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회 미스 춘향 "한국적 여인으로 세계적 배우 되겠다" 포부
-8년 만에 남원 출신 춘향 대회 상위권 입상자 나와
-이번 춘향 선발대회 '대체로 무난' 평가 속 '매너리즘에 빠졌다' 지적도
“한국적인 여인이 되고 싶어 참가했습니다.”
제82회 미스 춘향선발대회 진에 뽑힌 조승희(22, 광주, 국민대 연극영화)양은 “세계적인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인 배우가 되려면 먼저 한국적인 미인이 돼야 한다는 것으로 ‘가장 한국적인 아름다움으로 세계인에게 다가선다’는 춘향제의 지향점과 맥이 닿아 있다. 조양은 “미스춘향은 춘향의 덕목인 지와 덕, 재능을 표현할 줄 아는 끼를 가져야 하며, 뮤지컬, 연기, 노래, 댄스, 피아노 등 만능 엔터테이너인 자신이 적합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원자 312명 가운데 1등을 차지할 만한 포부와 끼가 아닐 수 없다. 조양은 미스춘향 타이틀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연예계문을 두드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상위권 입상자 중에 남원 출신도 오랜만에 눈에 띄었다. 주인공은 정(4위)에 뽑힌 양영주(21, 전주대)양. 남원 출신이 순위권에 오른 것은 2004년 최아림(5위)양 이후 8년 만이다. 양양은 “전국 각지와 해외 동포까지 포함된 31명의 결선 진출자들과 8박 9일 동안 내 고장 남원의 문화를 함께 배워 자부심을 느꼈다”면서 “이들과 헤어지는 게 아쉬워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남원과 춘향문화를 알리는 활동을 하도록 주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양양은 우선 합숙 기간 동안 친하게 지냈던 동료들과 이 같은 일을 시작한 뒤 점차 모임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위인 선에는 김다애(24, 서울 이화여대), 미에는 정은정(23, 전주, 전주대), 숙에는 최민지(22, 전주, 우석대), 현에 허윤양(19, 서울, 동일여대), 우정상에 박선주(23, 서울 한양대), 해외동포상에 조진영(20, 미국 하워드커뮤니티대학)양이 각각 선정됐다.
이번 미스 춘향선발대회는 대체로 무난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기존 춘향제를 답습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이는 주목도를 높일 만한 이슈를 만드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이었다.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은데 주최 측이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회를 관심있게 지켜본 최철민(38, 전주)씨는 “국악을 테마로 미인들에게 한복을 입었다 뿐이지 여느 미인대회와 다른 점은 못느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10여년 전부터 춘향이 얼굴에서 화장기를 지우고 뽑아보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단 한 차례도 반영되지 않은 점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시민들이 상당수였다. 박모(31, 남원)씨는 “매년 맨 얼굴의 춘향을 뽑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실현된다면 수상자는 물론 대회 자체도 상당히 주목을 받을 것”이라면서 “남원시와 KBS가 이를 시도조차 않는 것을 보면 화장품 회사나 미용실의 로비를 받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최 측의 행사 진행상 미숙함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초대받은 역대 춘향이들이 11명이 참석하여 푸대접을 받은일도 있었다. 춘향제 본 행사를 보러 온 역대 춘향이들은 본 행사장에서 스크린으로 행사를 지켜봤다. 행사가 가장 잘 보이는 좌석들은 유력인사나 지역유지들이 차지했다. 역대 춘향이들을 남원의 미를 알리는 홍보대사로 활용해도 부족할 판에 불러놓고 좋지 않은 인상만 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지훈(49, 익산)씨는 “(역대) 춘향이들이 행사장 측면에 밀려나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꼬집었고, 정모(36, 남원)씨는 “역대 춘향 중에 1등인 진이 두 명이 와있었다고 들었는데 남원 시민으로서 좀 민망한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 태 술
그룹 05 > 문화·예술·역사 0 페이지
12-05-04 13:5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