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어탕과 황포묵
남원학연구소 노 상 준
지역마다 특색 있는 음식이 그 고장을 널리 알리고 관광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음식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대상만은 아니고 그 고장 문화의 소산으로 지역 ‘이미지’에 많은 영향을 준다. 전국 각지에 산재한 음식에는 그 고장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깃들어 있다.
남원의 전통음식이라 할 수 있는 추어탕, 황포묵과 미나리무침, 지리산 산채음식은 예부터 즐겨먹었던 건강음식이다. 남원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추어(미꾸라지)를 인공부화한 후 치어를 길러 많은 농가에 분양하여 농가 소득 증대와 공해 없는 추어를 생산하고 있어 지역발전과 농가 유망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2012년 말까지 전국 추어 소비량 통계를 보면 9,123톤이며 수입 7,275톤, 양식 1,392톤이다. 남원에서는 16톤이 생산되었다. 추어탕이 보양식으로 알려지면서 타도시에도 남원추어탕이란 간판을 내걸고 장사하는 음식점이 많아진 것을 보면 남원추어탕의 명성을 알만하다. 추어탕은 예부터 서민들이 즐겨먹었던 보양음식이었다. 남원은 청정도시로 2009년 생생도시, 2010년 그린시티, 2011년 세계 살기좋은 도시로 선정된 고장이다.
추어탕과 지리산자락에서 자란 ‘산채’와 ‘황포묵’은 웰빙시대에 건강을 위한 최상급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옛날 왕가에 진상했다는 남원 미나리는 황포묵과 가장 궁합이 잘 맞는 음식으로 남원이 자랑하는 전통음식이었으나 지금은 찾기 힘든 음식이 되었다. 추어탕에는 인체 내 세포대사에 필수적이지만 체외에서 섭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다가불포화지방산(EPA, DHA)이 많이 들어있으며 생리활성을 촉신하는 비타민A, D, E도 고루 들어있어 정력증진, 피부미용에도 매우 뛰어난 음식이다. 그리고 황포묵과 남원미나리를 재료로 하여 만든 황포묵 + 미나리 + 육회 요리는 왕실과 사대부가의 식탁에 오른 고급음식으로 간장, 신장에 좋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만들기가 복잡하고 고가로 찾기 힘든 음식이 된 사실이 안타깝다. 남원시에서는 추어의 양산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남원미꾸리영어조합법인까지 구성하고 있으나 최고급 식탁에 내놓을 황포묵과 미나리, 지리산 산나물 개발에는 큰 관심을 갖지 못하고 있다.
향토음식의 연구･개발은 그 지역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지리산권 문화를 주도하여야 할 남원, 지리산 허브밸리에도 산나물과 야생화를 심고, 요천 유역에 대단위 추어양식장을 만들자. 그리하면 지역 면모가 달라질 것이고, 추어탕과 지리산 산나물, 황포묵과 미나리가 웰빙시대의 세계적인 식품으로 각광받는 데 기여할 것이다.
그룹 05 > 사설·칼럼 54 페이지
13-07-18 17:1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