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의 새옹지마 (塞翁之馬)-- 서 호 련
<<요사이 ‘지리산의 새벽’이라는 책이 남원사회에서 대단한 반향이다. 그 가운데서도 ‘인간만사 새옹지마’ 의 인기가 짱이다. 남원의 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의 운명에 관한 선거이야기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인간만사 새옹지마, 많이 들어 본 말이지만 그 어원과 그 안에 들어 있는 문자의 신비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책을 안 본 분들을 위하여 그 대충의 글을 소개 한다.>
남원투모로우 이태술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새옹지마를 새삼스럽게 쓴 이유는 나도 최근에 알았던 그 안에 들어 있는 문자의 신비 때문이다. 저 지난 번 지방선거 때 남원의 전전 시장이 어이없게도 당의 경선에서 탈락하여 시장선거에도 나가지 못한 일이 있었다. 그 때 내가 쓴 글이 이 글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때 당시 당의 경선에 성공하고 시장에도 당선 되었던 Y 시장이 선거법위반으로 시장 직에서 낙마하고 선거를 다시 하였으니 ‘새옹지마’의 법칙은 이 시대 이곳 남원에도 어김없이 적용된 것이다.
이 고사 성어는 《회남자(淮南子)》 인간훈(人間訓)에서 나온다.
내용인즉, 옛날 춘추전국시대에 북방 변방[塞]에 한 늙은이[翁]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노인이 들판에서 떠도는 암말 한 마리를 주워 오니 마을 사람들이 모두가 귀한 말을 얻었다고 축하를 했다. 그러나 노인은 무표정하게 말했다. 此河遽 僞禍好(차하거위화호) "이것이 뜻 밖에 화가 될 지 누가 알겠소?" 하루는 그 말이 국경을 넘어 오랑캐 땅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이때 노인은 此河遽 不爲福好(차하거불위복호) "지금의 화가 내일의 복이 될 수도 있는 것이오. 라고 말 했다.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그의 말대로 집을 나갔던 암말이 오랑캐 땅에서 아주 훌륭한 종마 한 마리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화가 복으로 바뀐 것이다.(轉禍爲福:전화위복) 그러나 노인은 말했다. 此河遽 不爲禍好(차하거불위화호) "오늘의 복이 내일의 화가 될 지 누가 알겠소? 노옹에게는 외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런데 말 타기를 좋아하는 그 아들이 말을 타다가 떨어져 그만 다리가 부러졌다. 그러나 노인은 조금도 슬픈 기색이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 此河遽 不爲福好(차하거불위복호) "지금의 화가 내일의 복이 될 지 누가 알겠소? 그로부터 1년이 지난 뒤 변경 오랑캐 땅 초나라의 군사들이 대거 쳐들어 왔다. 마을 장정들이 모두 전장에 나가 싸우다가 10명 중 9명이 전사했다. 그런데 노인의 외아들은 절름발이였기에 징발되지 아니하고 생명을 부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때도 노인은 무표정하였다.
회남자는 말한다. 세상사란 이처럼 앞날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점치기가 어렵다. 복이 화가 될 수도 있고 화가 복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인간만사는 새옹지마라고 했다.
글자가 매우 재미있지 아니 한가? 위화호(爲禍好) -화가 될련지 누가 알겠소?
다음엔 불위복호 (不爲福好)― 복이 될련지 누가 알겠소?
그 다음엔 다시 불위화호 (不爲禍好) -화가 될련지 누가 알겠소?
그 다음엔 다시 불위복호 (不爲福好)― 복이 될련지 누가 알겠소. 다.
화호(禍好)― 복호(福好)― 화호(禍好)- 복호(福好) ! 글자 하나로 인생의
운명이 바뀌어 지는 문자의 마술이기도 하다.
그렇다. 세상사 사람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살다 보면 기쁜 일도 있고 슬픈 때도 있는 법이다. 좋다고 마냥 좋아할 일도 아니고 슬프다고 슬퍼할 일만도 아니다. 달이 차면 기울듯 인간사 채워지면 흩어지는 법이다. 천만년 부귀를 누릴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다 죽은 것 같지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이것이 세상 사람들이 말 하는 새옹지마(塞翁之馬)의 세계관(世界觀)이다. 떠난 말이 다시 돌아 올 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새옹에게 몰려와 축하하느라고 법석이었던 것처럼 요사이 남원에는 당선된 국회의원에게 몰려와 축하하느라고 법석이다. 분명히 남원시민이 다 그를 찍은 것이 아니다.
그런데 남원사람 모두가 그 의원을 찍은 것 같이 요란하다. 너도 나도 그를 찍었단다. 그가 분명히 상대방을 지지 한것을 아는 데도, ‘나도 당신을 찍었다’고 자랑한다니 어안이 벙벙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후보단일화 모색을 통하여 남원의 변화를 이끌었던 ‘지리산새벽 포럼’이나, ‘지리산고향뉴스’는 시민의 더 큰 화합을 위하여 조용히 있는데 너도 나도 공로자라고 떠들고 있으니 퍽이나 재미있는 현상이다. 민중의 심리는 돌변적이다. 낙마한 국회의원의 앞날에도 그리고 새로 등극한 국회의원 에게도 이 새옹지마의 법칙이 다시 적용되지 않는다고 누가 단언 할 수 있겠는가? 불위복호 (不爲福好-복이될련지), 불위화호(不爲和好-화가될련지).
권력이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처럼 묘한 것도 없다. 로마의 씨저황제가 부루토스의 칼날을 받고 암살 당할 때 외쳤던 말이 있다. ‘내 아들 같은 네가 나에게 칼을 댈 줄이야!’ 사람이란 그런 것이다. ‘삼국지연의’에도 천하의 명언이 있다. 천하의 대세는 나뉜 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쳐지고 합친지 오래되면 반드시 나누어 진다- 천하대세 불구필합(天下大勢不久必合), 합중필합(合中必合). 오늘의 적이 뒤에 동지가 되고 오늘의 동지가 후에 적이 된다는 말이다. 자고로 정치인은 오로지 겸손하고 또 진실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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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19 08:1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