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제와 제비이야기
남원문화원 원장 이 병 채
요즘 가는 곳마다 꽃 반, 사람 반이라 하여 가을꽃 향기 따라 가노라면 산과 들녘에는 국화꽃이 만발하고 구절초 향기 그윽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지난 주말 10월 13일은 중양절(중추절)임과 동시에 제21회 흥부제와 시민체육대회가 시내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졌으며 이날 국화전과 국화주에 취해 시민 모두가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중추절에 피는 구절초는 줄기에 아홉 마디가 생겨 이름이 구절초라고 했던가? 흥부전에 등장하는 제비는 제비꽃 피고 진달래 피던 3월 3일 삼짓날에 왔다가 음력 9월 9일 중양절(중추절)에 강남으로 간다고 했다. 음양사상에서 양수에 해당하는 길일에 왔다가 길일에 떠난다 하여 예로부터 귀하게 여겨왔다.
이제 제비는 나고 자란 고향을 떠나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강남으로 찾아간다. 그런데 왜 강남이라 했을까? 강남은 어디일까? 강남을 중국 창강(양쯔강) 이남지역을 말한다. 강의 기준이 중국의 중부지역을 서에서 동으로 관통하는 창강을 기준으로 했다.
창강 이남은 겨울에 제비가 있을까? 아니다 여기도 우리나라와 같이 제비가 번식하는 곳이고 가을이면 더 남쪽으로 내려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이런 말이 나왔는지 궁금하기는 매한가지다. 강남은 중국인들이 겨울에도 따뜻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상징하는 곳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나서 자란 제비는 어디에서 겨울을 지낼까? 새들의 이동을 연구하는 조류학자들은 그 경로를 알아내는 방법으로 가락지 추적장치 레이더를 주로 활용한다. 제비는 주로 발 가락지를 달아서 이동 경로를 확인한다. 최근 철새연구센터에서 발표된 내용을 보면 일본에서 2007년 7월에 단 제비가 우리나라 홍도에서 2010년 4월 관찰 확인한 사례가 있다. 이렇게 제비는 고향도 한곳을 고집하지 않고 일본도 가고 북한도 가고 있다.
국내자료와 일본자료를 종합하면 제비의 월동지는 대만과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지방이다. 거리로 따져보면 짧게는 대만 약 1,500km에서 길게는 호주 5,500km 정도가 된다.
필리핀에서 발행한 도감에는 9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관찰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늦게는 5월에 이동하는 개체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넓게 분포하는 새 가운데 하나인 제비는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아메리카까지 넓게 퍼져있다. 제비는 전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으며 우리나라와 호주, 동남아시아 일본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들을 보이지 않게 이어주는 철새이다.
이번에 떠난 제비들이 월동지에서도 무사히 잘 지내다 다시 이곳 고향땅 남원 흥부공로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다음 제22회 흥부제는 우애, 나눔, 보은, 행운의 잔치는 제비를 비롯하여 박흥보 가족에 관해 좀 더 연구하고 분석 검토하여 철저한 대책을 강구, 뜻있고 보람된 흥부의 제전이 펼쳐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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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18 09:3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