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문화원 임직원 여러분께 올리는 글
남원문화원 임직원 여러분께 올리는 글
여러 가지로 바쁘실텐데 시간을 할애하도록 해 미안하고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거두절미하고 본 건으로 들어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와 남원동학농민혁명유족회(이하 우리)는 남원문화원과 싸워야 할 일이 전혀 없고 남원문화원이 그 사명을 충분히 다하여 남원의 역사와 문화의 위상을 드높여 주십사 하는데 모두 뜻을 같이 하고 있으며 간절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다만 밖에서 저희들이 볼 때 현 남원문화원의 원장 이병채(이하 이병채씨)는 문제의 인물이어서 또 다시 문화원을 이끄는 수장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절박한 생각에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논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잘 아시다시피 우리와 이병채씨가 대립하게 된 것은 「중수동각상량문(이하 상량문)」의 동비회겁『東匪灰劫..... : 동비가 불지르고(잿더미로 만들고) 겁박 했으니......』에 있습니다. 이를 이병채씨가 ‘동비가 남원관아를 불태웠으니 이 사실이 명기되지 않은 표석은 세울 수 없다’는 공식석상의 발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일 발언 현장에서 항의했으나 본인의 발언을 굽히지 않아 우리는 긴급히 원문을 입수해 해석, 분석한 결과 문제의 대목은 동학농민혁명 당시 남원관아의 관할지역 전체를 그렇게 표현한 것이지 남원관아(동관)을 불태우고 겁박한 것이 아니며, 남원지역에서 농민군이 관아건 민가건 간에 불태운 사실이 없고 민보군과 왜군이 한 짓들을 동비가 한 것으로 악의적 왜곡을 한 것임을 밝혀냈고, 2월19일 이전 이병채씨에게 상량문 원문 공개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달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병채씨는 원문도, 번역문도 상량문을 보았던 당시 같이 입회했던 사람들의 명단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병채씨는 3월13일 번역문이 도착한다 했지만 14일 남원문화원 총회에서 상량문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을까요?
둘째, 이병채씨의 역사 인식에 대한 문제입니다. 그분 스스로 밝힌대로 한문(漢文)에 대한 전문성이 없으면 그만큼 더 신중했어야 할텐 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같이 보았다는 사람들의 명단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동석한 인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아닐까요?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회(灰)’ 한 글자로 인해 이병채씨의 역사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이병채씨의 머리와 무의식 속에는 1894년의 농민혁명이 동학란이고 농민군은 동비라는 관념으로 마비돼 있는 상태가 지속되었다고 봅니다. 지난 11일 우리와의 대화 중 이병채씨는 ‘동학관련 특별법이 언제 제정되었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돼 동학농민혁명군의 후손들이 명예회복을 이뤄낸 지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 사람이 남원문화원을 8년간 이끌어 왔습니다.
셋째, 자신의 말과 행동을 책임지려 하기는커녕 남에게 전가하려는 행태를 계속하면서 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시겠지만 1월28일 발언은 자기 자신이 한 언행입니다. 그런데 3월12일 남원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사과문이라는 글에서는 남원시장과 용역책임자를 물고 들어갔습니다. 작금의 사태가 본인의 잘못이 아니며 주변여건 때문에 했다는 방향으로 몰아가면서 타인에게까지 곤혹스러움을 전가시키고 있습니다. 참으로 떳떳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남원문화원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남원문화원의 운영에 추호도 간여할 생각이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원문화원의 원장은 남원의 역사와 문화를 이끌어 가는 수장이며 남원의 정신·문화의 얼굴인 공인임을 분명히 합니다. 문화원장이라는 자리가 문화원의 회원이나 이사 이외의 불가침의 영역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남원문화원 회원의 명단과 주소를 입수하여 이 글을 발송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이사회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로 거부당했고, 이사님들의 명단도 회원을 통해서야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정관이나 실행규칙 어디에 그런 것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현재의 남원문화원이 죽의 장막 상태라는 것만 느끼고 있습니다. 남원문화원이 왜 이래야 되는 단체인지 가늠이 가지를 않습니다.
너무 길어졌습니다마는 우리는 지난 2개월여의 이병채씨와의 만남을 통해 남원문화원의 수장으로 이병채씨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유서 깊은 우리 남원의 역사와 정신과 위상이 더 더렵혀지고 부끄럽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임직원 여러분들의 역할과 힘이 절대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어 위와 같은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번거로움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부디 임직원 여러분들께서 남원의 더렵혀진 얼굴을 깨끗하게 씻어낼 수 있게 행동해 주시기를 앙망합니다. 건강하시고 건투하시길 축원합니다
2014. 3. 19.
남원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남원동학농민혁명 유족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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