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의원의 무리수와 민주통합당의 연이은 헛발질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남원, 순창지역 민주통합당 경선 과정에서 금품이 살포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하자 당사자로 지목된 이강래 의원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뒤늦게 이 의원에 대한 공천을 보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가뜩이나 이 의원에게 호의적이지 않았던 지역 여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비난 여론은 이 의원을 넘어 민주통합당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금품살포 의혹은 단순하다. 이 의원의 모바일 투표 선거인단 모집책이 경선이 끝난 뒤 여성 3명에게 현금을 건넨 사실이 CCTV에 포착됐다는 것이다. 남원경찰서는 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20일에는 이강래 의원의 선거 여성 모집책을 소환에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민주통합당 경선 후 향교동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이 의원의 선거운동 모집책이 현금을 유모(53)씨에게 건넨 혐의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제1야당의 원내대표와 국회 예결위원장을 지냈던 3선 의원으로 4선에 도전하고 있다. 이런 거물급 정치인이 무리수를 둔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당초 이 의원의 출마 자체가 무리였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역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 의원이 공천을 받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역 여론은 이 의원에게 냉담했다. 여야를 넘나들며 12년 동안 지역을 대표하며 요직을 거쳤지만 중앙정치에만 지나치게 몰입해 지역을 소홀히 대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12년 동안 남원 경제가 붕괴하는 동안 별다른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전북일보가 지난 2월 5일 남원, 순창지역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6.3%가 ‘인물교체해야 한다’로 답했다. ‘경륜있는 정치인이 계속해야’는 응답은 16.9%에 불과해 큰 차이를 나타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뷰’가 지난 3월 15일 남원, 순창지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강동원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이 의원이 패하는 것으로 나왔다. 이 의원과 1대 1로 맞붙을 경우 강 후보는 45.9%, 이 의원은 42.2%로 조사됐다. 민주통합당 후보가 강력한 지역기반을 갖춘 무소속 후보에게 지는 결과가 종종 나오기는 했지만 통합진보당 후보에게 패하는 결과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민주통합당에 대한 신뢰도가 그 만큼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반증한다. 이 의원이 공천을 받은 뒤 ‘당이 여론을 너무 모른다’라는 얘기가 나온 이유다.
지역여론이 민주당을 겨냥하고 있는 배경은 지난 지방선거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윤승호(민주당) 남원시장과 강인영(민주당) 순창군수 둘 다 허위사실 유포 등 선거법 위반 혐의가 드러나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직을 상실했다. 유권자들은 두 민주당 후보 때문에 재판이 진행되는 1년 여 동안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를 받지 못했음은 물론이고, 혈세 낭비도 유권자의 몫으로 돌아왔다. 타 지역에 체면이 깎인 것도 적지 않은 아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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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21 11:13: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