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골칫거리, 허리케인과 토네이도
-뉴욕여행기 (10) -
2011년 8월 27일, 뉴욕은 난리가 났다. 미국 역사상 처음 있을 괴물급 허리케인의 뉴욕 상륙예보 때문이었다. 뉴욕시를 비롯한 미국 동부해안 11개 주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250만 명이 넘는 주민의 소개령이 발동됐고, 지하철과 버스운행이 일시 중단된다고 하였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휴가지인 마사츄세츠 마서스 비니어르 섬에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휴가를 단축하면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허리케인’이 지나갈 경로에 있는 주민들은 당장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현재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번 ’이어린‘이 역사적인 파괴력을 지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주민대피령이 내려지고 도시탈출이 이루어진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토네이도가 지금 규모로 맨하튼을 통과하면 367억-936억 달러(우리나라 돈 40조-101조)의 피해가 발생될 수 있다면서 미국이 전전긍긍하였다. 367억 달러는 뉴욕시 1년 예산의 절반 수준이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경제가 침체되고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어 세계적인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시점에서 허리케인 아일린의 뉴욕상륙예보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지난 2005년 8월, 시속 280km의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 등 남부지역을 강타하여 2,541명의 사망과 실종 등 인명피해와 400억 달러 이상의 천문학적인 재산피해를 입은 일이 있었으니 이런 예보에 접한 미국의 조야가 숨을 죽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천만다행히도 이번 아일린은 19명 사망에, 400만 가구의 단전사태 속에서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약화되었지만 미국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딸 마리나를 뉴욕에 두고 있는 나로서도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
내가 미국에 가기 전, 4월 3일엔 79년만의 최악의 토네이도가 중남부 6개주를 강타해서 321명의 사상자를 냈고, 4월22일부터는 미국 중남부에서 300개 이상의 토네이도가 발생하여 227명이 사망했었다. 특히 27일엔 하루에만 130개 이상의 토네이도가 앨라바마, 미시시피, 조지아주 등에 집중 발생되어 8개 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되었고, 1,400여 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되었다. 지난달 5월 1일엔 앨라바마 주를 비롯한 미 동남부 일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사망자가 350명을 넘었는데 6월 초순, 내가 미국에 있을 때에도 중서부 3개 도시에 초강력 토네이도가 발생하여 조플린 시에서만 2,000채의 주택이 날아갔고, 1,500여 명이 행방불명되어 매일 매시간 TV뉴스로 생중계하는 것을 보았다. 지난달에만 남부 미시시피에서 북부 버지니아 주에 이르기까지 164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했으며, 올 들어 벌써 1,000개 가까운 토네이도가 미국을 덮쳤다. 그렇다면 이 ‘토네이도’란 과연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허리케인이나, 사이클론, 태풍, 월리월리 등은 모두 열대성 저기압을 이르는 말로 발생지역마다 명칭만 다를 뿐, 구조나 이동경로, 발생조건들은 다 동일하다. 태풍은 영어로 타이푼(Typoon)이라고 부르며, 북태평양 서부에서 발생하여 우리나라와 같은 아시아권에 영향을 주는 열대성 저기압. 싸이클론(Cyclone)은 인도양, 아라비아해, 멕시코 만, 북태평양 동부에 영향을 주는 태풍, 윌리윌리(Willy Willy)는 오스트랠리아 연안에서 발생하는 태풍이다.
허리케인 (Hurricane)은 싹쓸바람이라고도 하는데 8-10월에 서인도제도, 카리브해, 멕시코 만에서 발생하여 맥시코 만 부근과 북아메리카 방면을 휩쓴다. 6년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의한 뉴올린즈 대재난 때 죠지 W 부시 대통령의 늑장 대처로 엄청난 재산과 인명피해를 초래한 전력 때문에 이번 오바마 대통령도 발 빠른 대응자세를 취한 것이다.
토네이도(Tornado)는 주로 미국 중남미에서 발생하는 반시계 방향의 강한 소용돌이를 이루며 이동한다. 열대성 저기압이 아니다. 미국 등지에서 여름에 주로 발생하는, 바람끼리 충돌하여 발생하는 회오리와 같은 강력한 바람의 일종으로 폭풍의 중심주위를 맴돌며 분다. 깔때기 모양의 구름기둥의 지름은 평균 200여 미터에 이르고 3.2km 되는 거대한 것도 있다. 평균 풍속이 시속 200m - 600m로 회전한다. 이 속도는 음속에 가까운 속도이며 지상에서 가장 빠른 바람이다. 토네이도는 F0부터 F5의 6등급으로 나누는데 최고등급인 F5는 자동차를 들어 올리거나 기차를 감아올릴 정도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열대 해상에서 발생하는 태풍과 달리 육지에서도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의 용오름과 같은 형상을 띠고 있고, 지면에서 회오리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공기는 나선계단 모양으로 꼬이면서 상승한다.
이러한 토네이도가 도시를 휩쓸고 가면 도시는 초토화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토네이도가 연평균 500-900개가 미국중남부에서 발생하여 수십 개의 도시들을 초토화 시키고 있으니 이는 보통문제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