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당선자, 당내 정치에 허비할 시간이 없다.
진보당 부정경선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남원인의 한사람으로서 착잡한 심경을 금할 수 없다. 남원을 대표해 국회에 입성한 강동원 당선자가 진보당 소속 정치인이고 파문의 중심권에 있기 때문이다.
언필칭 ‘민주화’를 부르짖던 진보당이 공당(公黨)이 벌인 일이라고 보기 힘든 부정 경선을 모의하고 실행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부정이 매우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것이 진보당 자체 조사단의 결론이다. 그러나 부정 경선의 배후로 의심되는 진보당 내 다수 정파인 ‘당권파’는 조사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며 버티고 있다. 국민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적 행태다. 당권파는 NL(자주파) 계열로 북한 정권을 맹종해온 과거 ‘주사파’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불행 중 다행인 점은 강 당선자가 당권파에 몸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유시민 심상정 진보당 공동대표들과 함께 당권파의 전횡에 맞서는 견제 세력으로 소수파에 속한다. 그러나 강 당선자가 당권파와 하나의 정강정책 아래 묶여 있으며 한솥밥 먹는 처지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남원인으로서 좌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강 당선자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는 것부터 막아야 한다. 당권파는 다수의 힘을 이용해 버티기로 일관하며 여론의 소나기만 비켜가기를 기다릴 심산이다. 강 당선자가 속한 쪽은 소수 정파이므로 여론전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장기전이 불가피하다. 강 당선자로서는 국회 입성의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지는 셈이고 남원, 순창인에게는 불행한 일이다.
강 당선자에게는 신속하고 강한 결단이 필요하다. 직접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는 당권파와 분명하게 선을 긋는 모습이다. 이미 진보당 제1주주 격인 민주노총 내부에서조차도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검찰은 보수진영 진보단체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지만 당권파에게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어 주저하고 있다. 그러나 진보진영 그것도 같은 당 국회의원 당선자의 수사 촉구라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빠른 시일 내에 사태를 추스를 수 없다면 탈당하는 것이 옳다. 먼저 당을 바꾸는 노력을 하고 안 된다면 과감하게 박차고 나올 결단이 필요할 것이다. 최소한 민주주의 절차를 경시하고 국민을 깔보는 이들과 함께할 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강 당선자는 결코 진보당 ‘브랜드’로 당선되지 않았다. 새 인물에 대한 남원, 순창 유권자들의 갈망이 그에게 금배지를 선사했다. 당에 강 당선자가 진 정치적 빚은 별로 없다.
임기 4년 내내 당내 정치에 발목을 잡혀서도 곤란할 것이다. 게다가 NL 계열인 당권파들이 19대 국회에서 벌일 일은 집권세력과의 극한 정치투쟁이다. 국민을 바라보고 행하는 투쟁과 이들의 묻지마 투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강 당선자가 이들의 졸(卒)이 된다면 지역민과 강 당선자 모두에게 불행한 일일 것이다.
이 태 술
그룹 01 > 정치·사회·의회 234 페이지
12-05-07 13:44: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