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권 K O R E A
인권(人權). 사전적 의미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행사하는 권리다.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기본 개념이며 민주사회와 권위주의 사회를 가르는 척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주주의 대한민국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쉽지 않는 척박한 땅이다. 개발 이익에 눈먼 자본이 철거 난민들을 사지(死地)로 내몰고 있는 것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다수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소수의 생존권을 희생시키는 공리주의적 사고가 만연한 사회가 돼 버렸다.
인권은 정치구호가 됐다. 압축적인 경제성장의 부작용과 동시에 남북관계의 특수성으로 말미암아 이념 투쟁의 도구로 전락한지 오래다. 인권이라는 절대적 개념이 보수냐 진보냐 혹은 중도냐에 따라 상대적인 것이 되면서 표류하게 된 것이다. 인권을 표방하는 집단들이 정치색을 띄게 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이런 상태에서 인간의 권리가 온전할 리 만무하다.
지리산새벽포럼이 30여년 인권운동에 매진해 온 김동윤 목사가 설립한 ‘인권 KOREA’에 주목하는 이유다. 인권 KOREA는 김 목사가 서울 효창동 철거민들을 위해 설립한 장막교회가 모태다. 설립 6년 만에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조직으로 성장했으며, 국제적으로도 한국을 대표하는 인권 단체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 인권코레아는 금년하반기 미국워싱턴을 방문해 미국의 대표적인 인권단체인 '마르틴 킹 목사 인권재단'과 자매결연을 맺고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도 면담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귀로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방문해 유엔 인권이사회 등 인권기관과의 유대관계도 도모할 계획이다. 또한 필리핀 막사이사이상과 비견되는 인권상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인권 KOREA’가 최근 남원에 전북지부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것은 고무적이다. 특히 남원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방송국을 설치할 계획이다. '인권 KOREA 측은 전북지부를 남원에 설치한 이유에 대해 “예로부터 충렬의 고장으로 이름 높은 남원이 전북의 인권 허브도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춘향전과 흥부전의 발상지이며 판소리의 고장인 남원은 전통 문화예술의 수도”라면서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도시이고 인권의 상징도시”라고 덧붙였다. 남원이 세계적인 인권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중앙 차원의 가시적인 지원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지부장으로는 노일룡 지리산새벽포럼 운영위원장이 발탁됐다. 노 지부장은 40여년 간 의용소방대를 시작으로 무급 새마을금고 이사장, 춘향문화선양회 회장 등 다양한 봉사 이력을 가지고 있다. ‘남원의 대표 봉사꾼’으로 불리며 열정적으로 활동한 것을 평가받아 지난 3월1일 서울중앙회 본부 사무실에서민촌인권 대상을 수상하였다. 김 목사의 진정성에 노 지부장의 식지 않는 열정이 더해져 남원, 아니 전북 전체가 한 걸음 더 인간미 넘치는 고장으로 나아가길 기대해 본다.
이 태 술
그룹 01 > 정치·사회·의회 237 페이지
12-05-17 10:3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