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되면 제일 먼저 새싹 나오는 새싹 나물은 홑잎나물이다.
귀신을 쫓는다는 화살나무의 새순 홑잎나물은 그 맛이 쌉쌀하고 고소하다. 그다음에는 원추리나물, 두릅나무순, 돌미나리, 고사리 취나물, 돌나물이 계속 나와 싱그러운 모습으로 식탁의 한자리를 차지하며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모든 새싹이 나오기 전에 나오는 나물들이 있다. 바로 냉이와 달래, 고들빼기와 황새냉이 이다. 새싹 나물이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라면 뿌리 나물은 쌉사래하고 매콤한 맛이 난다. 그 가운데 고들빼기와 황새냉이는 맵고 쓰고 고소한 맛으로 봄철 식물을 식욕을 돋으며 주는 귀한 나물들이다. 나물을 식탁에 올리려면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한다. 따가운 봄볕속에서도 온 산을 찾아다니고 들녘에 쪼그리고 앉아서 집에 가져와서 흙을 털고 다듬고 괘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이 모든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나물이 선사하는 건강한 맛 덕분이다.
이사야는 오실 예수님을 가리켜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으며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움 것이 없도다” (53:2) 우리식으로 말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그 분은 봄의 새싹 나물 같고 뿌리 나물 같다.” 이는 외모 지향적인 표현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보시는 기준의 내면의 모습을 두고 하신 말씀이다.
우리도 봄나물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 정직한 내면의 모습을 갖춘 사람, 생각과 마음과 인격과 행동이 올바른 사람으로 믿음의 덕을 베풀어 주는 사람이 봄의 새싹처럼 향기로운 사람이면 좋겠다. 재력, 학력, 용모와 키, 그리고 환경을 보지 않고 진실한 봄 내음이 풍기는 봄나물 같은 사람과 인생길을 열어놓고 함께 걸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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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4-25 09:49: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