靜 思(고요히 생각함) 김억령 작시
每欲移家 住近山 (매욕이가 주근산)
此身於世 不相關 (차신어세 불상관)
須營草閣 無墻壁 (수영초각 무장벽)
盡取千峰 入臥間 (진취천봉 입와간)
산 가까이로 집을 옮겨 살으려네
이 몸 세상 명리에 마음 두지 않으려네
담장도 없는 초가 한 채를 짓고
이산 저산 봉우리 안방까지 불러 드리려네
조선시대 金柏齡이란 분의 靜思라는 시 한편이다
초야로 물러나 마음을 비우고 살려는 마음이 눈에도 선하다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비운다고 하지만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진정 욕심을 내려 놓으려 거든 우선 작은 집을 마련해야한다
우리 선인들 처럼 초가삼간을 지어 살면
거창한 가구나 많은 물건들이 무용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장식품이라도 이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
그것이 가능할 때라야 욕심이 마음에서 자리하지 못하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면 삼라만상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위 시인은 욕심과 천봉의 아름다움을 바꾸고 싶다는 것이아닌가?
소동파의 적벽부를 보면 천지지간의 모든 물건은 각각 주인이 있어
일호 (하나의 터럭만큼)라도 임의로 취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다만 강위로 부는바람 산간의 밝은 달은 누가 가진들 뭐라하는 사람이 없고
아무리 즐긴들 다함이 없는 조물주의 무궁무진한 보물 이라하였다
중국에는 소동파의 적벽부를 읽지 않고는 詩를 논하지말라 라는 말이 있다
선인들의 넉넉한 풍류가 보석같이 빛나는 시한편이다
소동파의 적벽부의 한 대목을 함께 적어본다
且夫天地之間 物各有主 苟非吾之所有 雖一毫而莫取
(차부천지지간 물각유주 구비오지소유 수일호이막취)
또, 대저 천지 사이의 사물에는 제각기 주인이 있어,
진실로 나의 소유가 아니면 비록 한 터럭일지라도 가지지 말 것이나,
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 而得之而爲聲 目遇之而成色 取之無禁 用之不竭
(유 강상지 청풍 여 산간지 명월 이득지이위성 목우지이성색 취지무금 용지불갈)
강 위의 맑은 바람과 산간(山間)의 밝은 달은,
귀로 얻으면 소리가 되고 눈으로 만나면 빛을 이루어서,
이를 가져도 금할 이 없고, 이를 써도 다함이 없으니,
是造物者之無盡藏也 而吾與者之所共樂
(시조물자지 무진장야 이오여자지공락)
이는 조물주(造物主)의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나와 그대가 함께 누릴 바로다."
-- 강위로 부는 바람 산위로 뜨는달 ...이는 조물주의 다함 없는 선물이다
무한하게 공급되는 이런 자연의 진가를 알지 못한다면
한 평생 인간으로 왔다가 그저 윗니와 아랫 이빨만 딱딱 마주치다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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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30 12:41: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