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 진에 합당한 역할을 하겠습니다.”

춘향제의 백미인 미스 춘향선발대회에서 최세이(20 광주)씨는 1등인 진에 뽑힌 소감에 대해 “생각지도 못했는데 큰 상을 받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광주의 조선대에서 응용화학소재학과에 다니고 있는 공학도로 29일 밤 열린 제83회 춘향선발대회에서 최고 미인의 자리에 올랐다. 눈웃음과 오똑한 코가 매력인 최씨는 요가와 댄스로도 관객과 심사위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씨는 “예쁘게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영광을 돌린다”면서 부모님 권유로 갑자기 춘향제에 참가했던 과정을 짤막하게 소개했다. 최양은 “학생홍보대사의 경험을 살려 남원 홍보에 앞장서겠다”면서 춘향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심사위원인 안숙선 명창이 “미스 춘향에 뽑히면 의무적으로 소리를 10년 배워야 하는데 그 미션을 해낼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당차게 “예”라고 답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씨는 1등의 비결을 웃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16강 경합 당시 “웃음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최고의 전략”이라면서 “아름다운 미소로 여러분을 사로잡겠다”고 말했었다.
선에는 윤영경(21 서울)이 선정됐다. 서울 동덕여대에서 방송연예과에 소속돼 있으며 현재 휴학 중이다. 미에는 선하선(20, 안양, 세종대 영화예술), 정에 이유경(23 서울 이화여대 교육학), 숙에 공유미(21 서울 체육교육), 현에 최수미(21 중국 연변대 경제관리학과)씨 등이 각각 선정됐다. 최수미씨는 우정상도 함께 받았다.
그러나 올해도 밤에 춘향선발대회를 여는 것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았다. 어두워진 오후 7시부터 진행되는 선발대회가 흥행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여론이 많았다. 가뜩이나 춘향제가 흥행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춘향선발대회가 별다른 도움을 못주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대회주최측이 방송사에 지나치게 끌려다니며 춘향제 최고의 콘텐츠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부천에서 춘향제를 보러 온 이모(37)씨는 “다른 미인대회와 차별화에 실패하는 것 같다. 오래된 대회라는 것 외에는 다른 대회와 다른 게 없는 것 같다” 면서 “최악인 것은 조명과 화장으로 인해 후보들 얼굴이 다 똑같아 보였다. 무색무취한 대회다”라고 꼬집었다.
이 태 술