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의 고장 남원을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사랑 이야기
오는 8일과 9일,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정기공연으로
김시습의 한문소설 ‘만복사 저포기’를 바탕으로 한 <만복사 사랑가> 선보여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집 금오신화(金鰲新話)에 수록된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가 창극으로 살아온다.
국립민속국악원(원장 박호성)은 김시습의 한문소설 '만복사저포기'를 바탕으로 새롭게 창작한 창극 <만복사 사랑가>를 오는 9월 8일(금)과 9일(토) 이틀 동안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무대에 올린다.
김시습(1435~1493)의 '만복사저포기'는 남원의 가장 큰 절이었던 유서 깊은 사찰 만복사를 배경으로 총각 양생과 죽은 여인과의 애틋한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창극 <만복사 사랑가>는 이른 아침 만복사 절터에서 한 청년이 자신의 처지와 이름마저 같은 책 속의 이야기로 빠져 들어가는 장면을 시작으로 원작의 줄거리를 거의 그대로 따라간다.
이번 작품은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의 하반기 정기공연으로 준비한 신작 창극으로 국립민속국악원이 위치한 남원 지역의 이야기를 소재로 무대 전반과 음악에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과 남인우 연출가과의 첫 만남은 지난 해 초에 진행된 연기지도 워크숍을 통해 이루어졌다. 이후 창극의 새로운 소재를 찾고 있던 남 연출에게 만복사에 숨겨진 사랑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남 연출은 이 작품에서 왜구침입에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연화(여자 주인공)가 양생(남자 주인공)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사랑으로 이겨내는 과정을 현시대의 창극으로 풀어내고자 하였다.
극단 북새통 대표인 남 연출은 2004년 서울어린이연극제 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어린이극 ‘가믄장아기’을 비롯해 국립극단 청소년극 ‘소년이 그랬다’, 국립창극단의 ‘내 이름은 오동구’, 소리꾼 이자람의 열연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사천가’와 ‘억척가’를 연출한 바 있다.
음악감독은 단국대 교수이자 국내를 넘어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해금 연주가 강은일이 맡아서 창극에 첫 도전장을 내민다. 판소리 창법을 현대적으로 구성하고 뮤지컬의 화성적인 요소도 반영했다. 작곡에 해당하는 부분은 박우디가 맡아서 강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박우디 작곡가는 2015년 제9회 더 뮤지컬 어워즈 작곡작사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각 배역의 짧은 노래에 해당하는 부분은 각각의 배역을 맡은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들이 직접 작창(판소리의 음악적인 특징을 바탕으로 극의 흐름에 맞게 노래를 만드는 것) 했다.
창극 <만복사 사랑가>의 배역은 지난 7월에 열린 제작 워크숍 이후 자체 오디션을 통해 선정했다. 남자 주인공 양생 역과 여자 주인공 연화 역에는 각각 손재영, 김송 단원이 발탁됐다.
창극 <만복사 사랑가>는 오는 9월 8일(금)과 9일(토) 이틀 동안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에서 열린다. 전석무료이며 예약은 예약은 전화(063-620-2324~5)로 하면 된다.

▲ 연출 남인우

▲ 음악감독 강은일

▲ 연습모습 좌 양생역 '손재영' 우 연화역 '김송'

▲ 연습모습 양생역 '손재영'

▲ 연습모습 '보살들'

▲ 연습모습 '저승사자들'

▲ 연습모습 연기지도하는 '남인우'연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