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박근혜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 시진평 주석이 박 대통령에계 특별오찬을 베풀면서 다음과 같은 시가 담긴 족자를 선물하였다.
이 시는 고 모택동주석이 애송했던, 초중교과서에 수록되어 전 국민이 사랑
해 온 왕지환( 王之渙)의 등관작루(登觀雀樓) 라는 시이다.
登鹳雀楼 (등관작루) 관작루에 올라
白日依山盡 (백일의산진하고) ~ 밝은 해는 산자락을 따라 기울어 가고
黄河入海流 (황하입해류라) ~ 황하는 바다로 흘러드는데
欲窮千里目 (욕궁천리목하야) ~ 천리밖까지 바라보고 싶어
更上一層楼 (갱상일층루라) ~ 다시 한 층 누각을 더 올라가네
* 천리밖까지 바라보려면 누대 한 계단을 한층 한층 더 올라가야지 ....
중국 사람들은 더 높은 경지와 진취적 삶을 추구하는 시점에
이런 시구를 인용하면서
정신을 다시 가다듬는 기회를 삼는데,
청와대는 시진핑 주석이 향후 양국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키자는 마음을 담은 것 같다고 풀이하였다 .
합의는 두고 보면 알게 되겠지만
중국은 한국과의 외교적인 자리에서 이러한 시를 통하여 그들의 뜻을 간접
적으로 전하는 방편으로 삼고 있다.
다음은 2010년 11월 8일자 전북일보에 실린 본인의 칼럼내용이다. 이 칼럼을 보면 중국이 얼마나 시의 적절하게 그들의 한시를 외교적으로 이용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물론 북한의 핵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국제정치학적인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에 대하여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것이 감지되고는 있지만 이 한 시가 대북문제에 있어 긴가민가하는 애매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나 않은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하지만 왕의환의 이 시는 중국인들이 다 좋아하는 보편타당한 문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서정시 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다만 이번 중국의 환대에 마냥 취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2010. 11.8 전북일보 칼럼)
<< 6월 8일 외교통상부 천영우 차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베이징에서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외교부 부부장으로부터 송나라 소동파의 시가 담긴 액자 하나를 선물로 받았다. 자신이 직접 종이에 써서 준 이 시는 소동파의 명저로 알려진 유후론(留侯論)에 담겨져 있다. 유후론은 한나라 개국공신인 유후 장량(長良 -기원전 168년)의 일화와 관련된 것이다.
天下有大勇者 세상에 큰 용기를 지닌 이는
卒然臨之而不驚 돌연 일을 당해도 놀라지 않으며
無故加之而不怒 억울하고 당혹해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此其所挾持者甚大 그가 가슴에 품은 것이 매우 크고
而其志甚遠也 그 뜻은 매우 원대하다.
시의 주제가 인내와 자제를 강조하는 것이어서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중국의 의중을 보여주는 고도의 심리외교라는 해석이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에 우리정부의 편을 들어달라는 대북정책 공조 요청에 대하여 냉정과 절제를 강조 하고 있었으며 이 시 한편을 통하여 그들은 우리정부에게 ‘성급하게 굴지말으라고’ 점잖게 한방을 먹인 셈이다.
유후론 (한나라 건국공신 유후 장량에 대해 논술함)에서 소동파는 다음과 같
이 논 하였다. “호걸이란 범인보다 뛰어난 면이 있기 마련이다( 高之所謂豪
傑之士者 必有過人之節) 필부가 욕을 당하여 칼을 빼어 들고 싸우는 것은 진
정한 용기가 아니다.(人情有所不能忍者,匹夫見辱, 拔劍而起, 挺身而門, 此不
足爲勇也,) 큰 용기를 가진 자는 급박한 일에 처하여도 놀라지 않고 이유 없
이 욕을 당해도 노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가 품은 포부가 크고 뜻이 심히
원대하기 때문이다.
진나라 말기에 장자방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필부와 같은 힘으로 진시황을
저격하려 하였다. 장자방이 세상을 덮을 만한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었음
에도 이윤이나 강태공같이 지모를 쓰지 않고 형가나 섭정같이 자객행세를 했다가 위기에 처 하였다. 황석공은 이를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였다. 그래서
일부러 거만한 자세로 무례한 일을 시켰다. 다리 밑에 신발을 떨어뜨리고 주
워 오게 하였던 것이다. 장량의 욱 하는 성질을 꺽 어 주려 한 것이다. 황석
공은 장자방에게 낙낙한 재주가 있지만 그의 도량이 부족함을 알고 청년 장
자방의 과격한 성격을 꺽어 작은 분노를 참아서 큰 계획을 성취할 수 있게
하려 했다. 한고조와 유방이 승리한 이유나 서초패왕 항우가 패한 이유는 바
로 이 인내력의 유무에 있었던 것이다. (중략)
세계역사상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 하고 있는 단일민족국가를 바탕으로 조만간 세계최대의 패권국가로 부상 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 우리를 비롯한 세계는 중국의 팽창에 두려움을 느낄만하다. 그러나 세계의 지도국가는 경제력 군사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친한파로 알려진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 국가 부주석은 지난 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한 6.25참전(70만 중공군 파병) 60주년 기념식에서 미국에 맞서 조선을 지원한 ‘항미원조전쟁 (抗美援朝戰爭 )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 이었다. 중국은 북한과 피로 맺어진 우정을 잊은적이 없다’ 고 밝혔다.
중국은 진실에 눈을 감는 폐쇄성, 당장의 이익에 급급한 편협함을 버리고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는 대국다운 정신적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국제사회에서 대국으로 우뚝 섰다는 이른바 대국굴기 (大國崛起)의 논란이 대내외에서 일고 있는 가운데 닥아 오는 G20 정상회의에 그들이 또 어떠한 한시(漢詩)를 들고 나올지 사뭇 궁금하다. 2010.11.8 전북일보 칼럼>>
-王之渙의 登觀雀樓-王之涣 (왕지환 688∼742)
山西省 運城市의 觀雀樓
중국 당(唐)나라 시인.
자는 계릉(季陵). 산시성[山西省(산서성)] 출생.지방관이 되었으나 곧 사직하고 시인으로서
자유로운 생애를 보냈다.
전당시(全唐詩)에 수록된 시 6수가 전하며, 당시의 그는 유행가의 작사가로도 유명했다. 그가 시 한 수를 지으면 악공(樂工)들이서로 앞다투어 그 시에 곡을 붙였다고 한다.
황하(黃河 멀리 오르는 백운(白雲) 사이로 시작되는칠언절구 양주사(凉州詞)와 오언절구 관작루에 오르다는 시는 특히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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