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지면 어쩌지 ? “
청양 윤기용
一嘯攀登百尺樓 일소반등백척루
怳如意到玉京頭 황여의도백경두
茫茫大野開無闔 망망대야개무합
歷歷靑山散不收 역역청산산불수
瀛閣鸞笙明月夜 영각란생명월야
鶉江漁笛白雲秋 순강어적백운추
人人信若靈霄坐 인인신약영소좌
秪有天傾杞國秋 지유천경기국추
휘파람 불며 난간 잡고 높은 루에 오르니
하늘나라 오른 듯 황홀함에 젖어드네.
아득한 넓은 들이 끝없이 펼쳐지고
줄지은 청산은 이곳저곳으로 펼쳐있다.
달 밝은 영주각에 난새 날고 생황소리 들리고
순자강 어부의 피리 소리 구름 속에 들려온다.
오르는 사람마다 하늘 궁전에 앉은 것 같으니
다만 기 나라 사람들처럼 하늘 무너질까 근심하네.
*란(鸞); 상상의 새, 오색 깃털을 가지고 있고 오음의 소리를 낸다. 길조.
*순강(鶉江): 남원의 서쪽에서 남으로 흐르는 섬진강의 중류에 해당하는 순
자강.
*기(杞): 고대 중국의 나라 이름. 기 나라 사람들이 그럴 리가 없는데도 하
늘이 무너질까 보아서 걱정하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쓸데없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뜻에서 전해지는 중국의 고사로서 흔히 쓰는 기우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것이다.
김 재 희
한 마디:
광한루에서 굽어보는 남원 일원의 풍광이 좋아 신선의 나라와 같다는 이야기
이다. 그만큼 광한루의 경치가 좋다는 뜻이다. 맨 마지막 기우에 관한 기 나
라 사람들의 고사를 인용한 것이 재미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말라는 것
이 기우의 본래 뜻인데 여기서 그 말을 쓴 것은 광한루가 바로 신선의 나라
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인데 이것은 역설적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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