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결국 칼을 휘둘렀다. 의대는 폐지하지만 서남대 자체는 존치시켜 정상화하겠다는 것은 말장난일 뿐이었다. 우리 남원시민은 다시 한번 중앙정부에 농락을 당하고야 말았다. 강동원 국회의원, 이환주 남원시장을 비롯한 남원 정치권의 철저한 패배다. 무능의 극치를 드러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즉각적인 해명과 대책을 내놓기를 엄중히 촉구한다. 교육부도 자신들의 잘못을 남원에 덮어씌우는 행태를 중지하기 바란다.
교육부는 29일 서남대를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했다. 경영부실대학이란 정부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정하는 대학 가운데 최악 등급을 말한다. 정부가 부실대학으로 지정하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학자금대출제한대학보다 한단계 아래로 강제 퇴출 바로 전단계다.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은 정부가 하는 각종 대학지원사업에서 제외되는 대학이고, 학자금대출제한대학에는 대학지원사업은 물론 재학생들에게 부실대학에 다니므로 등록금을 빌려주는데 제한을 두는 대학을 말한다.
더구나 최하 단계인 경영부실대학은 올해부터 제재 내용이 지난해와 달리 한층 강화됐다. 지역대학 입장에서는 거의 퇴출수준이다. 2014학년도 신입생부터 경영부실대학에는 국가장학금을 주지 않는다. 서남대에 들어가는 학생에게는 정부가 단 한푼도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어떤 수험생이 인근지역 A대학과 서남대를 고민하고 있다고 치자. A대학에 가면 정부가 장학금을 준다. 그러나 서남대에 가면 정부가 단 한푼도 안준다. 등록금은 한해 1000만원 수준이다. 선택은 자명하다. 사실상 정부가 학생과 학부모에게 "이 대학은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얘기는 것과 다름없다. 신입생 모집 불가 -> 재정압박 가중 ->부실심화 와 같은 늪에 빠지게 돼 헤어나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재단이 와해된 서남대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게다가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되기 전에도 서남대는 신입생 충원율이 30%대로 떨어져 있다. 정원이 10명이라면 3명만 충원된다는 소리다. 이런 와중에 경영부실대학 지정은 사실상 퇴출이나 다름없다. 의대도 사라지는 마당에 부실대학의 대명사로 전락한 서남대에 원서를 내는 수험생이 누가 있을지 모르겠다.
의대를 갖춘 4년제 종합대학이 인구 8만 수준의 소도시 남원에 주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이를 지키기 위해 남원 정치권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 다른 지자체는 이런 교육기관을 유치하지 못해 안달인데 이미 있는 것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희망은 없다고 봐야 한다. 무슨 낯으로 시민들을 대할지 의문이다. 의대는 퇴출됐지만 서남대는 지켜냈다며 생색냈던 사람들은 누구인가? 우리 남원의 대표일꾼임을 자처한 사람들 아니었나? 서남대 하나 지켜내지 못하고 다음 선거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열심히 했다고 하지 말길 바란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과정보다는 성과다. 댁들은 프로 정치인들 아니었는가?
교육부에도 묻는다. 남원시민도 국민이다. 이렇게 농락해도 되는것인가.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됐더라도 컨설팅과 구조조정을 통해 회생가능하다는 말장난은 더욱 남원시민을 서글프게 할 뿐이다. 바보가 아닌담에야 누가 서남대에 자기 자식을 보내겠는가. 장학금 한푼도 못받는 학교에 말이다. 의대를 폐지하되 구조조정을 거쳐 정상화시키겠다고 했으면 최소한 경영부실대학에 넣어서는 안된다. 지역대학은 학생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기존 학생들도 대부분 1~2학년만 다니고 떠나버린다. 회생시킨다고 했으면 재정을 지원해서 지원을 해야지 이렇게 대못을 박는 경우가 어디 있는가. 현재 서남대 구성원들은 학교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폭염도 잊고 백방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교수들도 월급을 받지 않아도 학교를 정상화시키자며 발벗고 나서고 있는 노력은 보이지 않는가?
무엇보다 서남대 부실은 교육당국 책임이다. 남원시민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는가? 수십년 동안 이홍하가 전횡을 휘둘러 온 것을 몰랐는가? 다 알고 있었다. 그대로 방치하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모든 책임을 서남대 구성원과 남원시민에게 지우는 행태는 분노마저 느끼게 한다. 이홍하에게 뇌물받고 감사 정보를 이홍하에게 흘려준 것은 교육부 직원이었다. 왜 교육부는 반성하지 않고, 문제를 남원시민에게 돌리는가? 소도시라서 만만하다는 것인가?
강 의원은 교육부 앞에서 삭발이라도 해라. 전임 국회의원이 못나서 이 사태가 벌어졌다고 변명하지 말길 바란다. 지금 서남대와 강 의원은 운명공동체라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중앙정부가 우리 지역에 있는 대학에 다니는 학생에는 일절 지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마당이다. 해당 지역구 의원으로서 화나지 않은 것인가? 중앙무대에서 비빌 언덕이 없다는 것 안다. 여당은커녕 야당 중에서도 무소속이다. 안철수와 민주당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고립무원이라는 것도 짐작하는 바다. 그러니까 제발 좀 뭐라도 보여달라는 말이다. 교육부가 서남대 뿐아니라 신경대, 광양보건대 등 4개 이홍하 설립 대학을 모조리 경영부실대학으로 지정해버렸다. 해당 지역 의원들과 연대도 고민해보기 바란다.
남원시민에게 간절히 호소한다. 지금 뭉치지 않으면 우리 지역은 종합대학은 문을 닫는다. 젊은 사람은 코빼기도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나마 손바닥 만한 상권도 위축될 것은 자명하다. 오랜 반목과 정쟁은 중단하고 정치권, 시민단체, 일반시민이 참여하는 연대기구를 구성해 공동대응하는 방법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 태 술 조사위
서남대 부실방치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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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30 15:06: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