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경기대회인 '남원코리아오픈 국제 롤러경기대회'가 점차 국제대회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이 이 대회가 남원의 새로운 '효자 콘텐츠'로 조속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대회의 성장과정을 살펴보면 틈새시장에 대한 노림수가 적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 시작됐지만 남원 무대에 외국 선수가 처음 레이스를 펼친 것은 2008년이었다. 하지만 당시 중국과 대만 등 2개국만 선수단을 보내 조촐한 친선대회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0년 12개국, 2011년 13개국, 올해 대회(4월 21 ~ 29일)에서는 롤러 강국 등 19개국이 참가했으며, 전체 선수단 규모도 800여명으로 불과 4년 만에 무시못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내년에는 22개국에서 1000명이 넘는 선수단이 남원 무대에서 자웅을 겨룰 것으로 주최측은 확신하고 있다.
주최측에 따르면 내년 대회부터는 남원-곡성간 마라톤 경기가 신설된다. 경기장에서뿐만 아니라 로드 경기로 외연이 확장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최측이 잡고 있는 단기 목표는 30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대회다. 30개국 이상이 참여한다면 명실상부하게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국제대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대회 주최측의 바람대로 대회가 일정한 궤도에 오르면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만 수십만명이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으며, 동호회만 해도 수백개에 이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는 십수년 전부터 붐이 일기 시작해 현재는 탄탄한 저변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레포츠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만약 대회가 지리산의 아름다운 풍광과 시너지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하다. 일각에서는 춘향제를 뛰어넘는 파급효과를 예상하기도 한다. 야구, 축구와 같은 메이저스포츠는 아니더라도 틈새 시장을 노리는 전략으로 유효했다는데 큰 이견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정치권의 무관심이 꼽힌다. 지난 27일 있었던 대회 첫 시상식은 이런 점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자리였다. 시상식에는 남원시청에서 나온 과장급 1명만이 자리를 지켰다. 남원시장과 부시장은 물론 국장들까지도 참석하지 않았다. 19대 총선에서 승리한 강동원 당선자도 참석하지 않아 대회 무게가 크게 떨어졌다. 남원을 찾은 19개국 관계자는 물론 국내 대회 관계자들에게도 다소 민망한 상황이었던 것은 틀림없다. 이들은 선수이기 이전에 민간 외교사절단이자 관광객이었다. 지자체장이나 강 당선자 모두 개막한 춘향제에 모든 신경이 쏠려서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지만 다소 근시안적이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듯하다. 춘향제 행사장에서 불과 십여분 떨어진 시상식장에 나타나 잠깐 성의를 보이는 노력이 불가능했는지 의문이다. 춘향제 기간은 5일 동안이나 남아 있었다. 주최측의 노력만으로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옴직하다.
특히 강 당선자의 경우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의 지원을 끌어 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다. 그는 선거운동 때는 물론이고 이전에도 남원이 살 길은 관광활성화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가 선택한 국회 상임위가 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회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이강래 의원이 중앙정치에 매몰돼 지역을 돌보지 않았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으며, 관광으로 지역 발전의 돌파구를 열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강 당선자는 이제 막 싹을 틔운 남원 유일의 국제대회가 풍성한 열매를 맺도록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국제대회에 걸맞는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예산을 끌어오고 중앙정부의 외교적 뒷받침을 받을 수 있도록 중앙무대에서 적극적으로 뛸 필요가 있다. 지자체도 강 당선자와 보조를 맞춰 알짜 대회로 꾸려나가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해야 할 때다. 전임 시장 때 만들어진 성과물이라고 대회 주최측에만 맡겨놓고 소홀히 취급하는 태도는 지역을 이끌어가는 지방정부의 책임있는 태도는 아닐 것이다. 이 태 술
그룹 05 > 사설·칼럼 56 페이지
12-04-29 19:45: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