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만남, 악마의 덫
‘안타깝고 슬프다. 악마의 덫에 걸려 빠져나가기가 어려울 듯하다. 그동안 너무 쫒기고 시달려 힘들고 지쳤다.
모두 내가 소중하게 여겨온 만남에서 비롯됐다.
잘못된 만남------- 너무 참혹하다.’
2011년 6월, 前 농림부장관 L씨의 유서내용 중 일부이다.
6월 12일 오후 7시께 선산에 간다는 메모 남긴 채 집을
나가 6월 13일 오전 8시 10분께 그의 차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다.
一國의 각료를 지냈고 대학 총장인 천하의 그였지만
잘못된 만남은 어처구니가 없는 결과를 가져왔다.
L씨도 사람인데 건설현장의 함바집 부로커와 친하게
지내면서 즐겁게 웃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일 개 함바집 부로커도 장관과 놀면서 주윗 사람들에게
으시대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러나,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게 세상의 이치이다.
戰國時代 말기 四君子의 한 사람, 楚나라의 春申君(?∼BC 238).
일찌기 태자 完과 함께 秦나라에 볼모로 갔을 때 태자를 고국인 초나라로 무사히 탈출시켜 훗날 고열왕으로 등극시킨 춘신군. 똑똑한 사람이다. 초나라 재상으로 권세를 걸머쥐고 당당하다.
이 사람 밑에서 3천여명 식객들이 소물대고 그 속에 李元이라는 사나이가 있다.
문제는 춘신군과 ‘이원’의 잘못된 만남이다.
춘신군이 왕으로 만든 고열왕은 자식이 없다.
춘신군은 여인들을 계속해서 왕에게 들여보냈으나 그 어떤 여인도 왕의 자식을 잉태하지 못 한다.
이 때 ‘이원’은 미모의 여동생을 춘신군에 바치고, 이 여동생이 임신하자마자 즉 춘신군의 씨를 갖자마자
다시 고열왕에게 옮겨 살도록 한다.
춘신군으로서도 손해 볼 건 없다. 훗날 그 아이가 태어나
자라서 초나라 왕이 되면 춘신군 자신의 권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리라.
곧이어 자식을 얻은 고열왕은 그 아이를 태자로 삼고
‘이원’의 여동생을 왕비로 삼으며 춘신군의 식객 ‘이원’도
중용된다.
25년간 초나라의 재상으로서 권세의 즐거움을 맛본 춘신군은 자 이제 인생의 최대 고비를 맞는다.
고열왕이 숨을 거두자 궁전에 들어온 ‘이원’은 뒤이어 들어오는 춘신군을 성문에서 처참하게 살해해버린다.
권세를 독점하기위해서 하는 짓이다.
춘신군의 머리통은 성문 밖으로 내던져져 댕그르르 구른다.
똑똑한 춘신군이었지만 권세의 연장을 꿈꾸다가 그가 직접 키운 식객 ‘이원‘과 그의 여동생에 농락당하여 어처구니없는 최후를 맞는다.
‘史記’를 쓴 사마천은 이렇게 쓰고 있다.
‘춘신군, 늙었구나!’
잘못된 만남으로 선산에서 조상께 마지막 인사를 하며
죽음을 생각하는 L장관의 모습에 이천 이백여년 전 성벽너머로 던져지는 초나라 춘신군의 머리가 자꾸 오버랩된다.
盛夏炎熱(성하염열) , 덥구나.
앞밭에 잡초가 무성하니 석양나절엔 풀을 좀 뽑아야겠다.
그리고 앞마을 형님을 꼬드겨 주막에서 막걸리나 마셔야겠다.
뻐꾹새가 울던지 말던지!
그룹 01 > 정치·사회·의회 241 페이지
11-07-01 04:03: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