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매미의 향연
남원학연구소
노 상 준
맴맴 맴맴 매미는 참 불쌍하다.
3년~5년, 5년~6년 종에 따라 차이가 많으나 어떤 매미는 땅속에서 17년이나 살다가 성충이 되어 겨우 2주~4주 살다간다. 매미는 5~6년 이라는 긴 세월 동안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있다가 장마와 더위가 시작되면 나뭇가지로 올라와 우화(羽化:곤충이 애벌레 또는 번데기에서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는 일)하여 세상 밖으로 화려한 외출을 한다.
한여름 수컷 매미가 극성스럽게 울어대는 이유는 암컷을 유인하기 위해이다. 수컷 매미의 뱃속에는 “발음근”이라는 근육이 있는데 이것이 빠르게 수축하면서 진동판을 떨게 해 소리가 나고 공명실은 소리를 더 크게 울리도록 해준다. 수컷들은 각각 떨어져서 울지 않고 한 나무에 모여서 시끄럽게 울어대는데 소리를 크게 하면 암컷이 잘 모여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85db~ 90db로 비행기의 소음과 맞먹을 정도라고 한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종류에 따라 다르다. 몸집이 가장 큰 말매미는 찌이, 오동나무와 뽕나무를 좋아하는 참매미는 맴맴맴맴, 온몸에 털이 난 털매미는 니이니이, 쓰름매미는 쓰르람쓰르람, 여름끝 무렵에 울어대는 애매미는 쓰크쓰크호하고 운다.
매미는 한여름을 즐기는 숲속의 교향악단 같다. 매미는 허물을 벗음으로써 새 삶을 누린다는 특성 때문에 재생과 부활의 상징으로 칭송되었다. 또 한여름에 울기 위해 몇 년을 땅속에서 애벌레로 지낸 매미를 죽이면 천벌을 받아 가뭄이 든다는 미신도 있다.
그러나 실제는 나무의 수액을 빨아 먹고 사는 해충이다. 애벌레 때는 땅속에서 나무뿌리의 즙을 빨아먹고 자라며 성충이 되면 나무에 관모양의 침을 꽂고 당분을 빨아먹어 가지를 말려 죽인다. 특히 유지매미는 사과나 배 같은 과일에 알을 낳아 과일을 상하게 하는 등 그 피해도 크다.
만물에 영장인 인간에서 미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주어진 하늘에 뜻에 따라 공생하면서 수만 년을 살아간다. 만물의 영장이란 인간도 하찮은 미물과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유아기를 거쳐 청장년 노년기에 이르는 인생여로가 길다고만 할 수 없다. 모든 생물은 조물주 섭리에 따라 대자연 속의 구성원으로 태어나 한 생명 다 하고 자연으로 되돌아간다. 모두가 하늘의 뜻에 따라 구름같이 왔다가 구름같이 가 버린다.
우리는 사는 동안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행복은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욕망이기 때문에 인생최고의 목적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인간이 갖고자 하는 행복이란 어떤 것 일까? 행복의 여신과 불운의 여신은 우리의 뜻과는 상관없이 곧 잘 찾아오고 또 가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인생에는 행, 불행의 리듬의 연속선상에 놓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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