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냥이보다 무서운 토호(土豪)들
전남 신안군 임자도 사건은 우리 사회의 타락된 돈 선거의 표본이었다. 섬 전체의 인구는 3천여 명. 농협의 조합원 수는 1093 명. 조합장에 5명이 출마하여 접전 끝에 1표차로 당락이 갈렸고 1위와 최하위간의 표 차는 100여 표에 불과 했다. 조합원인 주민 3/1이 받은 돈이 가구당 50만원에서 160만원이었고-그중에는 중복해서 받은 자도 수백가구에 이르렀다. 이렇게 뿌려진 돈이 수억대에 이르렀고 주민 3/1이 사법처리 되었다.
문제는 전국 의 선거가 이와 비슷한 돈 선거라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선출직 농, 수, 축, 임, 원예 조합장이나, 시, 군 의원 정도는 해야 양반행세를 하는데, 당선이 돈으로 좌우 되다보니 마치 조선조에 돈을 주고 양반을 샀던 예를 들어 신양반계급 출현이라고들 한다.
조선조의 관료는 크게 나누어 문반과 무반으로 나뉘었다. 각종 행사나 절차에서 오른쪽과 왼쪽으로 나누어서 도열 했다고 해서 양반이라 하였다. 과거에 급제해서 벼슬을 해야 양반이 되었고 그도 3대안에 벼슬을 하지 못하면 양반 직이 소멸 되었다. 양반이 되면 각종 세금 군역 부역 등이 면제되고 엄청난 혜택과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양반은 학식 또는 무예가 출중했어야 했다. 양반은 결코 죽는 한이 있어도 자존심과 조상에 대한 뉘를 끼치는 행위를 하지 아니 했고 관직보다 학문을 학문보다 의를 더 숭상하였다. 그 부인들과 자녀들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로 부터 잘 배운 양반집의 규수는 혼처로서 보증 수표였다. 그러나 조상에 대한 긍지와 집안의 가풍을 망각해 버리면 천민이 되고 상놈으로 낙인이 찍혔다. 이렇듯 양반 노릇을 하기가 어려웠고 양반의 법도를 지켜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던지 상놈은 양반을 그냥 준다고 해도 양반 질을 할 수가 없었다.
조선조 500년 동안 804회 과거시험에 1만 5천여 명이 합격하여 관리가 되었고 남원은 문과 급제자중 정주 안동 다음 129명을 배출한 호남에서의 단연 1위의 양반 고을 이었다. 그러나 조선조 후반 임진왜란을 깃 점으로 국가의 재정이 바닥나자 광해군 때부터 벼슬을 팔아 충당했고 철종 시대의 세도정치 하에서 매관매직은 극에 달했다. 벼슬을 받으면 곧 양반이 되기 때문에 돈 있는 졸부들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양반을 산 것이다. 양반이란 계급 자체가 사고파는 매매의 품목이 되었고 이것은 계급의 붕괴현상 이었다.
관직은 보통 감사가 5-6만 냥, 수령이 2-3만 냥, 관찰사가 10만 냥을 호가 했고 지방관이 더 비싼 이유는 백성들에게 수탈해서 곧 돈을 벌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임기는 짧았다. 관직은 한정되고 돈 바치는 사람은 줄을 섰기 때문이다. 임기 안에 본전을 뽑으려 백성들을 심하게 수탈하니 민란과 농민의 봉기가 끊이지 아니 했고 1910년 마침내 나라는 망하고야 말았다.
최근 5년간 농, 수, 축, 등 조합장 선거 1,300 건 중 63 %인 840건의 불법 행위가 있었으며 행안부의 자료에 의하면 민선 4기 전국 234개 시장 군수 구청장등 지방단체장 가운데 비리 등으로 사법 처리된 단체장은 161명, 전체의 68.8%인 반수가 넘는 숫자이다. 최근 발표된 한국의 청렴도지수는 180개 국가 중 10점 만점에 5.5로 39 위이고 국제 투명성 기구가 각 국가의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발표한 부패지수는 150개국가중 40위, 10점 만점에 5.0 이었다. 실제로 자치단체장은 ‘지역영주’라고 불릴 만큼 kr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책임은 질 줄 모른다.
지방자치제하에서의 시의원 등 지방의원들의 시정 농단과 부조리도 가관이다. 이미 시민을 대변한다는 본래의 의미는 어디로 가버리고 새로운 직업, 지방권력으로 등장한 지 오래이다. 축재의 방법도 가지가지이다. 최근 남원시의회 모 의장의 행보에 대하여 시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부하직원을 시켜 행정전화로 시민들에게 무차별 문자폭탄을 보내 자녀의 결혼식을 알렸고, 하객차량이 수 킬로에 달할 만큼의 부정 축재를 했다고 한다. 보다 못한 한 신문사의 기자가, 이것은 선출직 공무원의 대표적 부정축재 사례이니 엄정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고발했다. 시 의장은 ‘당신과 내가 함께 상생하면서 살아보자’고 고발을 취하해 달라면서 회유하였으나 듣지 아니하니까 역으로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왠 일인지 경찰은 기자의 고발은 이유 없다고 기각시켜 버리고 도리어 기자가 명예훼손죄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경찰이 밀접한 관계에 있는 지방토호들을 제대로 수사 하겠느냐고 시민들은 울분을 터뜨린다. 보다 못한 시민들이 새벽포럼이라는 단체를 만들아 추락한 공무원들의 기강과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일어섰다. 주민소환이라도 해야겠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시의장의 친동생은, 조폭과 짜고 사기도박을 벌려 무고한 시민의 돈을 7억 여 원이나 편취했다가 광역 수사대에 의해 구속되었다. 호랑이나 승냥이보다 무서운 지방토호들이다. 토호들의 무단적인 행동은 힘없는 백성들에게는 승냥이나 호랑이처럼 무섭다는 다산 정약용의 말씀이 있다.
<土豪武斷( 토호무단) 小民之豹虎也(소민지표호야) 去害存(거해존; 刑典.禁暴)
토호들의 무단적인 행동은 힘없는 백성들에게는 승냥이나 호랑이처럼 무섭다. 피해를 제거하여 양처럼 온순한 백성들이 존재 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을 목(牧; 목민관. 제후. 통치자) 이라고 말한다
이 땅의 학생들에게 도 가장 존경받는 사람은 역사의 위인이나 영웅이 아니라 오직 연예인이고 돈 많고 권력 있는자 이다. 어느 tv 아침 프로그램에 나온 모자간의 대화이다. ‘앞으로 너는 무엇이 되고 싶니’ ‘나는 정치인이 되고 싶어요’ ‘왜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거냐’ ’아무 일도 안하고 돈을 버니까요.‘ 어린애들도 인생의 가치관을 돈에 두고 있으니 장차 이 사회가 가는 종착지가 어데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