 어느 후보가 피같은 자기 돈을 막 내어주고 싶겠습니까?
지역에서 이름 좀 있다거나 유난히 발이 넓다거나 하시는 분들 중....
(아, 물론 대부분의 시민은 그렇지 않음을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만 선거 시즌이 되니
그렇지 못한 분들이 수면위로 대거 등장해서 말이죠.)
'내가 도와줄테니 수고비로 000원을 달라'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시는 것을 최근에 제법 많이 들었습니다.
여러분!!!
돈으로 당선된 사람은 본전 생각에 절대 깨끗한 정치 못합니다.
본전만 생각하면 다행이죠, 다음 선거 생각에 뿌렸던 돈 두배는 걷으려고 할 겁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선거판에서 돈 받으시려는 분들. 사탕 한 알, 과자 한봉지라도 얻어보려고 서성이는 분들!!
그런 여러분은 지금 이 땅에서 앞으로 수십년을 살아가야 할 우리들과 우리 후세들의 인생을 그 가짢은 돈 몇 푼에 파시는 겁니다.
그렇게 행동하시고 뒤에서는 '먹고 살 꺼리가 없다', '정치인들 다 도둑놈이다'라고 하시는 겁니까?
쯧쯧쯧.....
오늘 전 본 게시판에 올라온 많은 출마자의 글을 보면서 두가지의 조촐한 생각을 했습니다.
최대한 많은 후보자가 나와서 더 좋은 정책, 더 좋은 생각들을 주고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그 첫번째였구요.
다른 하나는 지지자인지 알바생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남기는 흐뭇한 모습과 밑도 끝도 근거도 없는 비난 글을 남기는 참 철딱서니 없는 모습, 두 가지의 교차되는 성향을 보며 스물스물 올라오는 씁쓸한 마음이었습니다.
남원시민여러분,
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제 이웃이고 친구이고 가족인 여러분께 작은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지금 남원시민이 생각해야 하는 것은 오늘에 대한 비판을 받아줄 그 누군가가 아니라 내일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공갈빵같은 공약 말구요.. ^^*)을 제시할 그 누군가 입니다.
지금 남원시민이 받아야 할 것은 돈이 아니라 오늘보다 내일은 더 좋아질거라는 소소한 희망의 불씨입니다.
지금 남원시민이 해야 할 일은 각종 흑색선전에 흔들리지 않고 여러가지 정보를 꼼꼼히 분석하고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를 열심히 응원하는 열정입니다.
유권자 모두가 선거에 대한 옳바른 인식과 선세대로써의 책임을 곰곰히 생각했으면 합니다.
논리적인 비판과 전략적인 비전제시 그리고 내일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선거문화가 지역의 발전을 이끄는 초석이 될 것임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나 많은 분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이렇게 용기내어 글을 올렸네요.
잠들기 전, 진심으로 고향의 발전을 기원하고 또 기대합니다.
늦은 시간 촉촉해진 하늘을 보며 강태공의 마음으로 주절거려 봤습니다.
모두 안녕히.. 그리고 평안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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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2 00:2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