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현상과 지방선거
남원학연구소 노 상 준
요새 중국발 미세먼지인 황사(黃砂)에 관한 날씨가 연일 뉴스에 나오고 있다. 이런 뉴스가 금년뿐 아니라 재작년에도 옛날에도 있었던 것 같다.
미세먼지 때문에 짜증이 나고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황사 마스크가 없어서 못 파는 지경이며 어린이와 노약자는 병원을 찾기도 한다.
우리 하늘을 누렇게 한 황사현상은 매년 이때쯤이면 단골손님이 되었다.
몽고의 고비사막의 황사풍이 원흉이고, 이것에 가세하여 중국의 현대화, 공업화의 부산물이 바람을 타고 함께 날아와 새로운 환경 공해 문제를 안게 되었다. 비가 오랫동안 내리지 않으면 고비사막 일대에 풀이 자라지 않고, 풀이 자라지 않으면 편서풍이 모래를 교란시켜 황진만장(黃塵萬丈)을 이룬다. 황사풍이 운반하는 모래가 얼마나 많으면 황하(黃河)가 되고 황해(黃海)가 되었으며, 퇴적한 황토(黃土)가 자양되어 중국문명이 그 터에서 싹텄을까? 그 황사풍이 황해를 가로질러 우리나라에 기상이변을 가져온 역사는 유구하다. 공민왕 16년 3월에 7일 동안 폭풍이 불어대는데 황진 때문에 눈을 뜨고 돌아다닐 수가 없어 임금은 신돈을 시켜 문수회(文殊會 : 뛰어난 지혜의 공덕을 지닌 문수보살을 신앙하는 법회)를 베풀어 바람을 자게 하도록 하였다 한다. 이 황사가 비에 묻어 내리면 누런 비가 되고 눈에 섞여 내리면 붉은 눈(赤雪)이 된다. 누런 비, 붉은 눈의 기록은 비일비재하며 그럴 때마다 정치에 대한 하늘의 응징으로 받아들이고 근신하였다. 또 황사풍이 안개에 찌들어 황무(黃霧)가 되기도 한다. 고려 현종 때 누런 안개가 나흘 동안이나 사방을 가려 역질이 번져 죽는 자가 많았다. 이때 정승 ‘유진’은 “음양이 어긋나 누런 안개가 끼는 것은 형정(刑政 범죄에 관한 방면의 행정)이 시기에 맞지 않은 까닭입니다”라고 아뢰어 형정을 개혁하였다. 음양이 어긋났다 함은 정치가 균형을 잃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황사 현상은 우리 한국사에서 정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천심이심(天心以心)이라 하여 인도(人道)나 정도(正道)에 어긋남이 있으면 이 같은 기상이변으로 경고 받는 것으로 알았다.
요사이 황사현상이 자주 일고 정치권도 뒤숭숭하다. 무엇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마치 기상도를 보는 것 같다. 6월 달 지방선거를 맞아 동분서주하는 후보자들, 그리고 숙덕공론하는 유권자들, 무엇이 정말 지방을 위한 길인가? 유권자는 명심해야 한다. 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교훈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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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3-07 10:2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