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 맹모관에 걸린 맹모상
맹부오천지교와 유태 어머니의 무릎 교육
수능시험과 골치 아픈 한국교육
얼마 전 중국 산동성 추성의 맹자사당과 맹모기념관엘 다녀왔다. 특히 맹모삼천지교의 맹자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만든 맹모전의 관람은 나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가 교육문제 아닌가?
우리나라에도 맹자의 어머니 저리가라 해야 할 정도의 맹렬 어머니들이 많다. 말을 낳으면 제주도로, 사람을 낳으면 대치동으로 가라는 말이 있다. 대치동 소재 학교에 보낼 수 있다면 위장전입도 서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맹모삼천지교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맹부삼천지교(孟父五遷至交)도 있다. 우리나라의 기러기아빠들은 물론이고 검사, 대법관, 장관, 대통령도 맹부삼천지교의 본보기이다.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법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명백한 불법행위다. 그럼에도 자녀들의 학교를 위해서 이러한 위장전입을 한 인사들이 행정부나 사법부 안에서도 부지기수로 많다.
대표적인 예로,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는 다섯 차례나 위장전입을 했다. 1995년부터 10년간 자신의 세 딸이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시점마다 수개월 단위로 위장전입을 한 것이다. 이귀남 법무장관후보의 경우는 흥미로운 기록을 보여주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조순형 의원의 질문요지다.
“후보자는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위장전입을 하고 국민에게 사과한다고 했는데, 문제는 검사가 매년 평균 150명을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기소하고 있고, 그 당시 후보자는 법을 집행하는 검사신분이었지 않는가?”
이 후보자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에 조 의원이 대답을 재촉하니, 그는 부적절한 처신(위장전입)으로 거듭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는 답변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는 어떤가?
지난 1977년-1984년까지 네 차례나 위장전입을 했는데 이는 세 딸과 아들을 리라초등학교와 경기초등학교에 입학시키려는 것이었다고 시인한 바 있다.
중국 산동성과 후베이성 교육당국은 일선학교에 맹모삼천지교교육 금지령을 내린바 있다. 환경에 적응하고 더불어 사는 법을 배워야 할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문제는 이러한 방법으로 교육을 받고 나중에 사회생활을 하게 될 자녀들이, 설사 고위직에 오른다 해도 그들 자녀들의 교육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
우리나라 교육은 무엇이 문제인가? 무엇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벌주의다. 우리나라 교육의 목표는 한마디로 일류대학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입시공부를 한다고 난리법석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점수를 많이 받아야 한다. 어느 부모도 인격적으로 훌륭히 되라고 말하는 부모는 없다. 공부시키는 열성도로 따지면 우리나라 부모들은 세계에서 둘 째 가라면 서러울 것이다. 교육은 좋다. 그러나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교육이라고 하면 이스라엘 민족을 떠올린다. 수천 년의 박해와 유랑생활에도 불구하고 가장 우수한 민족으로 지탱해온 배경에는 철저한 가정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이스라엘 인구는 780만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벨상 수상자만 해도 10명이나 된다.
‘자녀교육은 어머니의 무릎에서 시작한다.’는 이스라엘의 격언이 있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때리고 왼손으로 안아주라.’는 격언도 있다. 이 말들은 유태인 어머니의 자녀교육에 임하는 태도를 상징하는 말이다.
이스라엘 어머니들은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끊임없이 가르친다. 그들은 지식뿐만 아니라 지혜도 중요시한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종교교육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래서 자녀가 성장하기 전에 어머니의 가르침이 자녀들의 몸에 배도록 해 준다. 그래서 가정은 최초 교육의 장이 되고, 부모는 최초의 교사가 된다. 이스라엘 가정에서는 자녀교육을 지적능력보다 사람 됨됨이를 더 중요시 한다. 자녀들은 율법뿐만 아니라 예절 음악, 경제, 전쟁 등 실제 생활에 필요한 지식들도 열심히 배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거의 신앙을 가지고 있다. 어린애들에게 신앙교육을 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다. 부모들이 바빠서 자녀교육을 게을리 한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니 신앙이 생활이고 신앙이 곧 삶이다. 그리고 부모의 삶이 바로 교육의 근본이다. 좋은 부모 밑에서 좋은 자녀들이 나오게 마련이다. 부모가 모범을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위대한 스승은 부모다. 부모가 산대로 부모의 DNA가 들어가는 법이다. 부모가 엉망으로 살면 자녀도 엉망으로 산다. 부모가 불행하게 살면 자녀는 불행의 주인공이 되고, 부모가 행복하게 살면 자녀는 행복의 주인공이 되며, 부모가 믿음으로 살면 자녀들도 믿음 안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1. 유태인의 부모들은 잠자리에 드는 아이들에게 늘 책을 읽어 준다.
자주 성경이 야기를 들려주고 또 암송하게 한다.
2. 끊임없이 대화를 나눈다. 특히 밥상머리에서 많은 대화를 나눈다.
3. 놀이도 학습도 함께한다. 생후 3개월부터 어린이 집에 맡겨 공동생활을 하게 한 다. 아이들은 어디를 가나 4-5명이 그룹을 이루어 활동한다.
4. 체벌대신에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한다. 이스라엘 부모들은 아이에게 매를 드는 법이 없다.
5. 고난의 역사 때문에 아이를 강하게 키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혹독하게 대 한다. 이것이 이스라엘 부모들이 자녀를 가르치는 방법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교육 비결은 어머니의 무릎과 밥상머리교육에서 시작된다. 밥상머리교육은 우리나라의 전통교육방법의 하나이다. 옛날부터 우리는 가족들이 둘러앉는 밥상에서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덕목을 하나씩 배웠다. 우리 교육의 근원도 곧 가정이요 밥상머리교육이야말로 진정한 사교육이었다. 그런데 오늘날은 성적경쟁과 휴일도 없이 밤늦은 사교육으로 인해 가족들과 오붓한 식사시간을 가질 수 없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해서 가장 누리고 싶은 일로 가족들과의 식사를 꼽았다고 한다. 대통령선거 유세로 인해 두 딸과 가족식사를 함께 하지 못했던 그는 아이들과의 아침식사를 위해 회의 시간을 조정하여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그에게 저녁식사는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가족만의 시간으로 할당했다고 한다. 가끔 저녁 가족식사에 참석하려고 잠시 집무실을 떠났다가 식사가 끝난 뒤 다시 출근하여 새벽까지 일을 한다고 한다.
오바마가 가족식사를 우선순위에 두게 된 연유는 그의 어머니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의 어머니는 새벽 4시 30분이면 늘 아침식사를 오바마의 침대로 가져왔다. 일터에 나가야 했던 그녀가 아들과 유일하게 마주할 수 있는 아침식사 시간을 앞당겨 아이의 밥상머리교육에 헌신한 것이다. 결국 자식의 아침식사 자리를 지켰던 어머니의 열정이 오늘날 오바마 인생철학을 형성시킨 것이다.
한 가지 다행스런 일이 있다. 세계적으로 큰 회사의 신입사원을 뽑는 기준이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부 잘하고 똑똑한 놈 대신 인간성이 제대로 된 사람, 인격이 갖추어진 사람을 뽑기 시작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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