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생전에 기부하는 미국부자들
-뉴욕 테마 여행기 11 -
광 주 지 방 세 무 사 회
국 제 협 력 위 원장 서 호 련
록펠러센터 건, 카네기 홀이 건 미국의 유명한 박물관, 미술관, 사립대학들 또는 공원 그리고 연구소들은 어김없이 미국 부자들의 기부에 의하여 만들어진 명소이다. 사실 미국의 빈부격차는 심하다. 우리와는 비교도 안 된다. 그래도 빈부간의 갈등은 훨씬 덜하다. 그것은 빈곤층에 대한 사회복지제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과감히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여 이른바 노를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부자들의 태도가 적대감을 누그러뜨리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존경받는 부자’의 효시로는 강철왕 앤드류 카네기와 석유왕 록펠러 이다. 1861년 남북전쟁을 치루면서 막대한 전쟁 자금 덕분에 산업화가 급진전되면서 경제력 집중화가 나타났고 독점체제인 ‘트러스트’가 출현했다.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과 카네기의 us스틸이 대표적인 케이스 이다. 석유왕 록펠러가 처음부터 착하지는 안했다. 1911년 미국연방 최고재판소로부터 반 트러스트법 위반으로 스탠더드 오일이 해체된 후에야 자선가로 변신했다. 시카고대학 설립을 위해 6000만달러를 기부하고 록펠러 재단, 일반교육재단, 록펠러의학연구소등을 설립하였다. 그의 자선 활동은 미국에서 가장 혐오스러웠던 인물을 ‘자선의 명가’로 바꾸어 놓았다. 그것이 쌓여 기부의 관행이 되었고 버핏과 같은 자발적 기부자가 줄을 잇게 된 것이다.
워런 버핏에 의하여 포브스 400대 부호명단 가운데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기고 약속한 40명의 기부약속금액은 1200억 달러(약 140조원)이다. 이들중에는 뉴욕시장 마이클 블름버그, 마이크로 소프트의 공동창업자 폴 앨런, 호텔 재벌 배런 힐튼,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 데이비드, 록펠러 시니어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기부한 재산이 가난한 사람들, 학교의 장학금, 최빈국의 기아해소, 암치료, 과학기술 발전 등에 쓰여 지고 있다.
언론재벌 이자 뉴욕시징인 블름버그의 말이다.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어 놓는 일은 당신이 할 수 있는 일 가운데 가장 즐거운 일이다. 당신이 인생을 완전하게 즐기고 싶다면 기부하라. 당신의 자식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싶고 자식들에ㅔ 당신이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고 싶다면 당신의 후손과 그들의 후손이 살아가는 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곳에 기부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일이다.”
버핏의 재산기부가 눈에 띄는 것은 ‘죽은 후에도 부자인 것처럼 부끄러운 것은 없다’면서 자산의 상당부분을 살아 있을 때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기부를 하려면 살아 있을 때 하자는 움직임이 미국부자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빌 게이츠는 재산의 상당부분을 자신의 자선재단에 투입한 것도 모자라 2008년엔 아예 자신이 창업한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손을 뗀 뒤 자산단체 일에만 전념 하고있는 그도 ‘살아생전 기부의 역사’를 쓰고 있다. 구글 공동창업주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10억 달라를 기부해 지구촌 기아와 보건 활동에 사용하고 있다.
미국부자들의 위대함이 엿 보이는 점이 있다. 상속세를 폐지하려는 부시정부의 정책에 대해 빌 게이츠 회장의 부친인 ‘빌 게이츠 2세’와 ‘워런 버핏’,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르스’ 언론재벌 테드 터너, 록펠러가 및 루즈벨트가 사람들이 앞장서 반대하는 모습은 미국 부자들의 그려내는 아름다운 애국의 모습이다.
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매년 12월 첫째주에 자선사업가명단을 싣는다. 그해 가장 많은 돈을 사회에 기보한 ‘아름다운 손 50명’을 소개한다. 아무리 부자라해도 이 명단에서 빠지면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
최근 인디아나 대학 자선센터가 수입 100만 달라 이상의 가계 1400세대를 선정해 연구한 ‘기부자들의 초상’이라는 보고서에 의하면 대대로 부를 세습하는 명문가의 경우, 기부금의 대보분을 문화 예술단체에 전달하며 ‘좋은 선례를 남기는 것’을 자선활동의 가장 큰 동기로 생각한다 고 하며 사업가들은 교육, 환경 국제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정신문명적으로 동양과 서양은 차이가 있다. 동양의 정신적 배경은 유교다. 유교가 강조하는 것은 ‘청빈(淸貧)’이다. 돈을 나누어 주는 삶보다는 가난하지만 꼿꼿하게 사는 삶이 존경 받는다. 이에 비해 서양은 개신교 캘비니즘(Calvinism)에 뿌리를 두고 있는 재물관-청부(淸富)이다. 깨끗하게 벌어서 깨끗하게 쓴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자도 떳떳하고 부자가 되어 사회를 위해 재산을 쓰는 것은 더더욱 떳떳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세금을 덜 내고 어떻게 하면 자식에게 있는 돈을 더 물려줄지 골몰하는 대부분의 한국의 부자들, 미국의 부자들과는 차이가 있다. 이 사회에서 돈을 벌었으니 일부는 내 놓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사회가 구걸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그렇지만 우리의 재벌들도 부의 사회환원을 통해 그들이 쌓아온 부의 정당성을 인정받고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품격 있는 재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에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방 1백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가훈을 실천한 경주 최부자집도 그중 하나다. 임진왜란 등 전쟁때면 책상대신 칼을 잡은 양반들도 많이 있었다.
그룹 05 > 사설·칼럼 50 페이지
11-09-22 08: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