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선거, 어떻게 임해야 할 것인가?
2012년은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린 선거가 있는 해이다. 연일 선거에 관련된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과거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의 정치참여가 원천 봉쇄된 가운데 우리의 지식인들이 갈수 있는 길은 언론과 문학, 그리고 극소수의 법조계 밖에는 없었다. 해방 후 그들이 대거 정치에 투신했기 때문에 우리 정치에서 언론인 출신, 법조인 출신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일제치하에서의 정치에 대한 갈증이 아직도 풀리지 않은 까닭인지 많은 이들이 자신의 판을 떠나 정치를 하려하고, 정치판을 기웃거리고 있다.
이 글은 정치인들에게 하는 말도 아니고 정치 주변을 기웃거리는 이들에게 하는 말도 아니다. 정치에 뜻이 없는 우리 보통 사람들이 정치를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이고 어떻게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인가를 말하고자 한다.
허균선생은 말하기를 백성들은 원민(怨民), 순민(順民), 호민(豪民)이 있다고 했다. 원민이란 아무리 정치를 잘해도 그 원한을 풀지 않는 이들이요 순민이란 아무리 악정을 해도 그저 순종하고 따라오는 이들이요 호민이란 시시비비를 가리고 건전한 비판의식을 가진 이들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백성들이 순민과 원민이다. 허균선생은 원민과 순민은 크게 신경 쓸 것이 아니요 호민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허균선생과 생각을 달리한다. 오히려 호민은 크게 신경 쓸 것이 아니요 원민과 순민에게 신경 쓸 일이다. 호민은 지도자가 정도를 가면 저절로 따라올 사람들 이지만 원민과 순민은 우매한 백성이니 이들이야 말로 나라를 다스리는 이가 정성을 다해 돌보아야 할 사람들이다. 순민들의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게 해야 할 것이고 원민들 에게는 그 한을 풀어주고 위로하는 것이 지도자의 책무이다.
허균이 살았던 시대와는 달리 오늘날은 지배자와 피지배자가 분리된 시대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는 국민이 지도자를 선출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지도자가 국민을 분류할 것이 아니라 국민이 지도자를 분류해야 한다.
봄날이 오면 온갖 싹이 나듯이 선거철만 되면 나타나는 정치 후보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그들이 어떤 준비가 되어 있는 후보인가이다. 때를 더 기다려야할 잠룡인지, 여의주도 없이 하늘을 나르려다 떨어지는 비룡인지, 아니면 민심의 여의주를 가진 항룡인지를 판단해야할 몫은 시민들의 몫이다.
선거 때 표를 구걸할 때만 겸손을 떨며 유권자를 현혹하던 정치인들을 얼마나 많이 보아 왔던가. 이제는 더 이상 진실하지 못한 정치인들에게 책임전가의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남원 시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풀어 줄 정치판을 멋지게 짜는 이에게 표를 주어야 할 것이다.
국민이 나라의 주권자이다. 국민들이 나라의 주인임을 잊지 말자. 주권자인 우리가 정치인들에게 구걸하지 말자. 그들의 정치노름에 춤추지 말자. 선거를 앞두고 어떻게 불지 모르는 “바람”에 휘둘리지 말자. 혹 정치에 뜻이 있는 이가 있다면 과감하게 나서라. 정치는 직업적 정치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두가 할 수 있고 모두가 해야 하는 것이 정치다.
정치인들에게도 한마디 하겠다. 정치인들은 국민을 의식하지 말라. 국민을 무시해서도 안 되지만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당신들이 거리낄 것이 없고 마땅히 할 일을 한다면 국민을 두려워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국민 앞에 당당할 수 있어야 한다. 경기장의 선수가 관중을 의식해서는 안 된다. 선수는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할 뿐이다. 그러한 선수에게 관중은 박수를 보낸다. 결코 관중을 의식하는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지리산고향뉴스 이 병 창 논설위원
그룹 05 > 사설·칼럼 8 페이지
12-02-16 20:3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