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예절과 격몽요결
남원학연구소 소장 노상준
교양의 척도는 자신의 인격을 다듬는 수양과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예(禮)스러움으로 가늠할 수 있다.
대인관계에서 상대에 대한 호칭과 말씨, 장소와 경우에 따라 복장과 행동방식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오랜 관습에 의해 정해진 방법이 확립되어 있어 그 방법은 사회공통의 생활 예절로 발전, 이어져 오고 있다.
예절(禮節)은 같은 생활권 안에 사는 사람들끼리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데 있어 함께 지키고 따라야 할 규범이다.
규범을 잘 지키고 따르면 ‘예스럽다’ 하여 사람대접을 받지만 그렇지 않으면 ‘무례(無禮)하다’ 하여 불쾌하고, 바르게 행하지 않으면 비례(非禮)라 하여 서운하게 하고, 알면서도 행하지 않으면 결례(缺禮)라 하여 서운해 하고 규범을 일부 유보하여 행하지 않으면 실례(失禮)라 하여 상대를 불편하게 하고, 지나치게 과장되게 하면 과례(過禮)라 하여 상대를 곤혹(困惑)스럽게 하고, 마음 없이 겉치레만 하면 허례(虛禮)라 하여 상대를 욕되게 한다.
예(禮)는 안으로는 정성스러움과 밖으로 나타난 행동으로 옮길 때에는 ‘윗분에’ 대하여는 공경스럽게, ‘아래분에’ 대하여는 사랑스러워야 한다.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어른을 공경하고 아래 사람을 사랑하는 뜻을 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밖으로 나타나 행동화 하지 않으면 비례라 할 것이고 겉으로 공경과 사랑을 표하지만 정성스러운 마음이 없는 겉치레라면 허례에 불과하여 “예”라고 할 수 없다.
예의 근간은 어짐(仁)과 착함(善)의 외부적 표현이므로 경(敬)과 함께 예스런 행동의 근간이 된다. 우리나라 대석학이신 이이 율곡(李珥栗谷 1536~1584)께서는 ‘사람다운 사람이 되려면 누구나 학문을 닦아야만 한다’ 하셨지만 학문이란 말을 어렵게 듣지 말라고 하셨다.
• 어버이가 자식을 사랑으로 대하는 길을 배우는 것도 학문이요, 자식이 어버이를 공경하고 효도해야 함을 깨닫는 것도 학문이라 하였다.
• 신하된 사람이 마땅히 충성해야 하는 것, 부부가 마땅히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되, 각기 일정한 직분이 있어서 서로 침범하지 못할 구별이 있음을 깨닫는 것도 학문이다.
• 형제간에 서로 살뜰한 우애를 지녀야 하고 젊은이가 어른을 받들어 모셔야 함을 깨달음도 학문이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서 두터운 믿음으로 대해야 함을 깨닫는 것도 학문이다.
따라서 학문이라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어떤 일을 행할 때 당연히 해야 할 사람의 도리를 깨우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학문을 한답시고 깊고 높아, 그 뜻을 헤아릴 수 없는 ‘이상한 것에 마음을 두는 것은 옳지 못하다’ 하시었다. 사람들은 이처럼 학문이 우리들의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래서 제멋대로 높고 멀어서 행하기 어려운 것으로 생각한다. 학문은 특별한 사람이나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자기는 아예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니 어찌 딱한 일이 아니겠는가, 하시었다. 〚격몽요결擊蒙要訣〛에서는 글을 처음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가를 깨우쳐 주는 것은 좋은 일이라 하시었다. 이 책에서 우선 학문하려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쓰고, 선비다운 몸가짐과 부모님을 잘 모시는 일, 다른 사람에 대해서 갖추어야 할 예절을 말씀하셨다. 격몽요결이라고 함은 글을 처음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책을 읽어 그들의 마음을 씻어 어리석음에서 떨쳐 일어나게 되기를 바라고, 그리고 이 책을 바탕삼아 공부를 시작하게 하고, 나 또한 이를 계기로 스스로 반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라고 하시었다. 우리 조상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했느냐를 아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지혜이고 지침이 된다.
자유게시판 > 신문고·자유게시판 125 페이지
13-11-19 16:4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