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채 남원 문화원장 말씀“남원동학 농민군이 남원 관아를 불 태웠단다.”에 대한 공개 질의서 2
단국대학교 건축대학 김종영 강의교수 소장품 공개
글쓴이 한병옥
편집수정 김태윤
사진자료 제공 김종영 동학 농민 혁명군이 남원관아를 불태웠으니 그 사실을 명기되지 않은 표지석을 세울수 없다는 이병채 남원문화원장의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발언에 필자를 비롯한 몇 명은 남원 문화원에 그것이 적혀있다는 상량문(上樑文)공개를 요구하며, 그런 일이 있을 수 없음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2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남원문화원에서 내놓은 것은 상량문 복사본이라는 것의 앞장과 끝장이 다였고, 그에 의하면 <동비東匪)>라는 글자로 읽을 수 있겠다. 싶은 부분이 겨우 찍혀나온 것 외에는 동학 농민군과 어떻게도 연관지을 수 있는 내용은 없었다.
남원 문화원에서 확보한 전부가 그것이라는 것이다.
상량문 원문을 몇 명이 함께 보았고, 그래서<동비>가 불 지른 내용이 확실하다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 상량문 원문을 입수하려는 방법을 찾던 중 동학회원 한분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그 원문을 찾아 냈다. 그러나 상량문 원문은 바로 사라져 버렸고 다른 방법으로 상량문 원본 사진을 확보하였다.
상량문 내용을 설명하고자 한다.
제목<중수重修 동각東閣 상량문上樑文>은 전체길이가 세로 35cm 가로135.5cm 두루마기 형식으로 되었다.
총 744자로 된 장문은 세분화 해보면, 제목 7자. 본문 664자. 마무리부분 73자 되었으며, 본문 중 서문이 141자. 본 내용이 463자. 마무리 60자로 되어 있고, 끝부분은 상량 년월일과 중수 참여 인물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다.
대단히 긴 이 상량문은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 서문 부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전반부는 관아의 중수기준, 동각의 정의, 관아 터, 관아가 하는 일, 남원의 역사, 지형과 관할 구역, 터를 잡은 내력과 이유, 관아의 임무가 요약정리 되어 있다.
여기 까지가 남원 문화원에서 입수해 공개한 내용이다.
지난해 가을동비라고 번역할 수 있는<내어작추迺於昨秋 동비東匪)..> 부분에서부터 본문은 시작 된다고 보아도 좋겠다.
이 문제는 다음에 구체적으로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멈춘다. 이어 황량하고 황폐한 모습이 그려진 다음 위정자(태수)가 동관에서 하는 일, 동각 건립의 어려움과 자세, 그 시기(농한기), 동각 건축의 바람과 기대, 동관 의 동. 서. 남. 북. 상. 하의 조망과 운문으로 이어진다.
본무문의 마지막 부분에는 상량 후의 바람으로 쓰여 져 있다.
마지막 말미에 상량의 년월일<개국 504년 을미(1895년) 4월 26일 오시>로 되어 있다.
知(지)府(부) 申佐熙(부사 신좌희)에 이어서 중수관계자 10여명이 연명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상량문의 특징은 앞으로 더 연구 해야지만, 우선 드러난 것은 철저하게 대구(對句)로 쓰여 졌다는 것이다. 특히 숫자의 경우 단 한자의 예외도 없이 반드시 숫자로 대응하였고, 어조사 역시 같은 어조사로 대응하려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대를 맞추기 위해 얼마나 노심초사 했을 것인가 싶고 그 능력에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어떤 무리함이 개입 될 수 있지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여기에서는 상량문 전문을 다룰 생각은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다만 본문이 시작된 처음에서 부터 44자 ~55자만 문제가 될 뿐이며, 이 내용과 해석으로 이병채 남원문화원장의 발언에 대한 진위 혹은 경중이 가려질 것으로 본다.
중수 동각 상량문의 본문 번역과 해석에 들어가기에 앞서 말 해 두어야 할 것은 필자의 한문 실력이 지극히 척박하여 전공자에게 번역을 의뢰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필자가 재 해석해야 하는 경우가 없지 않기도 하다.
그러나 이 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필자에게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한다. 또 하나의 전재는 이 상량문이 진본임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우선 글씨의 정밀함이 그렇고 <태수가 거처하는 곳을 동각>이라 하며 <대방부의 정각>이라 한 내용, 또한 이 동각을 기준으로 한 동.서. 남. 북의 지형에 나타난 남원의 지명과 일치 한다는 데서 그렇다.
다만 이 상량 년월일이 을미년(1895)으로 돼있는데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다음해, 그 어지럽고 힘든 해 그것도 4월에 동관을<중수>하여, 상량을 올릴 수 있었을까? 하는 의심을 아직 풀지 못한 상태임을 밝혀둔다.(불탄 동각 건물을 새로 짓는데 5개월?)
문제는 <지난해 가을>로 번역 할 수 있는 <내어작추 迺於昨秋>에서 시작 된다. 지난해는 동학 농민혁명 기간인 1894년 이다. 이해 가을이면 김개남 장군이 임실 상이암에서 나와 남원관아에 자리 잡고, 북진(北進)을 준비하고 있을 때다. 이때 동학 농민군이 관아를 불태울 턱이 없다.
다만 이 구절에서 글쓴이의 의도는 동학 농민혁명의 기간을 축소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나 의심할 수 있다. 남원에서 동학 농민군이 최후로 대패해 철수한 때는 음력 11월 하순 이였으니 겨울로 봐야한다.
동학 농민군이 관아를 불 질렀다 해도 철수하면서의 일일 수 있지 그 이전에 관아를 불태웠다고 볼 수도 없다.
이어지는 문장이 <동비東匪 회겁灰劫>이다. 가장 난해하고 해석하는 방향에 따라 천차만별 일 수 있는 대목이다. 첫째 동비라는 용어이다. 동학 농민군을 칭하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동학 농민군을 부정적, 적대시, 비하, 혐오하는 악의적인 용어다. 글쓴이의 동학 농민군에 대한 관념이 반영 된 용어다.
灰(회)劫(겁)인데 회는 재, 잿더미를 뜻하는 글자다. 겁은 겁탈하다. 위협하다의 뜻이다. 이 글이 동각 상량문이고 보면 이 앞에 동관을 넣어야 한다. 그러니까 “지난해 가을 동비가 동관을 잿더미로 만들고 겁탈하여”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이병채 남원 문화원장과 지인들이 함께 본 글이다. 이 근거를 가지고 이병채 남원 문화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동비가 남원관아를 불태웠다”라고 발언한 근거이다.
그 다음 문장에 “어찌 참혹함이 크다 하지 않으리오”는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대상과 한계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불태우고 겁박한 것이 동각인지, 관아 전부인지, 성 안인지, 성 밖인지는 나타나 있지가 않다. 그저 참혹한 상태일 뿐이다. 이렇게 해석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어지는 < 南(남)土(토)形(형)勢(세) > 때문이다.
여기서 <남토>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남쪽 땅”이라는 간단한 해석은 범위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넓다. 해석의 기준은 상량문에 나와 있는 동비에서 東(동) 남토에서의 南(남)이 대를 이룬다는 것이다. 댓구를 맞추기 위한 글쓴이의 의도를 알 수 있고, 그 南(남)은 남쪽 땅 전역일수도 있지만 남원으로 국한할 수도 있다. 양쪽 다 가능하다. 남원만이 아니고 국토의 남쪽 거의(영남지방은 빼고)가 동학 농민군에 의해 장악된 상태였으니까.
그렇다면 동비가 회겁 한 곳은 그 범위가 어데 인가? 동관? 관아전체? 남원 성안과 밖? 전라도 전역? 다음 문구로도 이는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다음에 이어진 문장은 <형세가 온전하고 성함이 없으리라形(형)勢(세)全(전)盛(성)이다>. 참혹한 상태가 회복될 가망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동비가 저지를 만행이 극심하여 회복 불가능한 상태임을 말하고 있다.
회복 불가능 상태의 범위는? 이 풀리지 않은 내용을 풀어주는 것은 다음이다.<세월이 흘러 해가 다가도록 모양이 갖추어 지지 않고 떨어져 나가니> 여기에서 모양새는 있으나, 낡았거나, 불에 그을 였거나, 간에 목재의 어떤 부분이 떨어져 나감을 알 수 있고, 다음의<동쪽으로 기울고 서쪽으로 치우쳐 알맞은 모양으로 시간의 흐름을 견뎌내지 못하니>라는 문장으로 적어도 동관 건물을 기준으로 한다면 건물 자체가 서 있음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세월의 흐름을 견뎌내지 못하고 있는 건물이라는 것이다.(동각東閣을 칭함)
다음으로 이어지는 글은 이 황량하고 황폐해진 참상을 목격한 고을의 老(노)人(인)과 나그네行(행)人(인)가 눈물을 흘리고 탄식하더라. 그래서 이 일“중수重修 동각東閣”을 하게 됐다는 내용이니 거론할 것이 없겠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문제의 문안을 재 점검하고, 역사적 사실에 접근하면서 이에 숨겨진 사실을 밝혀내는 일이다.
이를 위하여 필자는 딱 한권의 책에 드러난 내용 중에서 동학 농민혁명을 비호하는 측의 기록을 완전히 배제하고, 민보군이나 관군 혹은 일본 군 측의 자료만 가지고 풀어나가겠다.
그 책은<남원 동학 농민 혁명 연구 용역>전북 역사 문화 학회에서 낸 책이다.(2014.2.10완성 남원시청 납품)
<오하기문>은 구례의 유학자 매천 황현 선생이 쓴 책으로 매천은 동학 농민혁명을 비도들이 일의 킨 반국가적 난으로 보고 동학 혁명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매천은 1894년 11월 28일경에 일어난 남원 성 최후전투를 기록하면서 <운봉 민보군이 申(신)時(시)오후3~5시경에 성문 아래 민가에 불 지르고 남. 서 두문에 나무단을 쌓고, 기름을 부어 불을 질렀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대나무를 문짝같이 짜서 나무단에 묶어 짊어 지게하여 구부린 채 뒷걸음질로 성문에 날라다 쌓아 불 질렀다”고 표현하고 있다. 서문과 남문이 불타버리자 밀려드는 민보군을 막을길이 없어 동학 농민군은 중과부적으로 북문으로 빠져 나갔다.>(p113)
<박봉양 경력서>는 운봉민보군의 우두머리 박봉양이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쓴 기록이다.
그는 1894년 11월 28일자의 글에서 “저들 무리들은(동학농민군)상황이 다급함을 보고는 횃불을 아래로 던져 불길이 인가로 번졌으니 그들의 계책이 다하고 힘이 꺾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포군(민보군)들과 함께 장작을 안고 불을 들고 죽음을 무릅쓰고 성문 아래를 돌진하여 한편으로 불을 놓고...이어서 또 동문과 서문의 불길이 치솟자 저들 무리들은 급히 북문을 열고 도주하거나 성을 넘어 달아났습니다.”라고 했다. 人(인)家(가)에 불이 번진 것은 동학 농민군이 횃불을 던져서 탔다는 것이다.
이어서“읍과 시골의 백성들이 밥과 술을 가져와서 다투어 군사(민보군)들을 먹이면서 성을 찾아준 노고에 감사하고 도망간 적들을 잡기를 원했습니다”그래서 남원성에서 며칠을 묵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동년 12월3일 경군과 일본군이 전주에 와서 참언을 했으나 용인하지 않은 것 같아 남원부의 모든 일을 경군과 일본군에 맡기고, 구례군 산동원으로 군대를 이동 시켰다는 것이고, 동년 12월 5일 일본군 대대장이 전남 나주로 와 달라 해서 갔더니 결박하여 구금시키더라는 것이다.
박봉양은 서울로 압송되어 3달간 감옥에서 갇혀 있다가 3월 29일에 비로소 풀려났다 는 것이다.(p334~343)
그런데 관군인 경군과 일본군의 입장에 농민군과 대적하여 혁혁한 공을 세운 운봉 민보군의 우두머리 박봉양을 일본군은“결박 구금”하여 서울까지 압송하여 가두었던가?
이 해답은 <주한 일본 공사관 기록>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남원에 이르니 동비는 이미 보성. 옥과 현으로 도주한 뒤 였다….모두 불에 타 버려 잘 집이 한 채도 없었다…….운봉 민병들이 된장,남비, 솥, 기타 일체의 주민 재산을 빼돌렸다”고 한다.(p113~114)
필자는 제국주의 침략 야망을 목적으로 기록된 일본의 전위 부대격인 <일본 공사관>의 기록을 단 한 자도 인정 하고 싶지 않다. 이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어찌하랴?
운봉 민보군의 우두머리 박봉양의 기록이 더 사실에 접근하는지?
<일본공사관>의 기록이 더 객관적인 입장에서 선 사실일 것인지?
더구나 매천 선생까지도 민가에 불을 지른 것은 민보군이라 했다.
박봉양 자신만 농민군의 횃불에 의해 人(인)家(가)가 불탔다고 했을 뿐, 어떤 자료에 의해서도 농민군이 불을 질렀다는 기록은 없다. 더구나 관아가 됐건 동헌이 됐건 공공건물에 동학 농민군들이 불을 지르다니?
<일본공사관>기록에 보면 운봉 민보군이 남원 성을 점령할 당시 동학 농민군의 군량미가 많이 있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남원 성을 빼앗기면 적의 식량이 될 군량미는 그대로 두고 남원 관아를 불을 지를 위인이 있겠는가?
위 기록을 종합 해보면 관청을 불태웠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며, 다만 전투 중에 건물이 다쳤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과학적 증거도 없이, 2013년 12월18일 “이병채 남원 문화원장의 동비들이 남원관아를 불 질렀다”는 발언은 남원 동학의 역사 왜곡이자 모욕이며, 공인 이병채 원장은 그 말에 책임을 져야하며, 남원동학 유가족과 남원시민들이 모인 공식 석상에서 공개사과 해야 한다.
남원 문화원은 문화원 홈피에 공식 사과 글을 게재 할것을 요구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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