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이 되려면 정말 힘들다
남원학연구소
노 상 준
입후보자를 영어로 캔디디트(candidate)라고 한다. 이 말의 연원을 찾아보면 흰 장옷을 입은 사람이란 뜻이라고 한다. 고대 로마 선거에서 입후보자들이 모두가 순백색의 옷을 입고 선거에 임했던 데서 나온 말이라 한다. 바로 한 점의 티끌도 없는 결백과 사심이며, 속임수와 변절이 없는 유권자와의 약속을 흰 가운 같은 옷으로 상징하였던 것이다. 1896년 미국대통령에 출마했던 브라이언은 로마시대의 하얀 장삼(가운) 차림으로 유세를 다녀 인기를 모았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
선량은 정책공약 이전에 백의로 상징되는 인간적, 도덕적 소양을 먼저 시민들로부터 보장받아야 한다. 돈에 오염되지 않은 결백, 비굴하지 않는 용기, 사욕으로 변절하지 않는 의지가 유권자에게 인정돼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선거가 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선거만큼 이웃 간에, 지역 간에, 친우 간에 학연, 혈연, 지연이 난무한 일은 없을 것이다. 지역이 사분, 오열 된 것 같다.
이럴 때에는 지방선거는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들기도 한다. 지방화시대 시대착오적 생각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오죽하면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마저 계신다. 각 지방의 다양한 문화와 전통이 국가의 문화로 융합될 때 그 나라 문화는 탄력성이 있고 저력이 있게 되듯이 지방정치의 활성화는 바로 한국 정치문화를 풍부하게 하는 지름길인 것이다. 우리나라는 독특한 지방문화와 전통이 있어 지방정치도 특색 있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지방화시대 향토문화와 이에 연계한 지방정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방문화의 정체성도 정립되지 못하고 또 지방문화의 특성을 인지하지 못한 후보자들이 있어 지역행정과 문화를 산으로 바다로 이끌려는 현상을 종종 볼 수 있다.
모든 후보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 역사와 문화재의 유래도 모르시는 분이 지역을 어떻게 가꿀 수가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도 백성이 사람을 뽑아 정사에 참여시킨 고대 민주주의의 흔적이 문헌에 있다 한다. 예를 들면 통정대부니, 인록대부니 하는 것들이다.
고대 중국에서 백성을 뽑아 정치에 참여 시켜 나랏일을 크게 부축한다는 뜻에서 대부(大夫)란 말이 생겼다고 한다. 대부에도 지금 국회의원에 해당하는 장대부(壯大夫), 도의원에 해당하는 중대부(中大夫), 기초의원에 해당하는 소대부(小大夫)가 있었다.
이를 통틀어 백성들이 뽑는다고 해서 선량(選良)이라 했으며, 선량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육덕(六德), 육행(六行)을 합하여 십이조(十二條)라는 것이 있었다고 한다. 여섯 가지 덕목은 지(智), 인(仁), 성(誠), 의(義), 화(和), 충(忠)이요, 여섯 가지 행실은 효(孝), 우(友), 목(睦), 겸(謙), 임(任), 휼(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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