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園 서 호 련
서호련 논설고문 작가 등단 인사
- <한국작가>31회 신인문학상 수상으로 작가 등단 -
문학상 당선소감
종합문예지 ‘한국작가’는 저의 수필(적벽대전-주유와 아사다 마오>를 제 31회 신인작품상 당선작으로 발표하고 발행인 김건중회장은 다음과 같은 심사평을 올렸습니다. “ 이런 재미있게 비교된 생각이 수필의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좋은 수필이다”고 했습니다. 이리하여 제가 문단에 등단하여 병아리 작가가 된 것 입니다.
인생을 살면서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입니다. 글과 문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저로서는 작가라고 하는 것은 손이 닿지 아니하는 곳에 있는 저 멀리 무지개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제직을 은퇴하고 난 뒤 이런 세상이 되었으면, 이런 사람이 많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틈틈이 글을 써서 신문에 기고를 했고 최근에 그 글들을 모아서 < 지리산의 새벽>이란 변변치 않은 책을 낸 일이 있습니다.
그 책속의 <제갈양의 출사표-한국인의 출사표>란 글에 “신은 본래 남양에 묻혀 밭이나 갈며 난세에 목숨이나 부지하기를 바랄뿐 조금이라도 이름이 제후의 귀에 들어가 그들에게 쓰이게 되기를 바라지 않았습니다. 不求聞達於諸候 (부구문달어제후) 라는 제갈양의 글귀가 있습니다마는, 어떻게 고명하신 선생님께서 제 글을 읽으셨는지 저에게 주신 격려가 인연이 되어 꿈속에서나 뇌이던 일이 생겼으니 어찌 민망하지 않겠습니까. 기세 좋게 홰를 치고 우는 수탉도, 그리고 마당을 나간 암탉도 병아리로부터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저에게도 그런 일이 있을련지요. 이제 부터라도 선배 문인님들의 발자취를 밟으면서 심부름이나 열심히 해야 겠지요.
============================================================= 문학상당선 수필= 적벽대전, 주유와 아사다 마오
주유는 적벽대전이 끝나면서 제갈량을 그대로 두면 큰 화근이 되리라 믿고 그를 죽이려고 시도 했지만 제갈량은 미리 알고 대기 해둔 쪽배를 타고 유유히 도주 했다. 그는 죽음에 임박해서 탄식하기를 '하늘이시여 주유를 내시고 왜 또 제갈량을 내셨습니까. ?“ 하고 소리치면서 피를 토하고 쓸어 졌다.
밴쿠버에서의 연아와 아사다의 열전은 한편의 영웅 서사시였다. 아름다움과 기술을 동시에 뿜어내야 하는 피겨 스케이팅 종목- 일생의 라이벌인 두 소녀- 더욱이 한국과 일본의 대전 이었다. 경기 훨씬 전 연아는 그의 일기장에 "왜 하필 아사다와 같은 시대에 태어 났을 가" 라는 강한 번민을 적었다고 한다. 아사다가 삼국지를 읽었는지는 알 수 없어도 필시 그 역시 주유처럼 "하늘은 아사다를 내시고 왜 또 연아를 내셨습니까." 라고 탄식 할만 했다.
주유(周유)- 공근(公瑾)은 자 이다. 여강군 서현 출신이고 부친 주이가 낙향현의 현감을 지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자태와 용모가 뛰어 났다.
삼국지에서 두 영웅을 뽑으라면 단연 제갈량과 주유이다. 주유는 일명 문 무 겸장 이다. 그는 문과 무뿐만이 아니라 음악에도 소질이 있어 술자리에서 악사들이 음이 틀리면 공근이 찾아낸다‘ 고 삼국지 정사에도 기록 되었다. 실제로 제갈량은 문으로는 주유에 앞섰지만 무 의 경우 주유가 훨씬 앞섰으며 특히 해전에 있어서는 그를 따라 갈 자가 없었다. 적벽전투도 대부분 주유가 진두지휘 했으며 제갈량은 단지 유비와 손권 즉 촉과 오나라의 동맹을 맺는 전략에 성공 했을 뿐이다. 실제로 적벽대전은 조조와 주유의 싸움이었으며 화공법도 주유. 방통 그리고 제갈량의 합작품 이었다. 전장에서 장수들을 직접 이끌며 지휘하는 지략과 전략을 함께 갖춘 충성과 우정의 주유를 삼국지 정사에서는 제갈량 못지않게 평가 하고 있다.
의병을 일으켜 동탁을 토벌 했던 손견은 손책(孫策), 손권 두 아들을 두었는데 주유는 어릴 적부터 형인 손책과 죽마고우로서 그와 함께 양쯔 강 하류지방을 평정하고 오나라를 세웠다. 그러나 손 책이 이른 나이에 죽으면서 동생 손권에게 남긴 말은 “ 세상의모든 일은 주유와 의논하라”고 했고 손권이 죽을 때는 주유가 아니었으면 내가 오의 황제가 될 수 있었는가? 라 했다. 위의 조조가 화북을 평정하고 진격해 올 때 손권이 조조를 쳐야 할 지 화친 해 야 할 지 망설였을 때 그는 분연히 일어나 강화론자 들을 누르고 조조와의 싸움을 선택했고 촉의 제갈량의 비범함을 간파하고 그와 연합하여 조조 군을 적벽에서 대파 하였다.
주유는 제갈량과 유비를 장래 오나라의 화근으로 인식하고 그들을 죽이려고 수없이 시도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제갈량은 적벽대전에서 조조와 손권이 맞붙게 하고 그 틈을 타 세력을 굳혀 삼국의 균형을 잡으려 하였다. 주유의 계획은 한발 더 나가 손권이 마초와 손을 잡고 조조의 후방을 치고 주유 자신은 군사를 계속 이끌어 양양까지 도달한 후 조조를 공략하여 능히 그를 이길 수 있고 북방전체를 평정할 수 있다는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주유의 구상은 공명이 구상하였던 천하 삼분지계 보다 오히려 더 웅대한 전략구상 이었다.
천하의 영웅 주유였지만 유비전 에서 입은 독화살 상처로 36세의 꽃다운 나이로 요절 했으며 죽기 전 “하늘이여 주유를 내셨거늘 어찌 제갈량을 또 내셨나이까. ? 라고 외치면서 쓸어졌다.
주유가 죽었을 때 손권과 장수들은 슬피 울었고 제갈량은 하늘의 별 자리를 보고 주유의 죽음을 미리 알았다. 그리고 오나라로 주유의 문상을 갔다. 적이나 다름없던 제갈량 이었으나 슬픈 목소리로 조문을 읽어 내리고 눈물을 흘리는 공명의 연기에 ." 그렇게 원수 같이 싸웠지만 알고 보니 아주 가까운 사이였구나!" 라고 오나라 장수들은 모두 속아 넘어 갔다. 공명이 쓴 조사의 마지막 구절은 이리 했다. " 그대 살았을 적의 빼어난 기상과 넓고 높은 인품을 생각 하노라. 이렇듯 뜻밖에 피를 흘리고 세상을 떠난 그대를 슬퍼하며 우노라. 그대는 충의의 마음과 영웅의 넋이 서린 기품을 지녔고 몸은 비록 서른여섯(36세) 에 명을 다 했으나 그 이름은 백세에 이르리라. 그대의 죽음을 슬퍼하는 마음, 창자가 끊어지고 간담을 칼에 배인 듯 아프오. 하늘은 빛을 잃어 어둡고 삼군은 애처로울 뿐이니 주군은 슬피 울고 벗들 또한 눈물이 그치지 않는구려. " 라 했다
아사다 마오. 그리고 연아-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가 하는 두 천재가 동 시대에 태어난 것을 모두가 탄식 한다. 옛날 같으면 동양에서는 명함도 못 내미는 스케이팅 종목- 그들이 함께 출전 할 때마다 일본이나 한국 모두 난리를 쳤다. 그들의 대결은 양국의 자존심을 건 한 판의 싸움 이었다. 그들은 서로 번갈아 세계 피겨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연아는 드디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 뒤 아사다 는 계속 부진하여 몰락의 직전까지 다다랐다. 그러한 아사다가 드디어 12월 26일 전 일본 선수권 4연패를 달성함으로서 극적으로 기사회생 했고 아사다 재기가 최대 관심사였던 2011. 2. 19일 대만 4대륙 대회에서 그는 시즌 최고연기로 우승하고 분위기 반전에 성공함으로서 4. 29 모스코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숙적 김연아와의 세계선수권 2 연패를 겨루게 되었다. 주니어 시절부터 끈질기게 이어 지고 이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필생의 대결도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 필생을 갈고 닦은 것을 실패하고 좌절하여 피눈물을 흘리는 패자의 가슴도 어루만져야 한다. 마오가 경기 중에 넘어지지 안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찌 이렇게도 주유와 마오의 처지가 흡사 한가 ? 이미 주유는 적벽대전이 끝나고 난 뒤 “그 누구도 승리자는 없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들의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아니 했다.혹시라도 아사다가 주유와 같은 화병을 앓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설사 패자일지라도 국적을 초월한 아낌없는 박수와 애정 어린 격려를 보내는 넓은 마음들이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고 역사를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불광불급(불광불급)―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제갈량의 출사표 마지막 에 있는 구절이다. 국궁진력 사이후이 ( 鞠躬盡力 死而後已 ) -몸을 굽혀 죽도록 힘쓰고 죽은 후에야 하던 일을 멈추겠다.
이는 정치인이나 관료나 체육인이나 예능인 모두가 좌우명으로 가져야 할 말이다. 삼국지 이야기를 들어보아야 하는 것은 그것이 삼국, 그때 거기에서만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도 존재하는 인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적벽대전이 끝나고 난 뒤 그 누구도 승자는 없다는 명언을 남긴 주유의 말 데로 4.29일 모스코바 세계 피겨선수권대회의 승자는 김연아도, 마오도 아닌 일본의 미끼 안도가 된 것이 아이러니 하다. 연아는 2위, 아사다 는 6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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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1-07 21:3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