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화시대 남원고전문학의 활성화와 지역발전을 위한 제언
남원학연구소 소장 노상준
지방화시대 지역발전은 지역 정체성 확립 기초위에 이루어지고 있다. 지방분권과 주민자치가 결합된 정치행정체제를 지방자치라고 하며 주민자치의식과 지역사회에 대한 공동체의식이 기초가 되고 있다. 지방화시대는 지역 스스로가 자급자족하는 시대라고도 말한다.
지방화시대 남원은 많은 문화유산을 어떻게 지역발전에 활용하고 있을까? 남원문화 자원 활용화 방안을 모색하는 명사초청 심포지엄개최의 목적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우리 고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고전의 요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춘향전, 흥부전, 금오신화 중 만복사저포기, 홍도전, 최척전, 변강쇠전이 있고 장화홍련전 설화가 있는 곳이다. 이 많은 고전은 남원을 춘향골, 흥부골로 만들었고 사랑과 우애, 나눔, 보은의 멋진 테마가 붙는 고장으로 만들어 주었으나 고전을 테마로 한 특성화된 축제와 도시 환경 가꾸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춘향제는 오랜 연륜을 가지고 있으나 2013년에는 전통성 부족과 운영미숙으로 최우수 축제에서 탈락되어 정부로부터 3억 원 국비와 해외 마케팅 지원 등 많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지역 특성을 살리지 못한 이벤트성 축제는 오래가지 못한다.
남원 고전 문학의 가치는 세계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연계하여 고전마당, 고전의 거리, 특산물, 민예품, 지역의 출중한 재능이 있는 예능인을 길러낼 수 있어 남원을 크게 발전시킬 수 있는 자원이 되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지 18년, 지역마다 발전의 편차는 너무도 크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춘향제는 동네잔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고 춘향제와 연륜이 비슷한 강릉 단오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지금 춘향제는 최대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탓할 시간도 없다. 춘향제를 세계적 사랑의 축제, 사랑의 EXPO로 승화 발전하기 위해 노마(老馬)의 지혜라도 짜내야 한다.
사랑의 EXPO 추진위원을 구성하고 지금부터 적극 추진해 나가면 된다. 지역을 아끼고 사랑하는 인재를 모아 열심히 뛰어 보자. 민관 모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어느 고장이나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특성을 인식하는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고위 공직자의 활동은 눈에 띄게 돋보인다. 그러나 남원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주민의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부족과 방관 다시 말해 향토애의 부족은 지역발전에 저해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지방마다 자치단체장의 인기 영합을 위한 선심성 행사, 선심성 축제가 봇물을 이룬다. 그래서 축제 망국이 되어 간다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다. 정부에서는 무분별한 축제의 난립을 막기 위해 문화관광축제 3년 주기(2010년 기준) 일몰제를 도입하고 전통이 부족한 축제나 잘못 선심성 행사에 그치는 축제는 정부지원을 끊었다.
오늘날 세계 어느 고장에서나 그 지역의 문화적 특색과 개성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우리 고장은 전통문화유산을 기초로 하여 어떻게 활용 남원이 추구하는 부가가치 높은 관광사업과 도시발전을 이룩할 것인가 생각하여 본다.
남원은 지리산권 서부 관문으로 산자수명하고 100점이 넘는 문화재와 세계적인 고전과 판소리 동편제가 있다. 생태계와 역사 문화의 보고로 한반도 유일의 세계복합유산으로 선정될 수 있는 지리산이 있다.
최근 전 세계를 열광케 하는 한류 열풍 케이팝(한국대중가요) 이전의 원조 한류의 메카는 남원이었다. 우리나라 고전을 대표하는 춘향전은 일본에서 1882년, 미국에서 1889년, 프랑스에서 1882년, 독일에서 1893년, 대만에서 1906년에 번역 및 개작되어 출간되고 흥부전은 미국에서 1889년, 일본에서 1942년, 중국에서 1946년, 금오신화는 일본에서1653년, 1884년에 출간되었다. 구한말 해외에서 가장 많이 번역 또는 개작된 작품은 춘향전으로 알려져 있다.
춘향전은 남녀 사랑의 이야기를 다뤄 대중에게 호소력이 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오늘날 한류가 한국인들이 기획한 것이라면 구한말에는 한국의 고전소설의 재미와 가치를 알아본 외국인들이 이를 자발적으로 해외에 알렸다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한류로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우리의 고전을 오페라와 안무로 세계에 알리기도 하였다. 1936년 러시아 안무가 미하일 포킨은 춘향전을 ‘사랑의 시련’이란 주제 하에 발레 춘향전을 유럽에 선보이기도 하였다.
한국의 고전이 남원에서 많이 쓰인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적 역사적 배경도 있었겠으나 무엇보다 지형적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명산 밑에 재미있는 이야기(스토리텔링)가 있다.
예부터 호랑이 이야기, 산신령과 선녀 이야기 등이 많다. 이렇게 전해온 이야기꺼리를 남원지역 기거하였던 많은 재사들(문과급제자 140명)이 재미있는 이야기책(고전)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알프스 주변에 인접한 지역에서도 세계적인 스토리텔링이 많이 출간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태리 북부 알프스 자락의 고도로서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요람 베로나시도 주변 환경이 우리 고장과 비슷하다. 베로나시에서는 세계적인 사랑의 축제를 열고 있는데 우리 고장 춘향제는 왜 해가 갈수록 빛을 잃어가고 있을까? 세계적인 사랑의 축제나 세계 사랑의 EXPO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나 우리 고장은 충분한 자원이 있다. 열심히 뛰면 된다. 지금 금오신화 중 한편인 만복사저포기의 요람 만복사지를 하루속히 복원하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통일교 선교회에서는 흥부전의 사랑, 우애, 나눔, 보은 정신을 소재로 가극을 만들어 세계 각국에서 공연하고 있음을 우리는 고맙게 알아야 한다. 그리고 남원이 낳은 국창 박초월, 안숙선이 춘향가 흥부가를 유럽 무대에서 완창하여 남원의 위상을 높여 주었으나 남원시민은 알지도 못한다.
세계인들이 예부터 한국의 고전을 즐기고 있는데 남원 지역 지방자치단체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역 문화유산을 잘 가꾸고 보전하는 일은 지역 발전의 기초가 된다. 춘향촌을 만들어 놓고 춘향을 아로새긴 멋있는 환경 조형물 하나 없다. 일편단심 사랑을 맹약하는 행사를 춘향촌 맹약의 단에서 개최 청춘남녀를 끌어들이는 방법을 연구하여야 한다.
남원의 농산물 공동 브랜드(춘향愛人)도 만들었으니 춘향과 이도령의 첫날밤 밥상도 만들어 선보여야 한다. 춘향을 실존인물로 가정한다면 어릴 때 모습, 정경부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을 담는 그림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춘향, 흥부․놀부, 변강쇠 거리도 만들고 특화된 토산품도 개발하여 판매하여야 한다.
도시환경 가꾸기 사업에도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중히 여길 줄 아는 행정이 필요하다. 광한루원을 중심으로 주변에 조선시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저잣거리도 만들고 광한북로의 인도를 나누어 춘향마당, 흥부마당, 만복사저포기 마당, 변강쇠 마당, 장화홍련 마당을 만들고 마당별로 고전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인도 변에 세우고 주변 상가도 이에 걸맞은 상호와 상품판매에 노력하므로 세계적인 고전의 거리로, 특색 있는 관광의 거리로 유명하여질 것이며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들 것이다.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 자치단체장이나 선량들은 진취적인 사고와 의지가 필요하며 시민들 역시 자발적으로 남원의 고전 문화 우수성을 알리는 사업에 동참해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장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일깨울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룹 05 > 사설·칼럼 54 페이지
13-12-19 21:57: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